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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야구 인기만큼이나 큰 화제가 되는 것이 바로 시구입니다. 전 리듬체조 선수인 신수지는 이색 시구 한번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 리듬체조 동작을 응용한 일명 '일루션 시구'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소개돼 미국에도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13일 KBS <뉴스9>에서 방송된 ‘이색시구 인기폭발’ 리포트 가운데 일부다. KBS는 해당 리포트에서 최근 이색시구로 주목을 받은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를 인터뷰 하면서 시구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했다.
스포츠뉴스에서 소개해도 될 내용을 굳이 ‘간추린 단신’ 전에 별도 리포트로 보도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주말 저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되는 대목이 있다.
7월13일 KBS <뉴스9> 화면캡처 | ||
하지만 15일 저녁 KBS <뉴스라인>에서까지 신수지 선수를 등장시킨 것은 분명 KBS의 ‘오버’이다. 이날 KBS <뉴스라인>은 ‘뉴스토크-화제의 시구 신수지, 제2의 도전’에서 신수지 선수를 인터뷰했다. 내용은 이틀 전 방송된 <뉴스9> ‘이색시구 인기폭발’과 거의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신수지 선수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청해(사전녹화)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대략적인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7월15일 KBS <뉴스라인> 화면캡처 | ||
남자 앵커 :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시구였어요. 언제 한번 내가 프로야구 시구를 하게 되면 이렇게 하겠다, 벼르고 있던 건가요?
신수지 : 아니요. 예전부터 생각했던 동작은 아니구요, 일주일 전에 러브콜을 받고 그 뒤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5일 정도까지는 정석으로 연습을 하다가 이틀 정도 남기고선 아무래도 체조선수니까 기대를 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고 이 동작을 하게 됐습니다.
(중간 생략)
여자 앵커 : 말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 시청자를 위해서 혹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신수지 : 예. (스튜디오에서 ‘일루션 시구’ 동작을 선보인다)
남자 앵커 : 정말 눈앞에서 보니까 믿을 수가 없네요. 순간적으로 확 돌아서. 손연재 선수도 이런 거 할 수 있나요?
이미 KBS <뉴스9>에서 이틀 전에 소개된 내용을 굳이 스튜디오로까지 초청해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오버’지만, 공영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오간 질문의 수준과 내용이 ‘비공영방송스러운’ 것은 유감이다. 시구 동작을 스튜디오에서까지 선보이게 하고 여기에 “눈앞에서 보니 믿을 수가 없다. 손연재 선수도 이런 거 할 수 있나”라는 앵커멘트는 오버의 극치다.
7월15일 KBS <뉴스라인> 화면캡처 | ||
뉴스가 딱딱하고 권위적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공영방송 뉴스라면 다뤄야 할 것을 제대로 다루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는 게 온당한 태도다. 하지만 KBS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제대로 다룬 적이 없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등면적 ‘NLL지도’ 또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보분야 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이 KBS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까지 한 것은 KBS보도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이날 신수지 인터뷰가 이색시구에만 집중됐던 건 아니다. 체조선수로서 힘든 점,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도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지만 다른 사안을 제쳐놓고, 신수지 전 리듬체조 선수를 스튜디오로까지 불러내 인터뷰를 할 만큼 이번 사안이 중요했을까. ‘뉴스토크’가 소프트한 아이템을 종종 내보내긴 했지만 이날 ‘신수지 시구동작 재연’은 소프트 아이템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은 것 같다.
KBS 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뉴스가 아니라 코미디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876 (원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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