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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게에서 이야기가 나와서 저쪽에 쓴건데 경제게시판에 어울릴 글을 저기만 써놓기 뭐해서 여기 옮깁니다. 외국인노동자, 불체자를 내보내야 노동의 과잉공급이 해소되고 임금이 오른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이 있어서 쓴 글입니다.
저녁때 써놓고 생각해보니 중간에 제가 비전공자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겉핥기로 수요공급 들먹이면서 뭐라는거야 라는 생각으로 너무 까칠한 대응을 한 것 같습니다. 건전하게 의견을 교환하려면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지고 그런식으로 임해선 안됐었는데 말이죠. 그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럼 왜 제가 불체자나 외노자를 쫓아낸다고 해서 임금이 안 올라간다고 했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경제학적인 내용이라 굳이 역사게시판에 자세히 쓰지 않으려 했는데 역사게시판에서 일어난 논쟁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노동시장의 모습입니다. 컴퓨터로 그리는게 익숙치 않아서 빼먹은 부분이 있는데 가로축이 고용량인 L 이고, 세로축이 임금 W입니다. 국내의 노동공급곡선은 본래 Ls`이지만, W0 의 임금수분에서 외국인노동자가 공급되어 노동공급곡선의 모습이 Ls의 형태로 변해있습니다. W0의 임금만 준다면 공급되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해 공급의 과잉이 이루어진 모습이죠. 이러한 상태에서 균형은 E(L0,W0)점이며 선분 AE만큼의 외국인노동이 유입되어 있고 나머지가 국내 노동자의 몫입니다.
만약 외국인노동자 불체자 전부 쫓아내어 노동공급곡선을 본래대로 돌린다면, 균형은 E*(L*,W*)로 변하며, 전체적인 고용량은 L0 에서 L*까지 줄어들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선분AE 만큼을 차지하고 있다가 사라졌으므로 전체적으로 임금은 상승(W0 -> W*)하고 국내노동자의 고용도 늘어납니다. 아마 주장하신 바는 여기까지를 생각하고 말씀하셨다고 봅니다.
제가 이러한 생각이 경제학 겉핥기만 하고 왔다고 비판하는 이유는 이 모형만 봐도 노동자의 사회후생은 늘고 기업의 후생은 줄지만 전체적인 사회후생 자체는 삼각형 AEE` 만큼 줄어든다는 면조차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모형만 놓고 외노자와 불체자가 사라지면 단순히 임금이 늘고 고용이 늘어날거라 생각하는 것도 안이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이 모형에서의 균형 변화는 노동수요곡선Ld가 임금상승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굳이 개방경제임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입장에서 비용이란 wL+rK 라는 간단한 공식(w는 임금 r는 자본에대한 대가, 즉 임대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K는 자본입니다.)으로 단순하게 표현해볼 수 있고 w 상승시 기업은 노동과 자본으로 이루어진 생산요소 조합에서 노동을 줄이고 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이러한 효과의 크기는 노동과 자본의 대체탄력성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 크기만큼 위의 노동수요곡선 Ld는 하방이동하고 고용량과 임금은 줄어듭니다.
어쨌든 저러한 효과도 있지만 논의를 더 단순하게 하기 위해서 외노자들이 있는 산업의 대체탄력성이 0이라고 가정합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문제는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는 개방경제이며 외국상품이 자국에 들어오고 있다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태의 재화시장을 그림으로 나타내보겠습니다.
아까 노동시장의 비슷해보이죠? 맞습니다 사실 귀찮아서 재활용... 아무튼 평범한 P-Q 평면이고, 우리나라는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아까 임금수준이 W*면 무한정공급되던 외노자처럼 외국의 재화도 P*이상의 가격만 받을 수 있다면 무한정 공급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래 국내의 공급곡선이 S`` 였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당 산업에서 외국재화가 차지하는 부분은 선분 BE 만큼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임금 w가 상승했습니다. 그렇다면 공급곡선이 상방이동하게 됩니다. 즉 S`와 같은 공급곡선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국내에서 외국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BE에서 AE로 늘어나게 됩니다.
아까 노동시장에서는 균형의 변화가 있었지만 외국상품을 몰아낼 것이 아니라면 균형점의 변화는 생기지 않고, 가격과 거래량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국내공급만이 줄어듭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에서 수요의 감소로 나타나고 노동시장의 수요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노동수요곡선Ld 가 Ld` 로 이동함으로써 임금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고 균형은 A 점이 됩니다. 고용량표시는 귀찮아서 그냥 넣지 않았는데 굳이 써넣지 않아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노동수요곡선 Ld가 딱 Ld`까지 이동하는 이유는 당초 재화시장에서의 변화가 임금의 상승으로 유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격 P*가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의 임금수준까지 노동수요가 계속 감소해나가는 것이죠.
이상 경제학에서 왜 불체자나 외노자를 쫓아내봤자 임금이 딱히 오르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증명입니다. 물론, 현실은 실험실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딱 A라는 균형까지 노동수요곡선이 움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고, 저도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단, 경제학 이론을 이야기하신다면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임금이 늘어날 리는 만무하고, 늘어날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으며 늘어난다해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추가로 사회후생의 변화에 대해서 보면 사실 이러나 저러나 노동자나 소비자의 사회후생은 변화하지 않습니다.(사회후생크기 재는 법은 아실테니까 설명은 생략합니다.) 불체자 외노자가 사라질 경우 기업의 후생만이 감소하기에 전체 사회후생이 줄어드는데, 이러한 이유에서 저한테 자본가의 논리라고 말씀하신듯 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후생만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해도 증가된 후생을 정부가 적절히 재분배하면 오히려 노동자의 후생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 외노자 불체자들이 공급됨으로써 얻는 사회후생, 외노자 불체자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함으로써 얻는 불이익등을 면밀히 고려해서 국가차원에서 적절히 후생상의 이득을 배분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전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강한 재분배정책을 지지하는 편이구요.
아무튼 이런 설명 없이 아까 저녁에 그냥 막무가내로 제대로 안배웠다느니 한건 미안합니다. 제가 아는 바를 최대한 설명해드렸으니 보시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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