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전공은 예체능입니다..
물론 구하려는 일 외에 다른 꿈이 있다는 게 특별하게 비춰질 수 있는 일인 것 압니다.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요소라는 것도요.
그래도 전 면접을 허투루 보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회사에 대해 알아봤을 때도,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괜찮고, 좋은 기업인 것 같아
긍정적인 마음도 가지고 있었구요.
면접 중에 분명히 저도 구하려는 일이 저에게 또 다른 즐거운 일이고,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다른 곳에서 겪어 본 결과 저에게 맞는 일인 것 같았다,
구하고자 하는 일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제 꿈은 병행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는
의사를 설명하고 보여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모전같은 데에도 응모했는지를 물어보시길래
대학시절 공모전 응모 영수증을 제출해오라, 는 과제가 있어서 두 어번 응모를 한 적이 있지만, 당선된 일이 없다.
또한 그 이후로 아직 수준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공모전 따위에 작품을 출품해 본 일이 없다.
하는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이
"그럼 꿈이 없었네." 인 겁니다. 비웃으시던 그 얼굴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사실 제 전공이 워낙 죽어가는 시장이기도 하고, 생각 외로 괜찮은 공모전은 잘 나지 않으며,
어정쩡한 곳에 섣불리 응모했다가 당선이 되면
기성도 신인도 아닌 어디에서도 인정 받지 못 하는 애매한 포지션에 있게 됩니다.
이 전공을 나의 길로 정하고, 마음을 쏟은 게 얼마 되지 않아,
여기저기에 응모할만큼, 스스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완성된 작품이 많은 것도 아니구요.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해 제가 어필했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내내 면접관 님의 태도가 "아, 그쪽은 잘 몰라서ㅎ 관심이 없어서ㅎ" 이런 태도이셨던 지라,
제가 좀 맥이 빠졌던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게 아닌 이상, 마음을 넉넉히 단단히 먹고, 오랜 시간 공들이자, 라는 모토로 노력해왔던
제 시간이 한 순간에 부정 당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던 것도 있었던 것 같구요.
생각해보면, 생리 중이라 우울한 마음에 멘탈이 쿠크가 됐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 분이 스스로 모르는 분야에 대해
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냐, 하면 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식으로
예체능부심을 부리는 건 아닙니다만, 특수성이란 걸 솔직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헤아림 없이 그 분의 잣대로 임의로 판단했다는 사실에 좀 많이 기분이 우울했습니다.
나는 항상 변명하는 사람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 변명 하나 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사실 크기도 하구요.
애초에 대답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후에 틈을 안 주셨거든요.
면접 당시에는 뭔가 제 반응이나 답변을 보시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씀하신 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만약 저게 없지 않은 진심을 기반으로 하셨던 말씀이라고 생각해보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꿈이 밥 먹여주지 않아서, 먹여줄 일을 찾는 건데....
일 외의 다른 꿈은 용납할 수 없다,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아 비참한 기분까지 드네요.
제가 다른 꿈이 있다고 하니 더 회사에의 희생을 강요하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울한 마음에 오후부터 내리 자버렸네요.
스트레스를 잠으로 푸는 성격은 아닌데.. 그냥 잊어버리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