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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98818
    작성자 : 익명amNra
    추천 : 15
    조회수 : 2213
    IP : amNra (변조아이피)
    댓글 : 138개
    등록시간 : 2015/04/03 03:43:05
    http://todayhumor.com/?gomin_1398818 모바일
    성추행당하고 .. 경찰서가서 조서쓰고 지금 왔어요(스압)
     
     ㅎㅎ이젠 담담하네요. 벌써 3번째 겪는 일이에요.
     서울-경기 순환버스에서 같은자리에서만 3번째 .. 신기하죠. 저도 신기해요.
     
     
     
     첫번째는 아무것도 못했어요. 그냥 굳어서. 움직여지지도않고. 너무 .. 뭐지? 이런느낌.
     그냥 제 다리를 만지는데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고 그새끼는 그대로 내려버렸어요.
     진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요. 쌩판 알지도 못하는 여자 다리를 한시간은 더듬고 주무르고서요.
     
     두번째는 .. 그 미친놈한테 쌍욕을 했어요.
     첫번째 추행을 당하고 아무것도 못 한 내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서
     정말 거의 매일 다음에 이런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냈거든요.
     한동안은 손이 매일 벌벌 떨리고, 맨날 생각나고, 어디 말도 못하고.. 그러면서
     진짜 어떻게 욕하고 어떻게 행동할꺼고 이런걸 정말 시뮬레이션했어요. 시간있을때, 생각날때마다
     그때는 항상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정말 안되겠지만.. 만약에 걸리면.. 진짜 후회하지않게
     지랄발광을 할꺼야 이런생각을 하면서 지냈어요.
     그리고 정말로, 반년쯤 뒤에 똑같은 버스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추행을 당했네요.
     그리고 정말로, 시뮬레이션한대로 그대로 해줬어요.
     온 버스 다 들리게 소리지르고, 욕하고, 씨발새끼 개새끼 니 부모가 너 그러고 다니는거 알든? 패드립도 치고
     근데 진짜 웃긴게
     쪽팔린줄은 아나봐요.
     못 일어나더라구요.
     제가 그랬어요. 더러우니까 내옆에서 일어나서 꺼지라고.
     그랬더니 그새끼가
     네 꺼질께요. 이러면서 못일어나요.
     그때가 고속도로 위였거든요. 첫번째처럼 톨게이트 지나고서 그새끼가 그대로 못 튀게
     고속도로 위에 있을때 쌍욕을 했어요.
     버스 안에 다 들리라고 일부러 큰소리로 지랄지랄을 하니까 쪽팔린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네 꺼질께요, 꺼질께요, 이러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
     그때 무슨 생각이 든 줄 아세요.
     아 하긴. 이러니까. 이러니까 알지도 못하는 여자 다리
     그 여자 자는 것 같으니까 몰래 만지고 다니지. 사람구실하는 새끼였으면 그러지도 않겠지.
     진짜 병신이구나 이런 짓 하는 새끼들. 무서워 할 필요도 겁낼 필요도 없구나.
     
     
     그리고 오늘 일이 있기 전에
     제 친한 지인이 성폭행을 당하고 집에 오자마자 저한테 전화를 한 적이 있어요.
     카톡과 전화를 했었고 그게 거의 반 년이 다 되어가는것 같은데
     제가 그 사건의 거의 유일한 증인아닌 증인이 되었었어요.
     그래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갔었더랬죠.
     사건이 사건이다보니 제 경험을 말씀드렸는데 다음에 만약에,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신고하라고
     수사관님이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바로 출동할거라고. 꼭 고소하라고. 법이 바뀌고 나서는
     합의를 봐도 기록에 남는다고.
     그리고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증거를 남기기 힘들겠지만 최대한 남기는게 좋고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그런 말씀이요.
     그런데 저는 두 번째 사건 이후로 다신 이런 일 없을줄 알았어요. 적어도 그 버스 그 자리에서는.. 어떻게 세번씩이나 그런 일이 있겠어요?
     그런데 있네요.
     그게 오늘이에요.
     
     저 뭐라도 녹음될까 싶어서 핸드폰 음성 녹음 계속 켜뒀어요.
     사실 처음 그새끼 차 탔을때
     좌석버스는 좌석이 □□  □□이런 식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제가 □□ □■ 까만 자리에 앉았었어요. 하얀 자리는 공석이었는데 제 바로 옆자리를 앉는거에요.
     그순간 진짜 느낌이 쎄하면서 친구한테 카톡을 바로 하고.. 변태같다고..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안자는 뉘앙스를 주려고 간간히 전화도 하고 카톡도 했었는데
     할새끼는 하나봐요.
     결국 더듬더라구요. 저 사진도 찍었어요. 그상황에. 제가봐도 대단해요.
     제가 일어난거 분명 느꼈을텐데 손도 안빼고 그냥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카메라 켜서 두장 찍고
     찍자마자 소리질러서 쫓아내고 경찰에 신고해서
     버스 기사분이 협조해 주셔서 경찰분들이랑 지정된 정류장에서 만나서 경찰서 갔어요.
     가서 조서쓰는데 친구랑 한 카톡 기록 덕분에 비교적 정확한 시간을 쓸 수 있었고
     처음 탈때부터 신경 곤두세우고 있어서 대부분이 다 기억난 덕에 조서 꾸미는것도 자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이런 새끼들 공통점이 절대 자기는 안했다에요. 전 사진도 찍고 비교적 증거가 많은 상황인데도
     자는데 실수로 만지게 된 것 같다 이러면서 발뺌해요.
     
     전 다음주에 변호사님 만나서 다시 증언하고
     검찰로 송치될때를 기다릴거에요. 한달에서 두달정도 걸린대요.
     제가 버스에서 그랬어요. 너 거기서 딱기다려. 사진도 다찍었으니까. 너 좆됐어 개새끼야.
     
     
     
     진짜요.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해요.
     
     다른 얘기지만 오늘 낮에 광화문 다녀왔거든요. 세월호 유가족분들 반삭하고 계시더라고요.
     서명하고 리본도 뱃지도 받아왔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거기 있는데 계속 눈물이 흘러서 더 있지 못하고 거의 도망치듯 나왔는데요.
     지금 제 동생이 그 아이들이랑 동갑이에요. 제 동생 친한 친구가 사고난 다음 세월호 예약 학교였어요.
     저도 얼굴 알고 제동생이랑 중학교 동창인 아이가요.
     오늘 광화문에서 그런 기분 겪고 또 집에 올 때 이런 일 겪고 나니
     정말 내몸 내가 지켜야겠구나 .. 정말 힘들고 급박할 때 나밖에 믿을사람이 없구나.
     그리고 조서 쓰고 새벽 2시에 집에 와 보니 세월호 팔찌 신청했던게 집에 와 있는데 참 기분이 ...
     그래서 동생한테도 설교아닌 설교를 한참 했어요.
     난 너 없으면 못살고, 너가 만약에 저 배 탔으면 저기서 반삭하는게 나였을거니까
     항상 제발 조심하라고. 평소에는 개드립치면서 서로 웃는 사이지만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까요.
     
     
     
     진짜 자기 몸 자기가 지키세요.. 특히 여성분들.
     전 세번째 되어서야 신고할 수 있었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못했구요. 두번짼 하지말라는 말을 할 수 있었어요. 세번째 되어서야 신고를 했구요.
     그 버스에 있던 사람들 제가 그렇게 지랄하고 뭐라고 했는데 그냥 다들 조용했어요. 아무도 날 지켜주지 않아요.
     그리고 잘못한건 당신이 아니에요. 죄진것도 당신이 아니구요.
     이젠 더이상 정말.. 아무렇지 않음에 씁쓸해요 전. 다시 이런 일 일어나도 잘 신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 이렇게 긴 글 처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오유에 남겨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한분이라도. 성폭행, 폭은 부당한 대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으면
     그러지 말아요. 본인은 본인이 지켜야죠. 힘내요.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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