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은 국가간 ISD 싸움에서 져 본 적이 없다?
=> ISD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용감한 발언입니다 고갱님‘ㅅ'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985 투자자 국가소송제도는 해외투자를 한 ‘기업’이 투자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나 권리침해를 받았을 경우 해당 국가를 국제기구인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하는 제도’입니다. 즉 ‘기업이 타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라고 만든 제도이니 애시당초 정부간 싸움이 벌어질 일 자체가 없지요.
어디서 뭔 말을 듣고 오는 건 좋은데 최소한 검증하는 시늉은 해 봅시다.
2) 소송을 종합해서 분석하면 제소를 한 쪽은 전부 미국이다?
=>‘ISD 때문에 미국기업이 우리나라를 마구 제소해서 깽판을 놓을 것’이라는 주장의 반론을 하는 것이니 당연히 미국이 제소한 케이스를 들고 와야 정상이지요. 근데 이게 연막정보고 마타도어다? 논리 파탄이군요.
말 나온 김에 그 케이스들 얘기 더 해 보지요.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5516720&code=11151100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외국 정부를 제소한 총 108건 중에서 승소한 것은 단 15건, 패소는 더 많은 22건이고 18건은 양측 합의로 종료, 나머지는 여전히 ICSID에 계류중입니다. 이미 결론이 난 케이스 55건만 갖고 얘기하자면 승소율 27.3%, 패소율 40%. 나머지 53건의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미국이 ‘힘의 논리’에 의해 다 이겨버릴 것이란 ‘마타도어’를 깨부수기에는 충분히 저조한 승률이라 하겠습니다.
이 얘기와는 별 상관이 없지만 비교를 위해 미국정부가 제소를 당한 케이스도 살펴보지요(물론 이 역시 ‘국가 대 국가’ 싸움이 아니었음은 당연한 얘기ㅋ). 단, 미국회사가 외국을 제소한 경우가 108건인데 비해 미국정부가 제소당한 것은 고작 15건. 이건 당연한 것이, 미국시장은 상대적으로 잘 개방되어 있고 사법제도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기업이 제소할 만한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반대로 미국이 외국을 제소한 케이스들은 대부분이 지적재산권 관련이라고 하지요).
그럼 그 15건은 어떻게 결론났느냐? 미국정부가 6건 승소, 나머지는 합의로 종료되었습니다. 사실 이 경우는 케이스가 너무 적어서 딱히 누가 유리했다 아니다라고 따지기 어렵습니다(6건이 전부 패소였다고 해도 같은 얘기를 했을 겁니다). 참고로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이 15건 중 13건이 NAFTA 역내에서 벌어진 케이스인데, 9건의 합의가 전부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 중 미국에게 유리하게 합의된 것이 6건이고 반대가 3건, 최종 판결이 난 4건은 미국에게 유/불리한 판결이 딱 절반씩인 2건씩이었지요. 스코어 8:5. 미국이 절대적 지위를 갖는 NAFTA 역내에서 벌어진 ‘방어전’조차 이 꼴입니다.
참고로, 한미 양국의 상대국가 기업투자규모를 따져보면 우리가 미국의 2.5배 정도로 많습니다. 즉 한국 오려는 미국기업보다 미국 가려는 한국기업이 더 많다는 얘기. 양측 사법제도의 공정성이 동일하다면 ISD에 제소할 일이 우리가 많을까요 미국이 더 많을까요?
ISD는 기업이 외국 투자시 발생한 문제를 가장 공정하게 중재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국도 아닌 외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데 그 나라 법원에 중재를 요청하면 외국기업 손을 들어주겠습니까? 제 3자인 ICSID도 못 믿겠다면서 미국 법원은 믿을 수 있을까요?
미국 정도만 돼도 차라리 낫지요. 자국 산업 보호나 기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멋대로 계약을 파기하는 개도국 같은 데서 돈 떼먹히면 어디에 호소할까요? 비슷한 케이스를 우리나라 경제발전사에서 한두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FTA가 확산되면서 ISD 협정을 맺는 사례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서 FTA가 딱히 아니라도 이미 81개국과 ISD 협정을 맺은 바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보다 우리 기업이 나가서 투자를 해야 할 입장이고요. 문제가 생겨도 우리가 제소할 일이 많으면 많았지 반대는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ISD가 강대국만 손을 들어주는 식으로 불공정하게 운영될 경우이고 이를 우려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미국조차도' ISD에 의해 맘대로 전횡을 저지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봅니다.
또한 ISD에 의해 제소할 수 있는 범위는 이번 FTA에서 양국 모두 상당한 제한을 두고 있고, 특히 의료나 치안 등 국가가 제공해야 할 공공서비스는 분명히 제외한다는 것을 명시해 놓은 바 있습니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퍼온 글입니다.(성인 커뮤니티라 주소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솔직히 FTA와 ISD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개중에 퍼진 정보들 중엔 광우병 괴담처럼 '말도 안되는' 확대해석과 근거없는 루머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글 역시, 어찌보면 그저 한 사람의 개인의 의견일 뿐이겠지만.
솔직히 왠만한 FTA 반대성 글보다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어보이네요.
다들 한번씩 읽어보시고, 의견공유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