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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좋아하는 여징어입니다. 달리기와 웨이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다른 운동도 싫어하지 않고요. 처음에는 운동을 잘 못했는데 하다보니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 열심히도 해서 이제 운동을 별로 접해보지 않은 남자분들이나 웬만한 여자 이상으로는 운동을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요새 들어 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남자가 운동을 잘하면, 주위 사람들은 “잘한다” “부럽다” “나 좀 가르쳐 줘” 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자가 운동을 잘하면, 꼭 한 두마디씩 툭툭 던집니다.
와, 난 너랑 운동하면 안되겠다.
너 나 운동할때는 옆에서 운동하지 마라?
너 그러면 니 남자친구가 안 싫어하냐?
잘 하는 남자한테는 안 그러면서 꼭 저한테 와서 그래요. 남자가 잘하면 부럽다 하면서 여자한테 지면 자존심이 상하나 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나요.
꾸준히 운동도 안 하고, 음식 하나 먹을 때 신경도 안 쓰고 술은 술대로 마시면서 열심히 하는 ‘여자’보다는 당연히 잘해야한다는 그 태도가요. 물론, 달리기나 웨이트나 남자가 선천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는 맞습니다만, 매일매일 꾸준하게 운동하고 식단도 관리하고, 더 잘하려고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두어번 얼굴 비출까말까한 사람보다 여자라고 해서 못해야 하는 법이 있나요?
제가 운동하는 곳에서는 운동기구를 쓰고 다 같이 나눠서 치우는 편인데, 무거운 기구는 주로 남자분들이 많이 치우셔서 그게 미안해서 열심히 치우고 있으면 그거마저 고깝게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자랑하지 말라고요. 여자니까요. 고중량 운동해서 다 털린 거 같아서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줬더니, 저게 할 소린가요? 정도가 심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지만, 이따금 좋은 기록을 내면 꼭 듣게 됩니다.
넌 운동할 땐 내 옆에 오지 마.
모든 남자분들이 그러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남자 분들 중에 성실하게 자기 할 일하고 자존감 높은 분들은 절대로 저런 소리 안 합니다. 오히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같이 운동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 저도 그런 분들이랑 운동하면 정말 즐겁습니다. 하지만, 몇몇 남자 분들은 저런 이야기를 정말로 꾸준히 던지고 갑니다. 자기들 입장에서는 농담이라고 하는데, 제가 그거 하나 못하면서 옆에 와서 운동하지 말라고 농담 하나 던지면, 과연 가만히 있을지 모르겠네요. 도대체, 여자보다 운동을 못하는 게 그렇게 화가 나나요? 운동을 하는 '여자', 남자보다는 당연히 운동을 못해야하는(지면 자존심 상하는) '여자'가 아니라 나보다 운동을 그저 조금 더 열심히 해 온 동료로서 봐줄 수는 없는 건지.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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