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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93817
    작성자 : 익명cGlha
    추천 : 16
    조회수 : 750
    IP : cGlha (변조아이피)
    댓글 : 71개
    등록시간 : 2015/03/28 04:14:55
    http://todayhumor.com/?gomin_1393817 모바일
    엄마가 시신으로 발견됐어요. 긴글ㅇ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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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빠랑 오빠랑 셋이 살았어요.
    아빠 생각해 친척들이 잠깐 보육원에 맡기고
    돈벌어서 자식 찾아오라고 해도 내 새끼 내가 키운다며
    일하시면서도 항상 따뜻한 밥 해서 먹여가면서
    키워주셔서 엄마 빈자리 모르고 컸어요.

    제가 17살때 할머니 집으로 엄마가 울면서
    전화 왔었어요. 원래 집전화는 거의 할머니가 받으셨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제가 받고 싶었는데
    엄마가 찾아가면 만나줄 수 있냐고 울면서
    얘기하길래 만날 순 있는데 반갑지는 않다고
    솔직히 얘기했어요.
     
    엄마가 만들어 놓은 빚때문에 아빠가 고생해서
    엄마 미워했거든요. 엄마가 매일 술에 취해있어서 
    무섭기도 했고 10년동안 한번도 안찾아와서 
    그냥 내가 안보고 싶은가보다 하고 무덤덤히 생각했어요.
    졸업식마다 엄마 보고싶어서 아빠랑 할머니 와 있는데
    화장실 들어가서 몰래 울고 나왔었거든요.
    근데 고등학교 올라가고 머리가 커지니까
    나 안보고 싶어하는 사람 나도 그리워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전화받고 얼마 안지나서
    엄마 만났는데 제가 어릴때 쓰던 미사포가
    엄마 핸드백에 꼬질꼬질한 상태로 들어있었어요.
    제가 웃으면서 엄마는 이것도 안빨고 왜 가지고 있었냐고 하니까 우리 애기 냄새없어지는게 싫어서 안빨고 가지고 다녔다고 하는거 듣고 엄마도 내가 그리웠구나
    처음으로 생각했어요. 

    그렇게 엄마랑 헤어지고 아빠차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엄마때문에 속상해서 시무룩해있는 저 보고
    아빠가 엄마랑 같이 살고 싶으면 솔직하게 얘기해도 괜찮다고 하시길래 아빠가 키워놨는데 내가 어느날 훌쩍 떠나버리면 배신감 들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그동안 아빠한테 예쁘고 착하게 자라는 모습 많이 보여줘서 괜찮다고 없으면 보고싶겠지만 원망하지 않을거라고 하시는거 듣고
    아빠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25살 된 지금까지도 아빠랑 살고 있어요.
     
    엄마랑은 그 날 이후로 간간히 연락했는데
    제가 핸드폰을 잊어버리면서 엄마랑 연락이 끊어졌어요.
    그러다 5일전 엄마가 살던 원룸에서 엄마가 시체로 발견됐대요. 엄마 남자친구가 처음으로 발견했는데 연락받고 가서 엄마 시신도 봤어요. 화장실 수건걸이에 목매달고 자살했대요. 엄마 힘들지 않게 보내주려고 부검은 안하기로 했어요. 근데 팔에 수없이 칼자국이 있었어요. 엄마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 제가 못본건지 그동안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그 칼자국 보면서 엄마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요. 자식도 버겁다고 느껴질 만큼 힘들었구나 이해하기로 했어요.

    어제 엄마물건 다 정리하고 엄마가 가지고 있던 미사포, 엄마 안경, 저하고 오빠한테 미안하다고 유서쓴 핸드폰 가지고 집으로 왔는데 최신 통화목록이 엄마남친밖에 없네요. 전화번호부에도 두세사람밖에 없고. 장례식 하는데 막내이모가 하는얘기가 엄마가 가끔 전화해서 이모딸 잘있냐고 물어봤대요. 학교는 갔냐고 수능은 봤냐고.. 생일엔 선물 뭐해줬냐고..그래서 이모가 엄마가 제가 보고 싶어서 그러는거 눈치채고 요즘애들은 뭐 좋아한다. 우리딸은 요즘 연애한다. 그런거 알려주면 연신 고맙다 고맙다 했대요. 저랑 막내이모딸이랑 생일 2주밖에 차이 안나거든요. 엄마가 얼마나 떳떳한 모습으로 막내이모한테 들은 선물 한가득 사서 저 보러 오고 싶었을까 생각하면 잠이 안와요.
        
    너무 속상해서 술한잔 마시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쓰는거라 죄송해요 아마 읽기 힘드실거에요.
    아직도 후회되는거중에 하나가 엄마 마지막으로 만나던 날 엄마가 해준밥 너무 먹고싶었는데 엄마가 귀찮아 할까봐 밥해달라고 말 못했어요. 어릴때 놀다 들어와서 엄마가 끓여준 청국장 먹으면 진짜 맛있었는데 그날 엄마 눈치보지말고 떼써서라도 밥한끼 얻어먹고 올걸 그랬어요.

    조ㅣ송해요. 저도 엄마 닮아서 깊은 속얘기 나눌 사람이 없어서 그냥 오유에 이런저런 얘기 해봐요.
    엄마한테 말못한사랑 아빠한텐 많이 표현하면서
    효도하면서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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