안녕하세요?
한 달에 한 번씩은 근황을 올렸는데; 이달엔 너무 바빴네요.......
하아..... 갑님.................
전에 어디까지 했었죠?
아.. 냥이 멍이 같이 키우지 말라고 하다가 고기 먹으러 가서 흐지부지 됐구나.
김야옹은 14년 12월 25일
김멍멍은 15년 1월 19일이 생일입니다.
얼추 한 달 차이라 야옹이를 형아로 섬기라고 골백번도 더 얘기했으나 들어처먹지를 않는.. 너는 코카-_-
왜 뭐 왜 (부제: 에헤헤헤)
못. 마. 땅 (부제: 저시키가..)
이런 김부라더쓰가 맞이해야할 일이 있었으니!
바로 땅콩을.... 네. 그 때가 온 거죠.
중성화에 대해선 별 고민이 없었습니다. 이전에 키우던 요키(12세로 별세)와 코카(14세로 별세)가 노견이 되자 모두 땅콩에 종양이 생겼었거든요.
양성이긴 해도 이미 종양으로 발전했을 땐 10살이 넘는 나이여서 수술이 위험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키우는 아이들은 꼭 어릴 때 중성화를 하기로 결심했고, 그래서 둘 다 남자아이로 입양을 한 거니까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6월쯤 중성화 수술을 하려 했으나 집사의 엄지발가락 뼈가 조각나는 바람에...
집이 에어컨이 없어서 덥고 습한 편이라 한여름을 피해 가을로 미뤄집니다.. 아주 늦은 건 아니라고.
집사는 피 같은 여름 휴가를 김부라더쓰의 수술 스케쥴에 맞춰야 했죠...............
추석 연휴 전에 병원에 들러 스케쥴을 잡습니다.
집 주위에 중성화 수술이 아주 저렴하기로 유명한 병원과 동물의료협동조합이 있지만
이런저런 수술 후 케어와 검사 기타등등 따져보고 돈을 좀 더 내더라도 애들이 좀 더 편할 거 같은 병원으로 정했습니다.
추석. 김부라더쓰는 부모님이 계시는 강원도까지 갑니다. 4박 5일 일정이기 때문에 두고 갈 수가 없네요.
집사는 차가 없기 때문에 아부지가 차를 가지고 오셔서 두 마리를 싣고 갑니다. 얘들 짐이 워낙 많아서 ㅋ
올케가 '누가 보면 언니 쌍둥이 낳은 줄 알겠어요'라며.... ㅠㅠㅠㅠㅠㅠㅠ
여하간에 김야옹은 생각보다 참 겁이 많고 소심한 고양이였습니다. 서재에 집이랑 화장실을 다 뒀는데 거기서 안 나왔어요;
특히 조카를 좀 경계했는데, 또 꼴에 서열은 알아서; 아빠한테는 보자마자 배 뒤집고 누워서 골골골 노래 부르며 손가락 핥는;;;;
김멍멍은.. ㅋ
5살 울 조카를 만나 견생 최초의 시련에 봉착합니다.
지금까지 지가 제일 신나고 제일 힘 센 줄 알았는데 더 한 강적을 만난 것이죠. 동공이 흔들리는 걸 보았지만.... 모른 척 했습니다.
처음엔 자기를 봐주고 놀아주는 생물이 있음에 기뻐하더니 하루 지나 자신의 체력에도 한계라는게 있음을 깨닫는 듯 합니다.
떡실신. 골아 떨어져서... 목도 가누지 못하고 안긴 채로 자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본 친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라고.
이렇게 추석을 보내고 돌아온 집사는 회사에 휴가를 냈습니다.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둘이 동시에 시키려고 했으나 하나가 회복하면 다음을 하는 시간차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병원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김야옹부터 수술을 했어요. 친구 고양이가 마취했다 깨어나지 못해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이후로 저는 마취가 무섭습니다.
게다가 김야옹이 제 첫번째 고양이라 더더욱 무섭고....
수술 전 검사를 할 때도 중간에 가서 검사결과를 보겠다거나, 수술 전에 우리 야옹이 한 번 보면 안 되냐는 진상짓을 떨어서 ㅋ
안 그래도 '극성집사'로 찍힌 병원에서 더더욱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전에 야옹이 변비였을 때도 찍혔는데;;;; (물론 제가 매우 예뻐하던 친구네 고양이가 그렇게 떠났고 이러이러해서 좀 무섭다는 말씀은 처음에 충분히 말씀드렸어요.)
마취에서 깼고 수액을 맞고 있다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 혼자 안절부절 했어요 ㅎㅎㅎ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넥칼라를 한 김야옹 씨를 모시고 일주일 간의 수발에 들어갑니다. 고양이는 따로 실밥을 뽑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대신 하루 2번씩 소독해주고, 약을 먹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야옹 씨한테 처음 할큄을 당했어요 ㅠㅠ 주사기로 약 주는데 짜증을 확;
회복 기간 내내 캔만 먹... 그래도 다행히 넥칼라 사이즈가 맞아서 화장실 갈 때만 벗겨드림
김멍멍을 피해려 해보지만.. 흰 털뭉치는 계속 따라다니고; 결국 케이지에 갇힘;
우주의 기운을 모아보는 중. 스피커 위에서 우오오오옹
사진이 돌아간 게 아니라 무릎 위로 올라와서 애교 떠는 중. 넥칼라도 김야옹의 개냥개냥을 막지 못함.
회사의 휴가는 4일. 추석 연휴 + 월차 + 2일 휴가를 김야옹의 수술과 수발에 다 쓰고 다시 출근.
기획회의와 기타등등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다시 한글날 연휴에 2일 휴가를 쓰는 방법으로;
처음에 했던 넥칼라는 짧아서.. 허리만 긴 이 놈이 수술부위를 핥는 바람에
대형견용 대형 넥칼라로 교체. 온 우주의 지* 기운을 모으는 역할이었던 듯
못생김이 폭ㅋ발ㅋ 이런걸 끼우고서도 굳이 제 배 위에서 자겠다며...
탐욕의 궁뎅이.... 꼬리라고 엄지손가락만큼도 안 되는게....
일주일만에 실밥을 풀고 넥칼라도 풀었지만.... 넥칼라를 한 채로 돌진을 감행하는 바람에ㅜㅜㅜㅜ
이 놈이 와서 부딪힌 제 몸 곳곳에 피멍이 들었지요. 종아리에 든 멍은 아직도 안 가셨어요.
이렇게 일년에 한 번 있는 제 휴가도 날아가고.. 두 마리 해서 병원비 대충 60만원도 날아가고 (냥이 접종 항체검사, 멍이 동물등록제 인식칩, 사상충 약 포함), 휴가 때 쉬기는 커녕... 수시로 사고 치고 해서 별렀던 와우 업적도 못하고 끗.
그래도 모두 무사히 수술 마치고, (지나치게)잘 놀고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지랑 놀자며 일하는 팔 위에 지 앞발 올려놓고 애교 애교 애교
근데 집고양이는 원래 좀 이렇죠? 수시로 부비고, 개처럼 따라다니고, 제 손가락 핥아주고, 입술에 뽀뽀하고, 눈만 마주쳐도 골골송 부르고...
화장실에 쫓아와 지키고 있고 손바닥 들고 있으면 다다다 쫓아와서 지 머리 디미는게 무지개다리로 떠난 조신이(생전 14세, 코카) 하는 짓이랑 너무 똑같아요. 똑같은 개에 견종도 같은 김멍멍도 안 하는 걸, 김야옹이 다 합니다;
예전에 김야옹 입양했을 때 개 같다고-_- 했더니 어떤 분이 이런 덧글을 달아주셨죠.
이거 보고 펑펑 울었는데... 김야옹 하는 짓을 보면 자꾸 생각납니다. 처음 키우는 고양이라 고양이가 원래 그런 건데 저 혼자 끼워 맞춰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신이가 편지를 남긴 건지 모르겠어요. 편지 좀 남겨주지... 김멍멍 좀 읽게.
뭐양 몰라. 나 까막눈 ㅋ. (간식을 보고 걸레도 엎었으나 전혀 개의치 않으며 귀까지 뒤집고 최대한 예쁜 척 하는 아무 생각 없는 김멍멍임미다)
퓨쓩~ 발싸!!!!!!!!!! (점프의 와중에도 의연한 표정 쩌네요)
또 글 겁나 길겠네요.
긴 글과 후진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꼭! 고양이와 개를 같이 키우..지 말라는 얘길 써보겠습니다.
잘 들어. 다음엔 널 부숴버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