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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43174
    작성자 : 익명cXFuZ
    추천 : 0
    조회수 : 184
    IP : cXFuZ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5/30 11:07:24
    http://todayhumor.com/?gomin_1443174 모바일
    어머니를 용서하고 싶어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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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째 눈팅만 하다가
    혹시 고견을 들을 수있을까 해서 제 얘기 한번 써봅니다. 묻힐수도 있겠지만....... 
    그냥 글로 써보면 제 맘이 좀 정리될거같기도 하네요.
     
    저는 아버지가 아주 어릴적에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럭저럭 단란한 가족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아버지가 사라지는 충격은 굉장히 컸습니다.

     저는 오히려 너무 어려서 사람이 죽는다는 의미를 잘 몰랐지만 어머니의 상심이 너무나 크셨습니다.
    제가 외동이었기때문에 이제 가족은 우리 둘밖에 없었고 친척들도 사정이 힘든 우리에게서 전부 멀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너무나 극심한 스트레스가 어머니를 망가뜨렸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하지않고 집에 있으면 항상 저를 혼냈습니다. 이제 와서야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건 엄한 어머니가 되려는 강박관념이 섞인...학대였던 것 같습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시고 거의 매일 저를 때리셨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초반까지는 이상한 이유들로 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눈빛이 이상하다, 휴지가 휴지통에서 삐져나와있다... 뭐 이런것들이요. 
    분에 못 이겨서 의자를 제게 던지거나, 빨래판을 들고 와서 머리를 후려치거나 머리카락을 한움큼 뜯으신 적도 있고 따귀 맞거나 발로 차는건 아주 흔한 일이었네요. 

    최대한 집에 안 들어가려고 온갖 꾀를 써서  
    하루하루를 넘기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어머니는 지인분의 소개로 집에서 멀리 떠나있는 일이 많은 일을 시작하셨고... 오히려 어머니도 저도 서로 떨어져있게되자 정신적으로 안정되어갔습니다.
    음. 사실 중학교때도 거의 얼굴보는 일 없이 혼자 방치되어 있었네요...... 
    저는 이때 어머니에 대한 정을 포기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안정되신 어머니는 고등학교 정도부터 제게 잘해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제가 이십대 중반이 된 지금도 정말 잘해주려고 하세요.

    그런데 저는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게 괴롭습니다.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직장도 일부러 기숙사나 자취로 어떻게든 살고있고 집에는 거의 돌아가지 않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드립도 잘 날리고 쾌활한 사람이지만 엄마한테는 정말 그렇게 못하겠어요.

    이십대 중반이 지나서야 내가 왜 이럴까 생각해보고 
    담담하게 아 그때 내가 학교에서도 왕따 당하고 집밖을 헤매는 어린애일때 엄마가 날 학대하고 방치했기 때문이지 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잊고 싶었는데 이제야 속으로 그 시절의 나를 조금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그냥 그 시절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고만 말씀하십니다. 그냥 그 시절 얘기만 꺼내면 우세요.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나 스트레스가 클때여서 몸이 잊게 만든건지... 아니면 그냥 그때 얘기를 하기 싫으신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가끔은 오히려 제가 정신이 이상해져서 기억을 왜곡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겐 아직도 생생해요. 그 시절 일기도 있고요.
      
     지금 어머니는 저에게 정말 끔찍이 잘해주려 하십니다.  이제 나이 드시니까....... 외로우신가봐요.
    하지만 저는 그냥 기숙사를 전전하면서 제 할일에만 몰두하는게 훨씬 좋지 엄마에게 살갑게 연락하거나 하고 싶지 않아요.  
    단 둘 뿐인 가족인데 참 너무하죠.
    그래도 잘 안됩니다.  

     이 주제에 대해 수도없이 생각하고 어머니가 겪은 상황도 너무나 불행했다고 이해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미운 건 아닌데, 그냥 남들처럼 서로 애착이 있는 가족은 절대 못할거같아요.
    사무적으로 서로 시키면 뭐 사다주거나 갖다주거나 하는 정도는 하고있지만 연락도 거의 안하고 계속 떨어져 살고있어요. 그게 편하게 느껴져요.
        
    이대로 하는 일이 잘 되면 외국으로 혼자 떠나고 싶기도 한데 그건 또 나이든 홀어머니 내버려두고 가는게 되니까 못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어머니가 미운건 아니니까 객사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냥 연락을 안하는게 편할 뿐.......
     
    지금은 어머니가 이렇게 잘해주려고 하시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제가 나쁜 자식이겠죠. 어머니도 보답받지 못할 애정을 지금 저한테 자꾸 주려하시는데 안쓰럽습니다. 

    가능하다면 용서하고 싶은데 그게 안돼요. 
    그냥 떨어져있고 싶습니다.
     저도 모르게 자꾸 차갑게 바라보게 돼요.
    연을 끊을 정도는 아니지만.......

    고게분들은 혹시 제 상황이면 어떻게 하실건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런 얘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쓸수있는데까지도... 정말 오래 걸렸네요. 
    사실 그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아직 더 필요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고마워요 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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