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른 중반의 싱글 오징어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고시원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입니다.
시작은 4년 전 친 형님에게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놈의 정이 뭔지.........
당시 형님이 장가 가는 시점이었지요.
부모님과 같이 찾아 오더군요. 즉 본인이 사업하다 말아 먹은 이력으로 신용불량자 상태였습니다....전세 자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본인 명의로 대출 좀 받아주면 안되냐? 장가가는데 집은 준비해야 않느냐? 어머니도 같이 부탁을 하더군요.
그때 뭔 정신인지....무슨 생각인지....정말.....후회가 되네요....
은행에서 만기 도래 했다는 연락을 받고, 은행에 방문하니, 연장이 거부가 되었습니다.
집주인은 담보인 보증금은 약 2년 전에 빼서, 어디로 나갔다하고. 대출금 상환은 전체의 1%정도....
그것도 대출 승인 후 극 초반에만........정말 4년 동안 이자만 내고 살았더군요.....
형님에게 연락했습니다. 일단 알았다라하고 하고 끊더군요.
혹시나 해서 은행을 다시 찾아 상담을 요청 했습니다만....대부계 직원도 내용을 설명해주면서,
본인의 대출시 위반 내용이나, 고지의무 위반을 말하는데....결론은 신용불량자 되기 전에 전액 상환해라.
은행을 나와서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형님에게 다시 연락이 오더군요...사정을 말합니다. 요약하면.....
2년 전부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처가살이를 한다. 장인, 처형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사기를 당해서 망했다. 처가가 빛이 9억이다.
그리고 현재......자기도 방법이 없다.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아..............전화를 끊고 눈물만 계속 흐르고....아무 생각이 안나고 눈앞이 깜깜하더군요.....
연달아 전화를 걸어보니, 결국 꺼버리더군요.
그리고 거래하던 주거래 은행에나, 인맥으로 여기 저기 알아보는데....도저히 안됀다라고....
제 연봉의 몇배나 되는 금액을 담보 없이, 신용으로 빌려줄 곳이 없더군요.....
여기부터 푸념 좀 할게요...반말 좀 할게요...지금 너무.....정말 너무 답답해요....
정말 빚이라면 학을 떼는데.....정말로 정말로 빚이 싫은데....
가족끼리 간부 해먹는 거지 같은 회사에 들어가서,
항상 가난하다고, 학력 딸린다고 무시 받으면서도,
자존심 버려가며, 월급날 사장에게 감사하다고, 허리 굽혀가며 일하는데....
이제 3달 후에 10년 동안 갚아온 학자금 대출이랑, 14년 동안 밀린 건강 보험료 전부 완납 하는데.....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연애도 피하고, 유흥도 안하고, 난방도 안되는 2평짜리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데....
이혼하고, 혼자라는 그 사람이랑. 둘이 알콩달콩 살아가고 싶은데...
퇴근 길에 커피 한잔 마시는 거에 고민하는 내가 왜.......대체 왜.....
이렇게 살아온 나를 왜 멍청이로 만들어 버리냐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사랑도 포기했고, 자존심도 버렸고, 건강도 잃어버렸는데....그렇게 10년을 살았는데.....
멈추면 쓰러질까....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쓰러질까....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하고...달려왔는데....
이제 하나하나 되찾는 희망이 보였는데.........이제 겨우 손끝에 있었는데....
왜......지금까지 해온 몇배나 되는 짐을 지우는 거냐고.....가족이라면서....
형님아. 너는 결혼이라도 했잖아. 너는 학교 다니면서 대출 안받고 공부했잖아. 알바도 안했잖아...생활비도 집에서 해줬잖아....
넌 사업한다고, 집에서 돈 가져다 끌어 썻잖아....엄마가 차도 사서 줬잖아....장가간다고 예물도 다 해줬잖아....
엄마....가게 하다 망하고, 곗돈 띠이고, 몇번이나 집에 차압 들어온 것도 내가 구해 줬잖아....
근데 왜 그래...사랑한데메...왜 그러는거야....왜 자꾸 꿈도 못 꾸게 만들어....왜.........왜 도와준 사람을 엿 먹이냐고.....힘들 때만 가족이냐고.
나도 사람인데.....이렇게 아프고 힘든 사람인데...왜 그러냐고.....
제발.....부탁이야...살려줘....난 어떻게 살아가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