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의 일이었음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동사무소에
아주머니가 오셔서
"여기 강아지 맡기려면 어디로 가야되나요?"
라고 물어봄
전에 이사를 가는데 더이상 강아지를 키울 수 없게 되자
동사무소로 달려왔던 분을 봤던지라
'키우질 못하겠으면 분양을 보내던가..동물이 물건도 아니고 뭔....'
이런 생각을 하며 궁시렁 거리고 있었음
그래서 신경을 끄고있었는데
주사님들이 한참동안 이야기를 듣고있었음
진상이라도 부리는가 싶어 자세히 들어보니
동사무소 주위 초등학교 옆에서 방황하던 강아지를 발견하여 차에 치일 까봐 데려온 것이었음
그리고 아주머니가 데려온것도 아니고
초등학교 1~2학년정도?되는 남자아이가 구조해 온것이었음
강아지가 차에 치일까봐 걱정되고 불쌍하다고(1차 심쿵)
민원에 정신을 쏟고 있다가 어느정도 진정이 된 후 강아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음
거기엔.....
거대한 얼룩무늬 고무공이 있었음;;;;
자세히 보니 시추였음(굉장히 뚠뚠했음 들어보니 대략 8Kg정도는 나가는 거 같았음)
이야기만 들었을땐 유기견일 줄 알았더니
미용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굉장히 깨끗했음(발톱도 자른 흔적이 있고)
사람을 보고 경계하거나 짖지도 않고
결정적으로 입에서 방금 먹은듯한 사료 냄새가 났음
뚱뚱한 몸+정리된 미용+ 사료냄새+ 노경계
즉 온몸으로 나는 집밖에 나가본적이 없다고 말하고있었음(feat. 운동사절)
온몸으로 묵직하게(?)시위하는 녀석을 무시할 수 없었던 나와 몇몇 주사님은 강아지 주인을 찾아나섬
물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법문제+반진상 민원이 있었다고 나간건 아님 순수하게 선의로다가....크흠...
그렇게 우리는 녀석이 발견된 학교 주변 주택가에서
강아지 주인을 수색하기 시작했음
그런데 어느순간 강아지와 아이컨택을 멈추지 않던 초딩 남자아이가 사라진 것을 알게됨
'아 우리한테 맡겼으니까 집에갔나보다'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계속 주택가를 수색하는데
저 멀리서 그 남자아이가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음
그러더니 내가 안고있던 강아지에게 수줍은듯 시크하게 주먹을 내밀었음
그 조막만한 손에 강아지 사료가 몇 알 쥐어져 있었음(2차 심쿵)
어디서 구해왔냐고 물어보니
"요 앞에 강아지 키우는 집이 있는데~ 거기서 주서왔으요"(부산사투리로 수줍은듯 시크하게- 3차 심쿵)
(영양이 과해보였던...) 강아지 녀석이 배고플까봐
너므집 개밥그릇을 털어온거임(개밥털린 이름모를 강아지야 미안하다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여튼 그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너무 이뻐서 광대승천해서 삼촌미소 짓고있었음
그리고 다음 순간
"뽀삐야아아아~~~!!!"
어디선가 누군가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렸음
그리고 그쪽으로 가보니 추리닝 차림의 아저씨가 애타게 강아지를 찾고있었고 우리를 보자마자 한달음에 다가와
"뽀삐야!! 너어디갔었어!!" 라며 강아지를 부둥켜안았음
알고보니 동사무소에 자주오시던 수급자분이셨고
얼굴을 알아본 주사님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계속 감사하다고 하셨음
역시나 녀석은 집안에서만 키우던 녀석이었는데 잠깐 현관문이 열린사이에 집을 나온 것이었고 그대로 가출로 이어진 것이었음
(어쩌면 그냥 잠깐 집앞에 나와본건데 납치가 된것일 수도 크흠흠흠;;;)
여튼 주인도 찾아줬고
남자아이가 기특해서 과자라도 사줄까 했더니
녀석은 이미 홀연히 사라진 뒤였음
기특하고 시크한녀석 다음에 보게되면 과자라도 사줘야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