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30대 흔녀입니다.
인터넷은 눈팅만 가끔 하고 커뮤니티 활동은 잘 하지 않아서 글을 잘 못쓰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저는 학교는 평범하게 다녔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공부하는게 싫어서 대학을 가지 않아 고졸입니다.
학교가면 선생님이 하는 말씀을 듣고 필기를 하라고 하면 받아적는 정도 외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시험기간에도 당연히 공부 한적 단 한번도 없구요
독서를 좋아해서 국어나 역사 쪽으로는 잘 알았지만 책을 읽으니까 나도모르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이 되어 점수가 잘 나왔던 것 뿐 공부를 따로 한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수학이나 영어, 과학같은 외우고 이해해야 하는 과목은 전혀, 아무것도 모릅니다.
수학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수학도 아니고 산수네요 산수. 산수만 할 줄 알고요
영어는 ABCDEFG.. 알파벳만 읽을 줄 알아요
헬로우나 스마일의 스펠링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쓸 줄 몰라요 love hi cyworld naver 같은 건 앎
과학은 지구과학이나 생물에 대한 기본적인 수준은 알고 있어요 물론 책을 읽고 습득을 한거지요
어릴 땐 먼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알게 된 지식을 나중에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으로 습득을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때는 항상 시험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제가 어릴땐 초등학교에서 영어는 배우지 않았어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어릴 때 제가 꽤 똑똑하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때는 아무래도 쉬우니까 웬만한 건 그자리에서 바로바로 이해해버리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늘 점수가 상위권이었거든요
전교1등도 해본적 있고 중학교 언니오빠들이 모르는 것도 척척 이야기하고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모든게 달라지더군요
어느날 너무 졸려서 잠깐 졸았는데 그 다음수업때부터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굉장히 당황했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선생님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교과서를 서너번 읽다보면 이해가 되서 혼자서 풀었었는데 아무리 책을 들여다봐도 도저히 모르겠어서 그냥 포기해버렸죠
영어는 단어를 외워야하니 내가 그런걸 왜 해 ㅋㅋㅋㅋㅋ 뭐 그냥 첫날부터 놔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다 알게 되겠지 뭐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될줄 알았던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하기엔 너무 짧은 인생이었음
그렇게 제 학창시절은 망해가기 시작했죠 항상 조용히 앉아서 책만 들여다봤기 때문에 사회성도 없어서 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고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암흑기였어요
수학 영어 과학을 못하고, 하기도 싫으니 고등학교는 자연스럽게 실업계로 가게 되었구요
제가 학교다닐땐 7차 교육과정으로 실업계는 국어와 역사 같은 과목들은 배우질 않았었습니다.
난 그걸 제일 잘하는데 하나도 안 배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학교에 실업계와 문과가 나눠져 있었는데 실업계도 모의고사는 함께 봤어요
그래도 모의고사 보면 독서의 힘이 커서 언어영역 120점 만점에 100점 맞았었어요
틀리는 문제는 옛날글자 나오는 시조? 뭐 이런것들 빼면 거의 맞았다고 보면 될거 같아요
난 국어를 배우지 않았지만 국어선생님은 날 제일 좋아하셨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항상 언어영역에서는 문과학생들의 시기대상
oo이는 배우지도 않는데 언어영역100점이 나오는데 니들은 뭐니?! 하고
다시 생각해봐도 그건 뿌듯하네요 기분좋은 괴롭힘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학교점수에는 하등 필요없는 것들만 잘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달랑 언어영역 하나로 대학을 갈 수 없으니 대학진학은 못하고 할 생각도 없었고요
대충 동네에 있는 조그만 사무실 다니다가 21살때 고향을 떠나서 기숙사가 있는 공장을 들어가 거기서 몇년동안 공순이 생활을 했습니다.
공순이 생활도 대충대충 했어요 바짝 벌었다가 몇달 딩가딩가 놀고 아무 생각없이 살았죠
그래도 나름 독서가 취미이다 보니 동호회활동을 그쪽으로 해서 그 동안 만났던 남자들은 전부 4년제 대학 나온 방송작가, it 벤처 사업가, 임용고시 준비생같은 나름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처음 사귄 1명을 빼곤 그 이후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제 직업이나 학력등을 이야기 할 수 없었어요
거짓말을 하진 않았지만 절대 이야기해주지도 않았죠 결국 깊은 관계가 되기 전에 모두 끝났고요
지금은 계속 몸을 혹사하면서 미래도 없는 공장생활을 계속 할 순 없다고 생각되어 다른 직업을 알아봤는데
제 학력과 경력에 갈 수 있을만한 곳은 감정노동의 끝을 달리는 콜센터였습니다.
콜센터도 경력을 어찌나 따지는지 몇군데 떨어지고 겨우 어디 파견계약직으로 붙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제가 똑똑한 줄 알아요 콜센터하면서 시간여유가 되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래도 그동안 읽어온 가락이 있어 나름 잘난체 할정도는 되거든요 그렇다고 막 나서서 아는 척 하는 건 아니고요 그저 상식은 있는 편입니다.
고졸인 건 집안이 어려워서 진학을 못했는데 사회생활하다보니 기회가 되지 않아 하지 못했다
지금은 가려고 해도 나이가 있어 겁이나서 가지 못했다 정도로 얼버무렸어요
대학을 가지 않은 이유는 아니지만 어째든 집안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지금은 나이 때문에 겁이는 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공장다닐때는 하등 쓸데 없던 영어가 제 발목을 잡더군요
업무 용어는 왜 그리도 영어가 많은지 문서는 왜 그렇게 영어단어를 많이 쓰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버벅버벅
컨펌이뭐죠? 피드백이 뭐죠? 뜻이라도 알아야 하는데 그런것도 하나도 몰라서 엄청 당황했고요
남자를 만나도 영어단어 하나 모르는게 너무 창피한데 아는 척하다가 창피당하는 것보다는 낫다 싶어
저는 영어 까막눈이예요 ㅜㅜ 영어 진짜 못해요 라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다들 어느정도 기본은 할 줄 알거라고 생각하시잖아요?
헬로우 스펠링도, 스쿨의 스펠링도 모른다고 생각하진 않으시잖아요
it벤처하시는 분을 만났을 때는 그분이 지인이랑 영어로 메신저대화하면서 재밌는 이야기를 했는지 보라고 저에게 보여주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저 영어 못해요 영어까막눈 ㅜㅜ흐규흐규 이러면서 넘어갔는데 그분도 당황했는지 웃으면서 어색해하시고 저는 저대로 너무너무 창피해서 움츠러들고 결국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어져서 사귀기도 전에 끝나버렸어요
수학은 접어두고 뒤늦게 영어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없으니 뭘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단어라도 외어볼까 했으나 도대체 외운다는 행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제가 책을 좋아하니까 동화책으로 시작해보자 싶어 음성파일이 있는 동화책을 사서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들여다봤으나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무슨 글자 인지 모르겠고 모른 뜻인질 모르겠어서 진도 나가질 않고
무조건 써볼까? 싶어서 죽죽 써내려갔으나 천자문을 그리는 것과 진배없는 발전없는 행위인것 같아 포기
초급영어 책을 사서 들여다봐도 단어를 모르니까 진도가 안 나오고
일단 읽을 줄 아는 단어가 몇개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을 모르니 참 어렵습니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분이라도 저보다는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아실 것 같아요
요즘엔 미드를 보고 있는데요 처음엔 자막으로 보고 지금은 자막없이 보고 있어요
이야기를 흐름을 아니까 뭔가 들리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욕만 제대로 잘 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대충 대충 살다가 처음으로 무언가 노력으로 해보려고 하는데 잘 되질 않네요
더 어렵고 힘든 고민을 가지신 분들도 많을텐데 이런걸로 고민하는게 못난 건 알지만
요즘엔 티비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나 무슨 고시 공부 하는 분들 나오면 부러워요
저분들은 공부 잘하는 분들이고 공부를 어떻게 하는거니 방법을 아시는 분들이니까..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