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기사단때 몇 년만에 복귀해서 게임 열심히 했었네요.
달작이란것도 안한거 채우면서 직업 이것저것 해보고, 수정노기란것도 배워보고, 각종 펫도 구매하고, 닌자라는 스킬군이 나와서 처음으로 관련직종 올1랭까지 찍어볼 정도로 열심히였습니다.
처음엔 이것저것 재밌었는데... 어느정도 다 채우고 나니 아니 그냥 하면 할수록 지루하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하다보니까 '이걸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게 문제였습니다.
가장 먼저 달인작...
솔직히 달인작... 해당 군 스킬을 쓰기 위한것보단 스텟을 채우기 위한 용도가 상당히 많죠.
애초에 마비노기는 세공이 되어있지 않은 장비세트를 주력무기로 쓰기는 어려우니까요.
간단하게 법사 하나만 예로 들어도, 최소 1랭 캐속정령완드를 들고 있지 않으면 법사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
인형사도, 슈터도, 닌자도 전부 최소 세공이 안들어가면 일반 전사 배쉬보다도 훨씬 약하죠...
거기에 포션제조, 약초학, 천옷만들기, 연금술 등 전부 달인작 or 1랭크 만들기 목표로나 하지 실제로는 찍고나선 거의 쓸일이 없을 정도로 무방한 스킬들이에요... 사실상 키트에 전부 버려진 컨텐츠들이죠.
그나마 쓸만한 블랙스미스/힐리엔/힐웬같은 경우는 강도높은 노가다로 가볍게 플레이하는 유저로선 시도해볼 엄두조차 안나더군요...
하다못해 매직크래프트는 9랭크부터 인장으로 미는게 더 싸다는 말이 나올정도니... 무슨 스킬을 익히는데 현질이 필수인 게임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많이 없더군요.
노가다 해서 올리고 1랭크 찍는순간 숙제 끝났다는 것처럼 끝내버리는 허무함이란..; 내가 이 스킬을 익히려고 열심히 한게 아니라, 더이상 안써먹으려고 열심히 하는 느낌을 버리기가 힘들더라구요.
그 다음 사냥...
각 직업별 세공으로 모든장비 둘둘말것 아닌 이상, 즐기려면 제일 무난하고 쉬운방법은 한 가지 입니다... 배쉬 + 파힛 + 라로 유저죠. 그러다보니 사냥도 무제한 반복... 자장가를 부른다 -> 배쉬로 한마리씩 때린다 -> 파힛쿨돌면 파힛친다 -> 라이트닝로드로 데미지 입혀놓는다.
처음에는 각종 던전을 갔는데, 나중에는 계속 똑같은 반복하다 던전돌다 잠이 와버립디다... 특히 룬상하드... 피통만 무지하게 높여놔서 그냥 때리고 도는 속도만 늘어놨을 뿐, 예전 룬상이랑 뭐가 다른지 이해도 안가더군요.
다른 직업군도 쓰는 스킬은 정해져있고 그걸로만 사냥하는게 대부분이죠.
법사는 파볼, 파볼트, 라로. 슈터는 그저 슈팅러시, 닌자는 대부분 수리검폭풍...
그리고 새로운 맵의 부제...
가끔씩 나타나는 이벤트 맵은 아름답고 좋았지만, 실제로 생활하면서 결국 돌게 되는곳은 던바튼,던바튼,던바튼...
몇 년 만에 복귀했지만 이벤트성 맵이 잔뜩 늘었을뿐, 실제로 유저들이 방문하고 사용하는 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던바튼과 지하였습니다. 그나마 알반이 버려진 맵지역을 활용한게 나름 괜찮더군요. 근데 결국 하는짓은 가운데 구슬치고 나오는게 맨날 땡이라... 단지 분위기만 바뀐 던전이랄까요; (물론 아발론 게이트는 진짜 감탄했습니다. 근데 아발론게이트도 걍 캐릭 세워두는게 끝이긴 하죠...)
그리고 반복되는 이벤트...
그놈의 동굴깨기는 얼마나 더 우려먹을거고 해머치기랑 다트돌리기, 수첩모으기 언제까지 할껍니까?
오래 하면 할수록 결국 돌아와서 하게되는건, 던바튼에 멍하니 세워놓거나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거랑, 새키트가 뭐가 나오나, 키트템 살거 뭐있나 이런정도에서 끝나더라구요. 컨텐츠가 오히려 이렇게 빨리 고갈날줄은 몰랐어요.
사실 계속 길게 하게 된것도 단지 '스킬수련을 하기 싫어서 끌다보니'지, 진짜 스킬수련이나 던전만 매진했으면 훨씬 빨리 할거 사라졌을거 같네요.
그래도 마비가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동화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좋았고, 각종 맵들이 아름답게 꾸며져있고, 낭만농장도 자기가 원하는데로(물론 좀 버려진 컨텐츠같아서 불만이긴 하지만) 이벤트때마다 열심히 받아서 꾸몄어요.
그래도 가면 갈수록 맨날 키트나오면 키트까고, 아님 광장에 죽치고 앉아있고, 아니면 몇 개 이벤트 퀘스트 억지로 하고 끄고...
마비노기를 대체할 다른 할 게임이 없었으니까요.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최근 다른게임을 시작해 보았어요.
게임 이름은 언급은 안하겠지만 플레이해보고 느낀점은 '아 내가 마비노기밖에 없다고 너무 믿고 살았나'하는 생각이였습니다.
마비노기만큼 아름답고 자유도 높은 게임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계속해서 광활하게 업데이트 되는 특성있는 맵과, 중간에 헛돌지 않고 이어가는(셰익스피어때 떡밥 미회수 까는거 맞아영) 스토리, 각 직업을 새로 선택할때마다 이건 스킬 구조가 어떻고 이해도가 어때야되고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곳에도 생산직이 있어 여러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었구요. 무엇보다 밤하늘이 굳이 언팩을 깔지 않아도 이쁘고, 각종 실감나는 날씨, 일출과 일몰등의 모습이 예뻤어요.
그리고 아주 놀랍게도, 더 좋은 그래픽임에도 마비노기에 비해 '전혀' 렉이 없더군요.
피시방에서만 해보고 해서 집 노트북으론 당연히 안돌아갈줄 알았는데(마비만해도 렉이 워낙 심해서) 최저옵으로 맞췄는데도 눈이 즐거울정도로 그래픽 최적화가 잘되있더군요;
그래서 한창 그 게임에 빠져서 한동안 마비노기에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
그 와중 마비노기에서 카라젝을 폐지한다 그러더군요.
그나마 키트중에서 탐험경험치를 먹기 위해 자주 까던 카라젝이기도 하고, 주 수입원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얘들이 너무 많은 과금정책을 조금 덜려는건가?하고 생각했죠... 아이템샵도 리뉴얼하면서 바뀐모습을 보여주길래요...
근데 현실은 더 심해지더군요.
지금까지 새 팻과 키트팻을 출시한건 여러번 있었죠... 뭐 그것까진 좋습니다.
근데 이제 아예 새 팻을 키트로 까지 않으면 못얻게 출시를 해버리네요?
새로운 팻을 얻고 싶으면 도박부터 해라?
그리고 오늘 꼬리 업데이트... 네, 새로운 컨텐츠입니다. 근데 또 도박이네요.
새로운 컨텐츠를 즐기고 싶으면 도박을 해라... 이게 말이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못해 카라젝은 안까도 그냥 신규 옷 등에 불과했지, 이건 아예 새로운 컨텐츠 자체를 S급만 즐길 수 있도록 아예 도박으로 박아놨네요?
카라젝 폐지도 이제 의문갑니다. 얘들이 상시로 풀어놓으니까 오히려 구매 안하는거 같으니 탐험경험치 유물도 키트형식으로 풀어야 애들이 더 잘 사지 않을까 해서 폐지시킨거 아닐까 하고요.
거기에 S급 키트아이템을 얻으면 전체메시지가 뜬다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말해서 도박해서 좋은거 먹었다고 전체 알림 띄우는 그런 곳이 어딨을까요?
네, 바로 카지노나 도박장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님 대박~! 이러면서 종을 딸랑딸랑 흔들면서 큰 빵파레를 울리죠.
근데 그걸 정식 게임 시스템에 넣다니... 마비노기 게임이 무슨 도박장 게임입니까?
아, 맞네요. 하면 할수록 남는건 키트까는거만 남는 게임인데 거기에 카지노처럼 잭팟터지면 공지하는 시스템을 아예 '정식 적용'했으니까요.
아예 대놓고 도박장 컨셉을 내가 거부하지도 못하게 만들었어요.
난 마비노기의 도시를 보고 싶고, 아름다운 배경을 보고싶고, 잘 꾸민 농장을 보고 싶지, 남들이 뭘 먹어서 대박이 떴던 말던 그건 내 알바가 아니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스샷찍기위해선 맨날 뜨는 이벤트공지도 피해야되는데 이젠 남먹은거 공지도 피해다녀야되니 ㅋㅋㅋ
마비노기를 할땐 그래도 내가 하니까, 애정을 가지고 어쩔 수 없지라는 심정으로 했는데
막상 나와서 보니 갈수록 막장인게 그저 눈에 보이네요...
물론 연어게임이라고 해서 언젠가는 다시 하게 될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 생각에는 마비노기에 언젠간 돌아오겠지-보단 언젠간 마비노기만한 새로운 게임을 찾을 수 있겠지-가 먼저 듭니다.
그냥 마비 그만두고 눈팅만 하는데 신규 업뎃이라치고 한 꼬라지를 보니 현자타임와서 주저리주저리 써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