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친구가 너무 말도 안되는 일로 화를 내고 자신에게 폭언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상담을 부탁했어요. 듣다가 처음 알았는데 데이트비용도 남자친구가 다 부담하고 있다고 하네요.
내가 듣기에 너무 당신이 저자세라 친구가 기고만장해져서 버릇이 잘못든 것 같다고 했는데 이렇게 하지않으면 친구가 떠날 것 같아서 자기가 을일 수 밖에 없대요.. 자기는 제 친구가 너무 좋고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면서요
제 생각을 말해주고 나서 전화를 끊었는데 저는 제 남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커플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침울해졌어요 친구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 구는데도 사랑받고 저는 남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항상 배려하려고 했는데 사랑을 못받는다는 불안에 안달나하는게 억울해요
친구가 많이 예뻐요. 그래서 예전부터 남자들이 계산하는것에 익숙한 것 같아요. 앞다퉈서 친구 밥사주려고 할 정도라서 그렇게 됐나봐요. 지금의 남자친구도 자기가 돈 다 내는 것에 큰 불만은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요새 남자친구가 경제적으로 힘든일이 있어서 되도록 제가 내려고 했어요. 식사를 연속으로 3번을 제가 샀어요. 그땐 큰 불만이 없었어요. 제가 돈이 없고 남자친구가 돈이 있을땐 제가 한 것 처럼 남자친구도 그럴거라고 믿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친구남친 상담해준 날 제 남자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었는데 계산을 해야할 타이밍에 또 가만히 있더라구요. 문득 화가 나서 "또 내가 내?" 이랬더니 그제야 자기가 계산했어요. 제가 또 내기를 바라는 건 아니었고, 분명 아무 생각없이 그랬을 거란 생각은 해요.
그리고 다음번에 만났을 때는 저랑 밥먹는데 핸드폰으로 계속 스포츠기사를 읽더라구요. 그런데 그걸 제가 원래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딱히 둘이 할 얘기가 없는데 좋아하는 거 못보게 하고싶지 않고, 그럼 저도 다른 친구랑 카톡을 하던지 오유를 보던지 해도 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친구 남친이랑 통화를 한 이후여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섭섭하고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안그랬는데 말이에요
제가 친구랑 저를 비교해서 그런 것 같아요. 친구는 철없이 떼쓰는 아이처럼 굴어도 사랑받고, 저는 제딴엔 최대한 남자친구 배려해주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존중받지 못한다는 기분을 느껴야 하는게 억울해요... 친구보다 제가 가치없는 사람인 것 같고요.
남자친구는 좀 성격이 무뚝뚝해요. 미사여구로 된 애정표현은 잘 안하는 편이에요. 그냥 늘 연락하고, 시간내서 데이트하는데 애정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만족해왔어요.
따로 남자친구가 뽀뽀도 잘 안해주고 사랑한다던가 하는 낯간지러운 말도 안하고 친구 남자친구 하는거처럼 제게 선물을 사주지 않지만 늘 연락을 하는 것 만으로 저도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고, 우리는 서로 평등(친구처럼 갑을 관계가 있는게 아니라)하게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