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조그마한 장례식을 치뤄볼까 합니다.
첨엔 조용히 저만 하려고 했는데 사건(?)에 실마리가 풀려서
여러분과 함께 해볼까합니다.
일단 간단히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오늘 추석을 맞이해서 벌초를 다녀왔습니다.
저녁에 부산에 도착하여
와이파이님을 집으로 모시고자
데리고 집에가려던차!!!
차에 짐을 빼고 집에 데려다주려했습니다.
사무실에 들러서 차에 짐을 옮기려하는데.
보도블럭에 까치가 한마리 죽어있었습니다.
나 : "니데리다주고 사무실와서 묻어주야긋다."
와이파이 : "알긋다. 근데 뺑소니같네"
나: 인간들이 새를 치었으면 최소 뭐에 싸가지고 묻어주던가 해야지 ㅉㅉㅉㅉ
와이파이 : 동전있으면 던지주라...
(운전하다가 로드킬당한 고양이, 강아지를 보면 항상 제가 동전주머니에서 길에 동전을 던짐..)
나 : 그냥 묻어줄께..
암튼 그렇게 우린다시 집으로 향했고
와이파이 드랍후 전 사무실로 ㄱ ㄱ ㄱ
(까치때문이 아니고 밤샘 설계작업때문임!)
도착하니... 깜빡 잊었던 까치가 누워있더군요.
기왕 묻어주는거 밀봉이라도 해주자 싶어서(불쌍하잖아요.ㅠㅠ)
관을 짜줍니다.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한 까치..
맘이 좀 무거워지는군요..
ㅠㅠ
관(?)을 짤 재료입니다..
mdf 공사하다 남은 자재로 만들어봅니다.
재단하고..
맞춰보고.
마킹하고.
조립해보고.
본드를 바르고..
타카쏘고.
밑판 넣어주고...
닫아서 조립하고..
조금 무거운마음으로 진지하게 만듭니다.
그냥 눕히면 좀... 신경쓰여서.
와이파이 화장대 깔아주고 남은 털 깔아줍니다..
나름 신경써서 만들게되네요.
색칠까진 오버(?)인듯하여.
이대로 관뚜껑에 글을 적습니다.
느낌표는 조금 인간들에 원망?
같은겁니다.;;
암튼...
이렇게 만들고
까치를 데려와 눕혀봅니다.
어제 없었던 까치가 누워있으니..
죽은지 하루 안됀거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로드킬인줄 알았던 까치를 ...
자세히 보니!!!???
로드킬이 아니였습니다.!!!!
목부근부터
날개끝부분까지
불에 그슬린?듯한 자국이 남아있더군요...
그렇습니다...
보도블럭위 전봇대!!!
까치는 감전사 했던겁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정정합니다..
이렇게 정정하고 관뚜껑을 닫습니다...
짧은 묵념도 했습니다..
로드킬인줄 알았던 까치가 감전사라....
여기서 오유에 올려야 겠다...생각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동물들에게 이렇게 피해를 주고있다...
이런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생각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글을 정정하고 내일 날밝으면 뒷산에 묻어주려합니다.
날씨가 선선해서 사무실 문앞에 놔두고
향대신 담배를 올려줬습니다.
좀 오그라들수도 있는 글이고 내용이지만...
여러분!
까치에 장례식에 참석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칭찬은 바라지도 안고 그냥 동물보호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