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12시가 넘어 연락이 왔어요..
나 이제 어떡해야하니.. 우리 남편 죽었어..
너무 놀라서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니 오늘 낮에 일어난 삼성 반도체공장 추락사를 당한 사람이 친구의 남편이랍니다..
무려 10층건물높이 69m.. 얼마나 까마득한 높이인지 저는 당장에 상상도 못할만큼이라 이야기를 듣고도 한참을 눈물만 글썽이고 있었는데 친구가 펑펑 우네요..
점심먹기 전에 밥 맛있게 먹어하고 통화하고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피투성이로 얼마나 놀랐는지 눈도 감지 못한채로 자기 옆에 누워있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면서요.
저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함께산지 몇달되지않아 첫째가 생기고 그아이가 돌이 갓 넘었을때 둘째를 출산하고 그 둘째가 돌이 되기 전에 셋째를 낳아 너는 결혼전에는 딸하나 낳아서 공주처럼 키울 것 같더니 어떻게 3년만에 애를 셋이나 낳았어? 라고 물으니 오빠가 아이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나도 내가 이렇게 아이를 많이 낳게 될 줄 몰랐어 라며 웃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않아 친구는 제주에서 아이셋과 남편은 서울에서 생활하며 한달에 한번정도 얼굴보며 지내왔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우리가족 모두 제주에서 함께 살고싶다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했었고... 당장 제주에서 일을 찾기가 쉽지않아 서로 조금만 참아보자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버렸네요. 며칠 전엔 혼자 아이셋보랴 일도 하랴 너 혼자 고생한다며 슬쩍 돈봉투를 손에 쥐어주며 옷이라도 사입으라고 말했다면서 친구가 좋아했는데.. 아이들도 얼마나 좋아하던지 영상통화 할때마다 보고싶다고 눈물 글썽이던 아빠였는데..
이제 3살 4살 5살 이어린 아이들을 놔두고 눈감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홀로남아 아이셋 키워야하는 내 친구도 불쌍하지만 남은사람들 눈에 밟혀 눈도 못감은 사람맘은 오죽할까싶어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친구가 많이 울어요.비행기타고 가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아빠만나러 가냐면서 마냥 신나했다는데 아빠가 이제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하냐면서 울어요.
함께한지 얼마되지않은 짧은시간동안 사랑한단 말도 한번 못해주고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냐고 ..
남편에게 물어봐 저도 토요일에 장례식장에 올라가보려고 하는데 불쌍한 내친구에게 어떤 위로를 해줘야 할지 가슴이 메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