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한 사이에요
서로 과거에 있었던 연애나 이런 저런 얘기들도 다 알고 있는 그런 편한 사이였어요
사귀게 된건 2년 조금 안됐네요
오늘 전 일 끝나고 같이 일하던 언니랑 카페 창가에서 얘기하고 있으면서 남자친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요
남자친구는 밤에 일하거든요 이제 출근한다면서 가게 앞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남자친구 가게는 남포동이거든요 제가 봤던 곳은 서면이었고
부산분들은 아실거에요 남포동이랑 서면이랑 거리가 좀 된다는걸;
여튼 통화하면서 창밖으로 봤는데 남자친구가 어떤 여자랑 팔짱끼고 가는걸 봤어요
잘못봤다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남자친구가 옷이 많은것도 아니고 늘 비슷한 스타일에
같은 옷 입고 다녀서 딱 알아봤거든요
그래서 언니한테 지금 감기 걸려서 그런데 약국 문닫기 전에 약 사온다 그러고 내려갔어요
그리고 그랬으면 안되는건데 남자친구 뒤를 밟았어요ㅠㅠ
팔짱말고 왜 그거 아시죠
남자는 여자 어깨에 손 두르고 여자는 남자 허리에 손 감고 가더라구요
서면 지리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밀리오레 근처 A# 부터 쥬디스까지 걸었어요
시간으로 따지면 10분 좀 안될거에요 쥬디스 앞에 지하철역이 있구요
여튼 그 여자애가 지하철을 타려고 그랬나봐요
쥬디스 앞에 가판대라 그러나요? 목도리나 머리핀 등등 파는 곳이 쭉 있거든요
거기서 남자친구가 여자애한테 머리핀 꽂아주고 좋아하고 막 웃으면서 안아주고 하더라구요
근데 신기한게 화가 나니까 오히려 침착해지대요 근데 웃긴건
언니가 카페서 기다린다는건 전혀 안떠오르고 딱 남자친구랑 그 여자만 보이긴 했어요;
우에뜬 남자친구가 지하철 표 뽑고 보내주면서 안아주고 보내더라구요
제가 보고 있다는거 보여주기 싫었는데 제가 좀 안일했는지 마주쳤어요
안아주고 인사하고 딱 도는데 하필 제가 있는 쪽으로 돌아서 딱 마주쳤어요
저도 당황했지만 걔도 당황했는지 그 상태로 한 몇초 보다가
제가 돌아서서 가는데 뒤에서 잡더라구요
오해하지 말라고..
그래서 저도 웃으면서 오해 안한다구...
믿고 싶었나봐요
근데 그렇게 얘기 했는데도 계속 변명을 하더라구요
같이 일하는 동생인데 밥만 먹었다 친해진지는 두달쯤 됐는데 친동생 같아서 그랬다
내가 원래 스킨쉽하는데 거리낌 없는거 알지 않느냐 등등..
그런거 들으면서도 웃으면서 괜찮다구 이런거로 오해 안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나도 지금 일하는 언니랑 카페서 만나기로 해서 지금 가고 있는 길이었다고 했어요
그니까 걔도 괜히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카페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냥 괜찮다고.. 일 늦지 않았냐고 신경 쓰지 말라 하고 지하철 타는거 보고 카페 다시 와서
언니한테 약국 문연데가 없다고.. 집에 먼저 가야겠다고 하면서 먼저 왔어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니까
연애하는 동안에 너무 나 혼자 좋아하지 않았나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오늘 걔한테 핀 사주는거 보고 느낀거에요
2년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제가 받은거라곤 하나도 없거든요ㅠㅠ
우선 저도 받는것보단 주는게 좋아서.. 기념일이나 이런건 그냥 혼자 챙겼어요;
근데 저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연애에 돈이 얽히게 되면 서로 불편해질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100을 줬으니 50은 받아야 된다 이런 말들 많이 하는데 전 그런게 참 싫어요
너무 수지타산적이지 않나 싶거든요 ㅎㅎ;
그리고 그럴수밖에 없었던게
남자친구랑 저랑 둘다 자취하거든요
만나게 된 시기도 전 졸업한지 몇년 안됐지만 운좋게 취업하고
사회서 어느정도 자리잡고 수입도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상태였고
남자친구는 당시에 졸업반이었고 되게 힘들었어요 왜 남자들은 불가항력으로 군대를 다녀와야 되잖아요
지금도 졸업하고 생활비 때문에 어쩔수 없이 알바 하고 있긴 하지만
전 남자친구가 알바하고 이러면서 정신 팔리는게 싫어서 폰값이나 월세, 공과금 혹은 데이트 비용등
제 선에서 해결할수 있는 자잘한 돈들은 그동안 쭉 제가 내줬어요
물론 제가 얼마 벌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면 못났다고 하겠지만
나름 제 생활 다 하고 투자할거 하고 남는 돈이니까 그정도 내주는거야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근데 남자친구는 그런게 싫었나봐요
왜 남자는 여자한테 금전적으로 도움받고 이러면 자존심 상하고 이런게 있을수 있잖아요
그래서 알바하고 이런거 다 이해해줬는데 이런 일 겪고 나니까
제가 너무 안일했나 싶기도 하네요..
그동안 제가 연애 상담했던 친구들 말 들어보면
"니는 생긴건 멀쩡한기 하는 행동은 왜그렇노
니처럼 맨날천날 퍼주다보면 남자는 빨리 질려하고 결국 니는 몸 주는 호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아마 지금 니 남자친구는 니가 임신했다 그러면 뒤도 안돌아보고 지우라고 할껄?
잠수 안타면 다행이다"
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는데
제가 받는것보다 이것 저것 해주는게 좋은데 어떡해요ㅠㅠ
이번 상황도 그런게
제가 못해줬던거.. 저한테 찾지 못했던 점을 그 여자애한테 찾았다 싶으면서
괜히 내 자신이 못나보이고 그러네요
휴
방금전에도 잘자라고 전화와서 알았다구 일 열심히 하고 너무 무리 하지 말라면서 통화 하긴 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지인들한테 말하자니 또 맨날 듣던 말만 들을거 같고..
익명성을 빌려서 한번 주절거려 봤습니다 ㅠㅠ;
조언은 둘째치고 욕을 해주셔도 괜찮습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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