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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세계를 여행하는 입덕을 위한 안내서 10편-용
어느 새 ‘입덕을 위한 안내서’ 시리즈도 열 편째를 맞았다! 사실 1.5편이랑 0편까지 합하면 열 두어편이 되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숫자로 세면 열 편째다. 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좌의 게임>의 세계는 너무나 넓어서 끝이 없어서, 앞으로 이 연재가 세 자리 숫자가 될 때까지 연재를 할 것만 같은 무한한 덕후의 기운이 넘쳐난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시즌 CG의 흥행 척도 및 시즌의 볼거리 척도로 꼽는 용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보려 한다.
시즌 3 프리미어 광고를 이렇게 뉴욕타임즈에 때리면 더쿠들은 모두 선덕선덕
드라마 속 세계에서는, 용은 당연히 두말할 것도 없이 엄청나게 신성하고 두려운 존재다. 보통 이들은 불을 뿜으며, 커다란 날개로 전장을 누빌 뿐만 아니라 성질이 매우 흉포하고 사나워 ‘드래곤 라이더’라 불리는 용을 탈 수 있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를 제외하면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생물이다.
시즌 5의 공식 포스터 중 하나였던 여기에 등장하는 용은 대너리스의 드로곤으로 추정된다.
그들의 사이즈는 다양하다. 당연하게도 클수록 세다. 타르게리엔 가문이 정복자로서 웨스테로스에 첫 발을 디뎠을 당시의 세 마리의 용들은 집채만한 사이즈로 전장에 나타나면 거대한 그늘을 드리웠다고 전해진다. 다 자란 용의 이빨 하나가 성인이 드는 검 하나정도의 사이즈라고 고문헌에 묘사돼 있다.
전반적인 외양이나 식성 등은 우리가 흔히 아는 ‘판타지 세계관에서의 용’과 다를 바가 없다. 기본적으로 파충류니까 미끌미끌하고, 그러면서도 겉가죽은 비늘로 덮여 있다. 등줄기를 타고 꼬리까지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어 적들을 찔러 죽이는 데에 안성맞춤. 파충류니까, 알을 낳는다. 그렇지만 다른 파충류들처럼 알아서 알이 부화하지는 않는다. 알려진 바로는, <왕좌의 게임>에서의 용알은 최소한 엄청난 화염 속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바쳐서야 부화한다. 시즌 1 마지막께의 대너리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대너리스는 그의 남편, 혈육, 그리고 뱃속의 아들 대신 세 마리의 용을 얻는다.
용들은 당연히 육식이다. 다른 판타지 작품들과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왕좌의 게임>의 용들은 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점 정도? <왕좌의 게임>의 용들은 여태까지의 등장 장면에서 자신들의 먹이를 모두 불태운 후 먹었다. 그것이 생선이든, 양이든, 사람이든. 그리고 ‘불태운다’는 말에서도 당연히 유추할 수 있듯이, 이들은 불을 뿜는다. 몇몇 용의 추종자와 마에스터들은 용 자체가 살아있는 화염이라고까지 말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대부분 판타지의 공통된 미스테리지만) 강철이 녹아내릴 만큼의 불을 뿜지만 용은 자신의 본체에 하나도 손상을 입지 않기 때문이다.
본격 양들 구우려다 초가삼간 다 태움.jpg
가언은 ‘불과 피’. 문장은 삼두용.
하지만 시즌 1이 막 시작될 당시의 <왕좌의 게임> 속 시대는 마지막 용이 죽은 지도 기백 년이 지난 후다. 로버트 바라테온이 반란을 일으켜 내쫓은 타르게리엔 왕가가 바로 이 용과 깊숙한 연관을 가진 가문인데(가문의 문장도 삼두용이다), 이들이 세븐 킹덤을 지배할 당시 킹스랜딩의 홀에 용의 두개골들을 전시해 놨었다. 지금은 지하 감옥으로 가는 길에 그 두개골들이 있다.
타르게리엔 왕가가 웨스테로스를 파괴전차처럼 밀고 들어오면서 정복할 당시엔 타르게리엔 가문에 용이 세 마리 있었다(다시 말하지만, 그래서 삼두용). 반란으로 왕좌를 내놓게 됐을 당시 타르게리엔 가문은 용도 없었고, 마지막으로 태어났던 용의 사이즈는 개보다도 못했다고 전해진다. 즉, <왕좌의 게임>에서 용은 타르게리엔 가문의 흥망성쇠와 깊은 연관이 있다.
처음에 이러던 너희들이 (시즌 1)
이제 이리 되다니! (시즌 5)
그렇지만, 대너리스가 시즌 1에서 값비싼 장식품인 줄 알고 선물받은 용의 알에서 용 세 마리를 부화시키면서 용들의 시대가 다시 열린다. 이 때부터 대너리스가 타르게리엔의 이름을 한껏 뽐내면서 용엄마로 불리게 된다. 시즌이 다섯 개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제작진 측에 따르면 다 자란 용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시즌 1에서의 첫 등장부터 시즌 5에서의 불뿜는 청년 용들까지, 용 버전 <아빠! 어디가>를 보는 것만 같은데 아직까지 다 자라지 않았다고 하니 다음 시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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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마법의 힘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마법이 융성하려면 용이 있어야 하고, 용이 있으면 마법의 힘이 더욱 강대해 지고, 뭐 이런 닭과 달걀 같은 관계다. 그래서 콰스의 마법사들은 용들의 어머니인 대너리스, 그리고 용들을 자신의 탑에 가두어 마력을 극대화시키는 마력머신으로 붙잡아 두려고 했었던 것.
이렇게 용이 엄청난 힘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용을 길들이려는 사람도 많고, 용을 납치해 가려는 사람도 많고, 용을 사려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용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누구의 자식도 아니다. 심지어 용엄마로 불리는 대너리스조차 용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용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비세리온과 라에갈을 미린의 지하에 가두고, 드로곤은 가두지조차 못해 놓쳐버리기도 한다. (물론 후에 다시 돌아오지만.)
시즌 5에서야 첫 드래곤 라이더가 탄생했다. 축 탄☆생
‘그’ 타르게리엔의 ‘그’ 대너리스도 간신히 시즌 5에서야 드로곤을 타는 ‘드래곤 라이더’가 될 뿐이다. 물론, 그마저도 그로곤이 어디로 가게 통제조차 할 수 없다. 드래곤 라이더라는 호칭만 들으면 이들이 용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용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이쿠 드래곤님 제가 잠시 드래곤님의 등을 빌리겠습니다’ 하고 살포시 타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남은 두 마리의 용 위에 누가 올라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 남은 ‘공식적’ 타르게리엔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두 마리의 용 위에 타는 사람의 세력이 곧 용의 힘을 얻는 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잠시 드라마에서 사라졌지만 ‘너는 날게 될 거야’라는 예언을 들었던 브랜든 스타크, 타르게리엔의 사생아설이 나도는 존 스노우 등을 얼핏 떠올려 볼 수 있다. 물론, 이 둘이 그나마 가장 유력한 후보일 뿐 나머지 두 드래곤 라이더의 정체는 소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