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조선일보가 내집 마련 힘들게 해” 
[경향신문 2006-09-06 15:21]     
  
조선일보가 지난 9월 4일자에 보도한 ‘내 집 꿈 더 멀어졌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토지정의시민연대는 5일 “조선일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과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오히려 조선일보의 보도가 내 집 마련의 꿈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지경”이라고 논평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5%를 넘었지만, 아직도 무(無)주택자가 전체의 40%인 631만 가구에 달한다. 소득은 늘어난 게 없지만, 집값은 계속 뛰고 있는 탓”이라고 보도했다.

또 “금리가 오르고, 각종 규제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것도 집장만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이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0%를 훨씬 넘었다”며 “조선일보는 집값이 계속 뛰는 이유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이유를 진정 몰라서 이러한 보도를 하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들은 조선일보가 부동산에 소유의 편중과 불로소득을 노린 투기적 가수요는 이야기하지 않고 높아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규제, 공급물량 감소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처럼 보도했다며 “같은 기사에서 지난해 주택보급률이 105%를 넘었다고 언급하면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자기모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들은 또 조선일보가 수도권 주택 건설 물량이 지난 7월 기준으로 작년보다 20% 이상 감소했으며 정부가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공분양 아파트를 앞으로 5%쯤 덜 지을 계획이라고 밝힌 점 등을 열거한 후 부동산 관계자 말을 인용 “자칫 주거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중산층의 주택구입 능력과 기회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현재 아파트 공급물량이 감소한 것은 정부의 규제보다는 부동산불로소득에 대한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옅어진 데 기인한다”며 “엄청난 부동산불로소득이 계속 발생하고, 그것을 여전히 가져갈 수 있다면 건설을 하지 않을 업체가 어디 있을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조선일보 보도의 핵심이 주택담보대출 같은 금융규제를 풀고 재건축을 자유롭게 해주며 보유세와 양도세도 내리라는 것으로 귀결된다며 이를 “공급확대론과 건설경기 부양론이라는 기괴한 쌍생아의 결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7월 부터 경향신문등 9개 중앙일간지의 부동산 관련기사를 모니터 해 왔다는 이들 시민단체들은 “조선일보 등 일부신문이 주장하는 공급물량이 부족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으니 공급을 더욱 늘리고 건설경기를 부양해야 내 집 마련이 가까워진다는 식의 주장은 무책임하고 설득력이 없는 궤변”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미디어칸 손봉석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