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제 성격 중에서 고치고 싶은 몇가지 것이 있어요
가장 고치고 싶은 건 사람에 대한 집착이에요
겉으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사 안절부절 못하는 성격입니다.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쌀쌀맞게 군다(이것 역시 쌀쌀맞다는 기준이 애매합니다. 가령 평소엔 답장을 길에 쓰던 친구가 ㅇㅇ 이런식으로 왔다는 식의 쌀쌀맞음이에요. 이런 경우 몇 번의 대화에서 친구가 다시 평소처럼 장문의 답장을 보내주지 않으면 크게 상처를 받습니다.)그러면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만 해요. 그친구 타임라인을 왔다갔다해보고 나눴던 카톡 대화를 유심히 보고 혹시 내가 뭐 실수한 건 없는지... 신경이 하루 종일 거기에 곤두 서 있습니다. 제가 이 문제로 부모님께 상담을 했더니 부모님께서 혹시 너 그런 쪽(동성애자)이니? 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집착이 심합니다.
근데 이게 한 명에게만 그런게 아니라 제가 좀 친하다 싶은 거의 모든 사람들한테 그래요
이걸 한 번도 표현해본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해요 겉으론 '나 싫다는 사람 잡는 편은 아니야' 라고 하지만 저는 누군가 제가 싫다그러면 정말 거기에 신경쓰여서 몇날 며칠 아무 것도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제가 다른사람의 행동과 말을 지나치게 신경쓰고 눈치를 본다는 점이에요.
혼자 밥을 먹는다거나 무엇인가 혼자하는 행동은 잘 합니다. 모르는 사람 눈치까지 신경쓸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연이 있는 사람들의 눈치는 지나칠 정도로 봅니다. 위와 비슷한 경우일지 모르겠는데 저 포함해서 셋이 있다고 치고 두 사람이 나보다 아이컨텍을 자주한다 그러면 거기에 대한 불안감은 어마어마합니다. 나를 좋아하지 않나? 내가 자리를 비우면 내 욕을 하지 않을까? 정말 친한 두사람인데도 말이에요. 이 망상이 너무 심해서 저는 항상 같이 있는 사람의 억양이나 행동에 엄청 신경을 씁니다. 조금이라도 저를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행동이 나올까봐요.
때문에 저는 친구에게 먼저 만나자는 이야기를 잘 못합니다. 나를 만나기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깔려 있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 몇 명은 괜찮지만 진짜 그 몇 명을 제외하고 나면 연수와 친밀도에 관계없이 먼저 연락하는 걸 두려워 합니다. 혹시 거절이라도 당하면 그 '미안'이라는 문자 하나에 정말 어마어마한 시나리오를 써내서 혼자 관계를 정리하기도 하구요.
이건 조금 다른 얘기지만 친구가 연락도 안되고 약속에 조금 늦는다면 보통은 '무슨일이 있나?'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저는 '아.. 내 뒤통수를 치려 날 바람맞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해요. 상대가 누구건 상관 없이 거의 항상이요.
저는 항상 누군가에게 버려질까 무서워합니다. 자존감의 문제인 것 같지만 저는 제 자신한테는 나름 만족하는 편이거든요. 거울을 본다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할 때도 저는 거의 보통 제 얼굴에 만족을 하고 공부도 제법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가끔 나를 사랑하는 게 너무 강해서 문제라고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자존감은 강한데 이렇게 타인에 대한 불신(?)과 과한 집착을 보일 수 있는 건가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나는데로 글을 썼더니 글에 너무 두서가 없네요.. 읽는데 큰 불편함이 없길 바라며 혹시 이런 쪽에 관련해서 도움이 될만한 책이나 강의가 있다면 추천 좀 주세요. 항상 고치려고 하지만 이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감정들이라 하루하루가 너무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