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밀란의 수비수 라인하면 누가 떠오르냐? 라는 질문에 "말디니-네스타-스탐-카푸"를 댑니다.
전세계 베스트 11 왼쪽 수비수 하면 대부분 꼽는 말디니,
이탈리아에서 가장 우아한 수비를 펼쳤다는 네스타,
오렌지 군단의 벽이자 단단한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스탐 (빡빡이 형 카리스마 ㄷㄷ),
브라질 역대 오른쪽 수비수 중 단연 1위로 꼽히고, 전세계 베스트 11 오른쪽 수비수로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카푸,
이 넷의 네임밸류는 진짜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지금 밀란으로 다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 하면 대부분 저 넷 중 하나를 꼽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들이 만난 건 2004-05 시즌을 앞둔 시점이었고, 이 때 네스타를 뺀 나머지 세 명이 전부 30대 초-중반에 있었으며, 네스타는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웠고, 30대 중반에 곧 들어서는 스탐 또한 밀란에서는 골골대는 모습을 많이 보였죠. 실제로 저 넷 중에 제일 많이 빠진 선수는 스탐...
아무튼 번갈아가며 한 명 씩 없던 라인업에는 대신 조지아의 카카 칼라제가 메워줬고, 정작 저 라인업은 고작 10번 정도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는 "이스탄불의 참사"를 맞으며 준우승에 머물렀으며, 리그에서도 준우승에 머무르는 등, 결국 우승도 못 해 본 라인업이기도 하구요.
밀란 팬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하지만, 가장 기억하기 싫은 그..
하지만 사실 말-네-스-카 라인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훨씬 단단하고, 더 효율적인 수비를 보였던 라인업이 있습니다.
바로, 말디니 - 바레시 - 코스타쿠르타 - 타소티의 말바코티 라인입니다.
이들의 파괴력은 기록으로도 입증됩니다.
- 1991년부터 1993년까지 58경기 무패행진. (1991-92 시즌 무패 우승 달성)
- 1990-91 시즌 세리에 A 34경기 19실점, 1993-94 시즌 세리에 A 34경기 15실점.
- 1988-89 시즌부터 1994-95 시즌까지 8년간 챔피언스 리그 결승 5회 진출, 3회 우승.
- 타소티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이 밀란 유스 출신. 타소티는 1978-79 시즌에 라치오에서 데뷔 후 1980-81 시즌에 밀란으로 이적, 1996-97 시즌까지 밀란의 라이트백으로 출장했습니다.
- 말디니: 25년간 902경기 출장 (역대 밀란 출장 경기 순위 1위), 바레시: 19년간 719경기 출장 (2위), 코스타쿠르타 19년간 663경기 출장 (3위), 타소티 17년간 583경기 출장 (5위)
로 지금 봐도 아찔한 기록을 보여줍니다.
현재 말디니는 구단과의 마찰로 따로 일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구단과의 관계가 좀 나아져 유스 행사에 매번 참석하고 있고, 바레시는 밀란 홍보 대사로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으며, 코스타쿠르타는 2008-09 시즌 만토바의 감독직에서 짤린 후 딱히 소식이 없고, 타소티는 현재도 밀란 수석 코치 직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