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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신혼은 아니지만... 나름 신혼입니다.
와이프와 같이 사는 것은 장점이 많아요.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같고 관심 주제들이 같으며 취미가 많이 겹칩니다. 재미있고 좋아요. 착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자주 웃어요. 하지만 좋은 친구, 좋은 룸메이트 이상의 사람이 아닙니다.
아내가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사랑한다고 하면 "응"이나 "알았어"라고합니다. "나 사랑해?"라고 물어보면 왜그런걸 물어보냐며 화를 냅니다.
말뿐만이 아니에요. 결혼전에 와이프가 섹스를 거부할 때 댄 이유는 결혼 전에 성관계를 하는 것이 부도덕하게 느껴져 부담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애 중반에는 몇 차례 관계를 갖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후반부에 결혼 확정되고 나서는 저 이유를 대고 거부했습니다. ) 저는 충분이 이해할 수 있었구요. 물론 처음에는 투덜댔지만 나중에는포기하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뽀뽀나 포옹을 하는 것을 싫어했는데 사람들 보니까싫어한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이것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그것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연애할 때 너무 차가워서 제가 "결혼하면 그래도 같은 집에살고 같은 침대에서 자고 하니까 하루에 한번은 뽀뽀 할 수 있겠지?" 라고 했더니 와이프가 뽀뽀는물론이고 일주일에 다섯 번은 섹스하자고 웃으면서 말했었는데...(저는"나 이거 카톡 캡쳐한다!"라고 하고는 캡쳐까지 해서 보내줬었죠... 반 장난이었지만 반은 진심...) 그렇지만 막상 결혼을 해 보니...집에서 단둘이 있는데도 섹스는 커녕 키스도 거부합니다. 목, 가슴 다리 등 "성적일 수 있는 부분"에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주로 손만 잡을 수 있어요. 손은 가끔만 뿌리쳐요. 저는 매일 조르고 유혹(?)하지만 거의 못하고 평균 한달에 2~3번 섹스를 합니다. 그것도 술을 마시면 하고, 안 마시면 안 해요. 저는 맨 정신에 하고 싶은데 와이프가 술을 마셔야 해주니까 저도 술을 많이 마시게 됐습니다.
3월 초에 한번 만취상태에서 했고 3월 말에 제가 진짜 조르고 조르고해서 맨정신에 한번 했습니다. 그때도 그냥 빨리 하라고 막 해서 그냥 빨리 끝냈어요. 지난주에 또 술 왕창 마시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3월부터 지금까지 3번 한거에요. 그냥 참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른 부분을 사랑하니까요. 그래서 결혼하고 나서는 그냥 자위를종종 하고 참고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자위할 때도 와이프 생각하면서 해요...)
가끔... 와이프가 잠들고 나면... 와이프의 손을 찾아서 잡고 잡니다. 잘때는 손을 빼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최근에 있었습니다. 학교 여자 후배가있었는데 얼마 전에 길에서 우연히 만났거든요. 잠깐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제 표정을 보고 알았는지 뭘 보고 알았는지 우연히 만나고 얼마 뒤에 연락해서는 많이 힘들어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뭔가 비교됐던 건 와이프는 이런 것 전혀 눈치 못 채거든요. 제가불행한지 행복한지, 어떤 감정인지... 전혀 몰라요. 며칠 전에도 제가 회사문제로 좀 고민을 털어놨는데 아무 반응이 없고 그냥 제 고민을 씹고 다른 이야기를 바로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는 저에게뭐 물어본다고 주말에 좀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그 후배가 아직 학교 다니고 있고 제가 선배니까) 취업에 대한 자문을 구하려나 보다 싶어서 만났습니다. 차를 마시고 밥을 먹으면서 실제로 취업에 대해서 논의를 했는데 차 마실 때 갑자기 손을 제 무릎에 얹으면서 "선배 힘들면 나한테 기대도 돼," 이러더라구요. 저는 그 순간 다른 여자와 몸이 닿았다는 사실이 와이프에게 너무 미안해서 무슨 짓이냐며 바로 일어나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가슴이 뛰고 뭔가 연애할 때와 비슷한 설렘이 느껴진 건 사실입니다.
그뒤에 와이프를 간절히 찾았고 매일 관계를 시도했습니다. 원래도 매일 시도하지만요. 그 후배에게 흔들리지 않았으며 제 와이프를 사랑한다는확신이 제 자신에게서 필요했거든요. 그렇지만 역시 일주일 넘게 와이프는 저에게 섹스는 커녕 포옹이나키스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시도하면 대부분은 밀쳐내고... 포옹이나키스는 가끔 받아주기도 하지만 정말 가끔이에요. 한 30번시도하면 한번 받아주는 꼴... 생각해보니 와이프가 자기 손을 제 몸에 먼저 댄 일이 결혼하고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 무릎에 얹은 여자 후배의 손이... 결혼하고 나서 여자가 먼저 제 몸에 손댄 일이 처음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와이프와 키스와 섹스를 많이 시도했는데 와이프는 역시 시큰둥했어요. 그래서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운동이나 할까 해서 집에서 나왔는데 그 후배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오늘 시간 되냐구요. 그래서 안된다고, 나 운동하러 간다고 하고 답도 듣지 않고 끊었어요. 그리고 헬스장에갔는데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겁니다. (지난번에 어느어느 헬스장 다닌다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차나 한잔 하자, 그리고 바로 운동하러 가라, 10분이면 된다, 그래서 거절하면 더 귀찮게 할까봐(앉아서 이야기 하며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한테이블의 반대쪽에 앉아서(즉, 서로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데 제 발을 툭툭 치더라구요, 웃으면서. 그래서 "왜이래"이랬더니 웃으면서 "선배, 나 선배 좋아해요"이러는데 마음이 무너지는겁니다. 결혼하고 와이프한테좋아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아 아니다 "오빠랑 결혼하니까 좋아"라는 말을 한 번 한 적이 있었네요. 딱 한번. 그 말도 "나를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죠. 연애할 때부터 무조건 제가 좋아서 따라다닌 관계였습니다...
어쨌든, 그 후배에게는 "너 이런식일거면 나한테 연락하지 마"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일요일 낮에 있었던 일인데 아직도 아까를생각하면 한편으로는 황당하고, 한편으로는 고맙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늦은 밤, 와이프가 잠든 뒤에 전화를 해서는 "아무리 봐도 선배 너무 외로운거 느껴진다. 와이프가 그걸그냥 방치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고 하더군요. "네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아니다. 너 그럴 자격없다"라며 화를 내고 끊었어요. 번호와 메신저에서도차단했어요. 하지만... 와이프는 제가 우울해 해도 전혀모르는데 알아주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그 후배와 어떻게 해 볼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바람은 정말 싫구요. 어차피 연애 감정을 느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 후배같은 사람도있는데 저는 제 와이프와 결혼한게 많이 후회됩니다.
최근에는 불행하지만 "결혼생활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며 자기위안을했지만 그 후배가 나타난 뒤로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는사실이 상기되어 더 불행해졌을 뿐입니다. 어떻게 할 생각은없습니다. 그 후배하고도 다시 연락할 일 없구요. 하지만 최근에 그 후배와 있었던 일이 결혼을 잘 못한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점은 있습니다.
이혼할 생각도 없고 바람필 생각도 없어요. 그냥 혼자 외로워야죠. 그냥... 너무 외롭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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