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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434
    작성자 : 꼼쪼
    추천 : 3
    조회수 : 1636
    IP : 211.207.***.250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0/07/30 14:12:53
    http://todayhumor.com/?animal_1434 모바일
    길냥이가 갑자기 친한 척(?) 하는 데 왜일까요...?!
     오늘 아침도 평소처럼 길을 나서는데, 
     항상 오가던 골목에 조그만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더라고요.
     노랑 바탕에 갈색 줄무늬, 눈은 연두색이었어요.
     몸집이 대략 조그만 여성인 제 팔뚝 길이 정도였으니까 절대 성묘는 아니고- 
     그렇다고 젖도 안 뗀 아기 같지는 않았고요.

     근데 얘가 주차된 자동차 바퀴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니까 갑자기 "미야오~"하고 울더라고요.
     도망치지도 않고 오히려 눈을 맞추면서 우는 게 신기해서,
     저도 따라서 "미야오~"하니까 또 비슷한 소리로 대답을 해요.

     다가가니 도망가지도 않고, 오히려 "이리 와~"하고 부르니 발치로 쫑쫑 오더라고요.
     쓰다듬어도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요.
     심지어는 제 발등 위에 머리를 부비면서 기대 눕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엉덩이를 약간 든 채 꼬리를 위로 세우고, 제 몸에 밀착하며 뱅글뱅글 돌았어요.
     건강 상태를 확인할까 싶어서 두 손으로 몸통을 잡고 올려세워도
     마구 버둥거리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지도 않고요.

     사람을 너무 잘 따르기에 집 고양이일까 싶었는데,
     한 쪽 귀 끝부분이 거칠게 좀 잘려나간 상태더라고요.
     얼마 안된 상처인지 아직도 발갛게 피 딱지도 남아있고요.
     게다가 만졌을 때 털 상태가 아주 뻣뻣하고 끈적거리는 게,
     길에서 며칠은 지낸 느낌이었고요.

     사람 말로 얘기를 걸어도, 고양이 울음 소리를 흉내내도,
     "미야오~"하고 대답하듯이 울기도 하고,
     머리나 몸통을 제 몸에 부비기도 하고,
     길바닥에서 대뜸 발라당 누워서 응석부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길래,

     '얘가 나를 경계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귀 사이의 정수리 부분을 지나서 뺨쪽을 쓰다듬으니까
     갑자기 조금 손톱을 세워서 할퀴더라고요.
     아플 정도는 아니고, 약간 발갛게 자국이 남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샌들을 신고 있는 제 맨발을 이로 조금 물기도 하고,
     쓰다듬고 있는 제 손을 이로 살살 물기도 하고?
     아프지는 않은데 혹시나 확 깨물까봐 좀 겁나기는 하더라고요ㅠㅠ

     주위의 휴지를 막 먹으려고 하기에 배가 고픈가 안쓰러워서
     집에 가서 음식을 좀 가져다줄까 하고 자리를 떠나니까
     저를 빤히 쳐다보면서 쫑쫑쫑 따라오기도 했어요.

     집에 가서 급한대로 비엔나 소세지를 갖고 나왔지요.
     (염분이 있는 사람 음식이 안 좋은 건 알지만 그래도 길거리 휴지 씹는 거보단 나을 거 같아서ㅠㅠ)
     그냥 한 개 던져주니 탱글탱글한 걸 씹기 힘든지 한참 고생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반으로 잘라주니까 좀 더 잘 먹더군요.
     
     그렇게 총 20분 정도 같이 있었는데,
     더 있다간 지각할 위기라 그냥 소세지 6개 정도 더 주고 자릴 떠났어요.
     

     얘는 배가 고파서 응석을 피운 걸까요ㅠㅠ?

     길냥이들의 도도 쉬크함은 정말 모르겠어요ㅠㅠㅠㅠㅠ

      
     
     
     
    꼼쪼의 꼬릿말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0/07/30 14:16:24  211.253.***.34  NoviPo
    [2] 2010/07/31 06:28:24  211.223.***.193  
    [3] 2010/08/01 20:49:32  113.1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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