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평촌에 있고 집이 광명시 쪽이라 주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또 퇴근 시간이 늦어서 저녁 9시 이후나 퇴근을 하게되는데
단속 카메라도 2개 밖에 없어 차량들이 속도를 많이 내는 구간인것 같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늦은 퇴근으로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스로틀을 완전개방하고 평촌IC에 진입하였습니다.
물론...스로틀을 완전개방해도 속도는..별로....ㅠㅠ
하여간 달리고 있는데, 앞에서 다마스가 4차선에서 참으로
안전하게 운행중이었고, 저도 모르게 쉬프트 다운하며 엔진이 터질 듯한
비명소리를 들으며 더블클러치를 이용(-_-v)하여 추월을 하였습니다.
다마스XX 택배라고 써있는 광고글을 본 것도 잠시, 빠르게 추월후
다시 4차선 진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풀가속..
순식간에 뒤에 있던 다마스는 아주 큰점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아주 큰....
그 다마스는 순정이었습니다.ㅠㅠ
제 타우너는 역시 순정이고요...ㅠㅠ
평촌IC에서 조금 지나면 터널이 두개가 있고, 이 터널을 지난 다음에
카메라가 있습니다. 이때가 시속 95km...타우너를 타고 다니면서 카메라를 별로
무섭게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체감속도만 높을 뿐
속도계는 여전이 90Km 이기때문에 국도 80Km를 제외한 일반 고속도로에서는
'카메라 보이네'하고 스로틀을 닫으면 곧장 속도가 줄어 버립니다.
하여간 속도를 약간 줄이고..카메라를 통과...
바로 그 순간.
뒷쪽에 있는 불빛 하나가 맹렬하게 따라 오더니 타구미(맞죠? 이니셜D의 드라이버?)
의 86처럼 순식간에 라이트 불빛이 옆으로 흐르더니 총알같이 옆으로 지나갑니다
(느낌상 총알입니다...ㅠㅠ) 그때 속력 계기판상 100Km, GPS 속도 90km......
'음 저차가 왜 저리 추월을 할까..쭈욱 2차선 달리면 될터인데'
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앗...다마스XX택배라는 글이...흐르듯 지나 갑니다.
오우 마이 갓드..
원래 선수는 추월한 차에게 다시 추월을 당하지 않는 법.
'그래 타우너야, 한번 죽어보자.'
원래 저와 같은 차종을 보면 웬지 모른 연민의 정이 느껴졌거든요.
돈만 있으면 제법 큰 짐차를 사겠지만. 대부분이 저와 같이
좀 영세한분들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보면 가장 싸면서도 효율적인 차가 이런 차종인데,
저 분도 얼마나 힘들까
내일이 월급날인데 마누라님께 급여는 잘 갖다 주실런지
또, 거래처 눈치보면서 납품은 잘 하셨는지..
뭐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면 동병상련이랄까...ㅠㅠ
그런데 그날은 그 다마스가 갑자기 분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카메라를 지나자마자 짧은 내리막길 다음에 긴 경사로가 승부처다.
내리막길 탄력을 받은 후, 다마스가 그 차선을 고집한다면 곧 화물차로 인해서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 속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오르막이잖아...ㅠㅠ... 오르막이 시작되기전 쉬프트 다운 후 어리버리한 승용차가
옆차선에서 빌빌거리면 추월하여 다마스와 다마스 앞에 있는 저 화물차를 추월한뒤
다시 제 차선으로 복귀하면 된다...'
2차선을 빠른 눈움직임으로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클리어.
저기 멀리 헤드라이트가 보입니다.
내리막 5단 풀가속. 점점 다마스의 넓은 유리창이 가까워집니다.
엔진이 터질려고 합니다.
2차선 클리어.
이제 내리막이 다 끝나갑니다.
다마스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움찔움찔 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려 하는 듯
3차선 라인에 바짝 붙습니다.
'안돼, 2차선 진입하면 모든 계획이 망가진다.'
기어봉을 잡은 손에 땀이 베어나옵니다.
조금만 있으면 곧 오르막입니다.
이때가 시속 105km....GPS 속도 92~3Km....
드디어 오르막.
엑셀은 그대로 밟으면서 쉬프트 다운(이걸 무슨 기술이라고 하던데..ㅠㅠ)
기어를 뺀순간 엔진이 죽을려고 합니다. 다시 기어를 물리는 순간....
엔진은 더 죽을려고 합니다. 그리고 폭발적인 가속력.....ㅠㅠ
2차선 여전히 클리어. 아까전보다 불빛은 가까워진 듯 했습니다.
'자 가자 타우너!!!!!!!!!!!!!'
저도 모르게 상체가 구부러집니다...ㅠㅠ
방향등 점등 후 2차선 진입.
앞에 다마스의 꼬리가 제 앞범퍼와 비슷한 줄에 있습니다.
예상한 대로 다마스는 화물차와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떨어집니다........
클러치 펌프질을 계속합니다. 펌프질을 할때마다 차가 뒤집어 질려고 합니다.
뒤에서 하이빔이 날라옵니다. 아까전에 승용차인가봅니다.
무시 합니다. 계속 풀가속. 마침내!!!
다마스와 같이 달려갑니다. 순간 시간이 멈춤 듯 합니다.
두 차가 나란히 나란히 달려갑니다. 이때 시속 95km GPS 속도 87Km.....
뒤에서는 계속 하이빔이 날라옵니다.
엑셀 유격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바닥을 뚫을 것 같습니다.ㅠㅠ
아 조금씩 조금씩 펌플질할때 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앞서 갑니다.
2차선의 하이빔을 날리 던 승용차는 1차선으로 흐른 뒤 유유히 사라집니다.
드디어 추월했습니다.ㅠㅠ
하지만 앞에 있는 화물까지 추월은 불가능하여 다마스 앞으로 진입했습니다.
아마도 제 테일램프가 다마스 운전자의 멍한 시선에 선명한 선을 그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분명히 그랬을 거라 믿습니다. ㅠㅠ
'후아...이겼다.'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빠르게"
남자의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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