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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41754
    작성자 : 익명ZmRoZ
    추천 : 1
    조회수 : 6953
    IP : ZmRoZ (변조아이피)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5/05/28 17:15:56
    http://todayhumor.com/?gomin_1441754 모바일
    28살 백수여자인데 연애를 해요...(긴글주의)
    우선 저는 1년 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올해 4월에 그만뒀어요...
    외국계기업+우리나라 대기업이 합작되어서 만들어진 중견기업 같은 곳이었는데,
    일도 너무 안맞고 근태도 힘들고..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넌덜머리 나게 싫더라구요.
     
    진짜 이렇게 살다가는 성격파탄은 물론 자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건강도 너무 망가져서... 제 인생 자체가 흔들려버리기 전에 '그만하자' 싶어 올 4월말에 퇴사를 했습니다...
     
    회사를 관두고는 잠깐 여행에 다녀왔어요.
    떨어진 자존감도 회복하고 저한테도 좀 휴식시간을 주려구요...
    일하는 동안에는 휴가는 커녕 명절에도 가족들을 보러 못 내려갔었거든요.
     
    우선은 모아둔 돈도 좀 있고, 뭐 어딜가나 힘들겠지만 그래도 다음 직장은 나랑 좀 더 맞는 곳을 찾아보자!
    하는 생각에 퇴사 후 한달 간은 신나게 지냈습니다.
     
    영어공부도 해서 다시 시험도 보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훌쩍 여행도 다녀오고, 평소 꼭 공부해보고 싶었던 자격증도 빡세게 공부해서 취득했어요.
    그렇게 한달 간을 보람차게 보내고있었는데 그 때 마침 소개팅이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큰 기대 없이 '그냥 나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수다나 떨고오지 뭐!'하고 나갔어요. 근데 어쩌다보니 잘 되게 되었고
    오랜만에 설레서 두근두근해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저도 그 사람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그 파란로고의 기업에 다니는데,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뭐 괜찮은 분인 것 같아요. 도전적이고 자기개발도 꾸준히 하구요...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현재 직업이 없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이 부분은 둘 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제가 소개팅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었고, 그때는 "뭐 그런건 상관없다, 우린 아직 어리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제가 그분의 회사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혹시 이것때문에 제가 무의식중에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나? 도 한번 살펴주셨으면 해서에요ㅠㅠ..)
     
    지금까지의 데이트 비용도 거의 5:5? 6:4?로 내고있습니다. 제가 신세지는걸 엄청 싫어하는 성격이라... 중거리 커플이라 차를 가지고 오는데 그럴때면 기름값은 못 내줘도 식사는 꼭 사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뭔가... 답답해요.
    지난 한 달간 저는 놀고싶으면 놀고, 공부하고 싶으면 하고, 자고싶으면 자면서 너무 행복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자꾸 이 사람 눈치를 봅니다...그리고 보게 해요.
    예를 들어 저녁에 요플레를 먹는다고 톡을 보내면 [살쪄]라고 보내요.
    주말에 친구만나서 놀러간다그러면 [어제도 놀았잖아 공부안해?]라고 말해요.
    (*생각해보니까 주말마다 놀러다니긴 했네요... 밤사가고 한강가고 쇼핑가고 술먹고..)
     
    제 나이가 ... 그렇게 어린나이가 아니라는 거 압니다... 재취직 어려울수도 있다는거, 아니 어렵다는 거 알아요.
    근데 저.. 제 시간 좀 즐기면 안될까요...? 그냥...제 인생이잖아요. (막말로 결혼생각은 커녕, 프리터족하고싶어요 솔직히ㅠㅠ)
    전 지금 당장 돈이 급하지도 않고, 일하면서 자아실현하고 싶은 열정도 없어요.
    물론 날고 기는 스펙도 아니어서 열심히 안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긴해요. 자기관리..해야죠.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내가 이 나이에 아직도 철딱서니가 없나? 싶고요... 그런데 동시에 이렇게 압박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 사람이 좋은 동시에 지난 한 달간의 자유가 그립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자기 자신한테 엄격한 분인 것 같은데.. 그걸 저한테 강요하는 것 같아서 저는 가끔 부담이 됩니다.
    이런거 보면 제가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닌 건가 싶기도하고요....
    근데 또 이런 이유로 놓아버리기엔 그 분은 이미 제게 소중하고 좋은 분이라서요. 갈등이 되네요...
     
    사실 이런 이야기를 아예 안해본 건 아니에요...
    저번에 애둘러서 "아니, 나 좀 놀면안돼?" 라고 웃으며 물었더니 "내가 못 노니까 질투나..!ㅋㅋ"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땐 제가 회사다니던 때의 마음이 생각나서 그냥 웃으며 넘겼습니다. 그냥 귀여운 투정이라고도 생각했고, 실제로도 주말에 나가서 일하는 모습이 안쓰럽긴해요....
     
     
    28살의 백수여자에게 연애는 너무 과분한 걸까요? 아니면 저분이 과분한걸까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5/28 17:50:21  116.37.***.232  티없이맑은놈  638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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