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알던 여자와 어제 쫑냈습니다.
전 36세 미혼 남자, 그 여자는 35세 미혼 여자구요.
좀 장황한 얘기지만 들어 보시고 제가 나쁜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3년 11월에 그녀를 처음 봤습니다.
아는 후배의 국민학교 동창이었죠.
첨엔 나랑 연결시켜주려는 자리인 줄도 모르고 같이 만났습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았고 그게 2004년 1월쯤.
그래서 첫인상도 좋고 다시 만나보겠냐고 해서 만난게 그해 2월입니다.
그 이후로 전화번호 후배한테 물어서 전화하고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좋았지요.
3월엔 화이트데이 때 없는 형편이지만 사탕이랑 나름데로 선물도 건네주고
분위기 좋았지요.
제가 연애를 관둔지 6년정도 지난 뒤여서 마냥 좋았죠.
그런데 이 여자 왠일인지 나한테 전화를 잘 안해요.
그래서 제가 항상 먼저 전화했죠.
전화 해서 못받으면 나중에 다시 전화 오겠지 해도 안오고..
그러다 왜 이리 연락이 없냐고 삐져서 그만두자고 한번하고..
나중에 알고보니 사정이 있어서 전화를 먼저 안 한것 같더라구요.
그 이후로 전화를 하긴 하는데 두세번 울리고 끊어집니다.
아... 그랬구나...
그 뒤론 그런 신호같은 전화가 오면 바로 제가 전화합니다.
이런 게 햇수로 3년, 만 1년 지속됐습니다.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제가 백수였습니다.
실업급여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었죠.
그래도 그녀 만날때 내색하지 않고 제가 모든 비용 다 냈습니다.
몇달은 그러려니 했는데 서너달 지나니 짜증이 났습니다.
그녀 또한 백조여서 이해하긴 했는데 해도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참았습니다. 이것도 지금까지 지속됐구요. 단 한번도 그녀가 밥값을 낸적 없습니다.
다른 데이트 비용도...
작년 4월쯤 취직도 안되고 더 이상 데이트비용 충당하기 힘들어서 그만 만나자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여자 왈 '다른 것 때문이 아니고 그런 이유면 그냥 편하게 친구로 지내자' 하더군요.
한편으론 고맙고 한편으론 얘도 나에게 호감은 있나? 싶어서 그러자고 했구요.
작녀 5월쯤에 취직이 되서 형편은 제 좀 나아지고, 이젠 이렇게 어정쩡한 관계가 싫어서
난 여자랑 친구관계로 잘 못 지내겠으니 사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귀는건 부담스럽고 그냥 편한 동네친구, 술친구로 지내자더군요.
발끈해서 몇일 연락끊고 또 삐졌지요.
그러다가 다시 내가 연락하고 또 가끔 만나고.
작년 8월에 교통사고(바이크)가 나서 병원에 일주일 입원했습니다.
제가 취미로 바이크를 타고 그녀는 그걸 싫어했습니다.
내심 찾아와주길 기대했고 여차저차해서 병원에 있다고 내가 먼저 전화도 했구요.
그러나 안 왔고, 나중에 왜 안왔냐고 물었더니
특별한 사이로 오해받기 싫고, 내 가족들도 있을것 같아서 일부러 안 왔다네요. 쩝...
그래서 또 삐져서 3달정도 연락 끊고...
그 동안 자기가 먼저 연락하지도 않고.
작년 10월쯤 내가 다시 연락해서 또 그전처럼 그저 친구사이로 한달에 한번 정도 보고..
그녀가 많이 힘들어하고 이젠 지친다, 뭐 그런 말 하면서 괴로워하길래 나름데로 아부도 떨어가며 달래주면서 좀 친근해졌습니다.
그녀에 대한 불만 또 한가지.
나는 그녀한번 만날라치면 몇일전부터 전화해서 언제 시간되냐? 그날 약속없냐 물어봐야하는데
그녀는 당일, 몇시간전 또는 바로 전화해서 어디냐 올 수 있냐 물어봅니다.
내가 무슨 니 5분대기조냐 따졌다가 또 이상한 말을 해서 내가 져주고 그냥 5분대기조 해주기로 했습니다.
연말 연시에 서로 바뻐서 못보다가
드디어 올해 2월에 한번 보고.
그런데 요즘 들어 같이 쇼핑하다가 뭘 사달라고 하기도 하고
몇일전엔 어쩌다가 그녀 옷을 십여만원어치 사주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터진게 바로 이 사건입니다.
전 단지 티셔츠(약 3만원 상당) 보고 이쁘다고 하길래 그거 하나는 사준다는 말이었는데
이 사람 바지도 사고 다른 것도 사고 한 130,000어치 삽니다.
그러면서 나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차마 난 티셔츠만 사준다는 거였다고 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내가 왜 친구일뿐인 이 여자에게 내 한달 용돈 3분의 1을 써가며 이런 선물을 해야 하나 싶어 물어봤습니다. 일종의 중간 점검
너한테 나는 뭐냐? 단지 친구일뿐이면 너무 과한 요구아니냐 했더니
자기가 먼저 사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내가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서 산것뿐이라고 오히려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부칩니다. 막 자기도 마음을 열려고 했는데 내가 이러면 좋다가도 싫어진다고
나보고 치사하다고, 100만원어치 사준것도 아니고 10만원 뭐 사주고 이러냐고.
저한테 지금 10만원은 큰 돈입니다. 월급 150에 보너스도 없고. 부모님과 같이 살고 생활비 드리고, 공과금 내고 저금 조금 하고, 내 용돈은 밥값, 담배값 다해서 30만원 정도...
돈이 다가 아닌데 뭘 그리 따지냐고... 그러는 자기는 만 1년이 넘게 아무리 백조라도(간간이 알바함) 밥값, 커피값한번 안냈으면서...
10만원 어치 선물 받으면 그 값만큼 뭘 줘야되는거냐고 오히려 저한테 따집디다. 자기가 남자 등쳐서 뭐나 얻어내는 그런 여자냐구..
저는 1년넘게 그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 했습니다. 데이트 비용, 선물, 잘 받지도 않는 전화, 친구들 만나느라 항상 바쁜 그녀...
날 만나서 따뜻한 말 한마디 없었으면서, 나 힘들고 외로울때 손 한번 안 잡아줬으면서, 한번도 웃어주지도 안았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
더 넛츠의 사랑해 바보 인가 하는 노래가 있죠.
전 그 노래의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가 싫었습니다.
제가 정말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치사하고 옹졸한 사람인가요?
저도 제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좋아하는 여자한텐 내가 아무리 쪼들려도 막 퍼줄 수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를 그 정도로 생각하진 않고, 그녀또한 저를 좋아는 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신도 없구요. 그래서 그걸 물어보고 싶었던건데...
그래서 말도 안통하니 그만두자고 했고
이젠 연락도 안하고 그만 보려고 합니다.
이젠 나 피곤하게 안하고 어느정도는 나를 챙겨주고
특히 하는 행동이 이쁜 여자를 만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질문드립니다.
제가 그녀가 말한것 처럼 나쁜 남자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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