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아마도 이는 영화라는 장르적 속성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무언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영화라는 장르의 한계는 - 이런 책임을 마땅히 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가정된 세계는 비현실적인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러함에도 인간의 삶의 원형들은 여전히 지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것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기억?-인간적인 형태의 삶이 가능했던 세계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기억의 여정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 그는 아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떠나간 아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 그녀는 자신을 떠나 얼마지 않아 그 혼란스러운 비이성적?인 세상 속에서 죽어버렸을 것이다. - 그러나 그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다. 그런 관계에 대한 기억 속에서 그들의 관계는 새삼스럽게 현실에 재정립되는 과정을 거쳐가며, 그들 사이의 믿음을 유지하고 지탱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그럼으로 그의 아들은 그의 시선 속에서는 여전히 그 기억에 지배받는 그런 - 일정한 비현실성을 담보하고 포함한 실체처럼 그에게 존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그런 점에서 아들은 아들일 뿐이다. (그것의 실체는 어떤 점에서는 죄책감이며, 책임감이고, 자기 연민이란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럼 점에서 아버지란 존재는 비현실적이다.)
물론, 그 기억은 매몰차고, 차갑기 그지 없으며, 그 자체로 상처입은 무엇에 지나지 않지만, - (그의 아내는 주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이상 지금까지의 삶의 형태가 지속되고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어린 아들을 남겨둔 채 그를 떠나갔다.
- 그럼으로 그 가정된 공간-아버지 인물은 공간의 특권적인 형태를 넘어 일상적인 현실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숱한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 가정을 버리고 떠나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들. 대부분이 그녀들의 무책임함을 탓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들-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전에 그녀들이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했던 갖가지 삶의 조건들에 대해 따져보아야만 할 것이다. - 그렇게 가정된 세계는 더이상 가정된 세계가 아닌 현실 자체에 침입하여, 모두에게 말을 건낸다. - 그럼으로 그 여정 속에서 그가 지켜내려고자 하는 그 기억과 기억에 대한 어떤 책임은 그의 완고한 고집스러움 자체일 뿐이다.
세계는 어떤 변화에 따라 당신에게 무언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언급한다. 당신은 그것에 응답하며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할 것인가의 문제에 고민한다. 그 실체-권력의 의지가 -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고 - 그 구성된 세계는 이미 어떤 추상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으로 표상되며, 그 배경을 이루는 일련의 지식과 서사적 원형에 따르는 어떤 실체로서 - 부정할 수 없는 사실처럼 다가선다. )
가정이 무너지고, 그는 그 기억에 따른 그 삶의 원형 만은 유지되기를 열망하고 있다. - 모두가 인간적인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실제 이런 기억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그런데 이제 여자는 없다. 그것은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그들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그녀'는 덧없이 떠나버린 부재한 존재이거나, 자기 불안에 휩싸여 주인공을 공격하는 방해자일 뿐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그저 아들이었을 뿐인 그-아이가 이제 아이로 남겨졌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떤 완성적인 형태의 가족이었다.
그 이상한 가족은 실상 섬뜩한 실체처럼 아이에게 다가선다. (그 구성된 짜맞춤, 그들 가족 구성 안에 개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상한 가족의 심리적 집착 형태가 거의 강박적이고 편집증 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것이 그 아이에게 다가와 친절하게 말을 건낸다. 그런데 그들 사이의 대화는 어떤 것도 의미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기억의 연장, 계속된 여정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희망도 절망도 아닌 것 - 이 영화를 보며, 누군가는 성급하게 희망을 말하고, 나는 그(아이)의 계속될 고난에 대해 말 할 뿐이다.
(나는 아이가 결국 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편집증적인 섬뜩한 가족의 형태 속에서 가장 먼저 희생될 대상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