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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4071
    작성자 : 받아들이다
    추천 : 4
    조회수 : 1271
    IP : 193.197.***.10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10/27 04:33:29
    http://todayhumor.com/?love_14071 모바일
    잊지 못할 설레는 기억 있으세요?
    연애를 여러번 해봤고 여러 사람을 만났고 꽤 여러번 설렜어요.

    누군가가 내가 이쁘다고 말해줄 때 혹은 우는 날 껴안아줄때.
    내 위에서 날 내려다 보는 눈빛.

    그래도 전 첫 연애에서 손잡은 건 평생 못잊을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별일 아닌것같기도해요.
    사실 엄청 소소하죠.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안되였을때고 저는 대학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남자친구는 통학이었어요.
    남자친구가 학교에서 공부하다 집가긴전에 얼굴본다고 자취방쪽으로 왔었거든요.

    그래서 잠깐 얼굴 보고 조금이라도 더 있고싶어서 제가 정류장까지 데려다준다고 말했었죠.


    봄이였어요  정확한 날은 기억안나지만 아마 4월 말이었던것같아요.
    밤은 아직 쌀쌀했지만 춥지는 않았던것같아요.

    옆에서 꽤 가까이 걸었기에 손끝이 스쳤어요.
    손이 신경쓰이니깐 한 생각만 들더라고요. 이 손을 잡을까 말까.
    내가 먼저 잡아도 될까. 그냥 자연스럽게 잡으면 되는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친구가 제 손을 살짝 잡더라고요.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사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나요.

    그저 서로 눈도 못마주친채 앞만 보며서 손을 잡고 걸었어요.


    사귄 기간도 짧은데다가 소위 더럽게 헤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이인데도 그때 내가 엄청 설렜다는 사실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첫 포옹, 키스 그런 건 하나도 기억나지않는데 그 때 내가 어떤 기분인지 잘 안떠오르는데
    겨우 손잡은건 내 심장이 미친듯이 떨렸던게 기억나요.


    아 맞아요.
    제일 설렜던 카톡도 받아봤어요.
    썸을 탈때 매일 연락을 하는데 한번은 새벽에 답장도 못보내고 먼저 자버린 적이 있었어요. 저한테 자냐? 에휴 자냐보네 잘자라고 카톡이 몇 분 간격으로 와있을때

    경상도 남자라 말투도 무뚝뚝하기 그지없는데 일어나서 그 카톡을 보는데 정말 행복한거 있죠.
    그냥 너도 나처럼 날 생각하는구나, 내 답장을 기다리는구나.




    그 애를 만나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울었고 약간의 트라우마도 있었는대... 그럼에도 그 애를 만났던 걸 후회할 수가 없어요.


    덕분에 내 스무살 봄이 특별했거든요.
    정말 많이  아파봤고 울어봤고 그리고 설레봤으니깐요.


    그냥 요즘 제가 설레는 일이 없어서 그럴까요.
    누군가가 설렜던 혹는 설레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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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27 05:13:08  221.138.***.2  도요새  596072
    [2] 2016/10/27 09:45:40  173.245.***.213  류준열의습격  564757
    [3] 2016/10/27 10:33:49  222.100.***.211  안재홍♥  562699
    [4] 2016/10/28 19:19:17  125.180.***.168  비상하리라  460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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