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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91729
    작성자 : 익명Y2FiZ
    추천 : 14
    조회수 : 967
    IP : Y2FiZ (변조아이피)
    댓글 : 92개
    등록시간 : 2015/03/25 17:32:41
    http://todayhumor.com/?gomin_1391729 모바일
    진짜 고민끝에 부모님께 커밍아웃 했어요
    예전부터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딱 계기가 생겨서.. 휴가내고 조금 무게잡고 일단 어머니께 말씀드렸어요
    xx카페로 와줄수 있어? 할말있어

    진짜 몇번이고 무슨말을 들을까
    엄마가 날 혐오하면 어떻게할까
    아예 연을 끊고 조용히 살아갈까

    등등 온갖 망상에 사로잡혀서 엄마를 기다렸어요.

    한 이십분쯤 지나서 카페로 들어서는 중년의 여인이 보입니다.
    엄마가 왔어요

    엄마 모습 보자마자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게
    말하지말까를 몇백번 되뇌이다가
    엄마가 그 생각하는 사이에 점점 가까이 옵니다.

    내 성향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주변에 내편도 없고.. 더이상 힘들기 싫고
    너무 심적으로 심란한 상태였어요.

    엄마가 담담한 얼굴로 맞은편에 앉네요.

    물한잔 삼키고

    '엄마.. 나.. 남자가 좋아.. 미안해..'

    ..


    '근데'


    '?'


    '그래서 뭐'


    제가 생각한 시나리오는
    엄마가 울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상황이었는데

    ;;

    '근데' 라니..

    진짜 난 엄청 고민하고 엄마가 어떻게 나올까 생각을 수만번은 더 했는데..
    '근데'라니..

    너무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아니.. 화안나..? 안슬퍼?'

    그렇게 물어보니까 한숨 푹 쉬더니 물을 한잔 들이켜시고는 큰 목소리로
    '알바야! 여기 마실거 제일 비싼걸로 다가 퍼뜩 두개 가져온나!!'

    매장에 손님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동영상 찍히고 xx카페 갑질사모님으로 인터넷이 떠돌아다닐뻔 했어요.

    마실거 기다리는동안 아무런 말도 없길래
    전 되레 찔려서 테이블만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렇게 찌질대고 있는데 뭐 마실거 위에 아이스크림도 올라가있고 뭐 엄청 화려한게 나왔어요
    좀.. 웃긴 상황..

    심각한 분위기의 테이블이 여자애들이 꺄르륵대며 먹을 깜찍한 분홍색 마실게 두개..
    혼자 진지해 있는데 그거 보고 웃음이 실실 나오려고 했어요.
    웃었으면 어쨌을까.. 휴..

    아무튼 글케 나온 메뉴는 입도 안대고 가만히 있는데 엄마가 먼저 말문을 여셨어요

    '야. 니 솔직히 말해가 내가 모른다고 생각했나?'

    여기서 또 심장이 덜컹.

    '븅시네 이거? 내가 니 꼬추때벗겨 키운게 몇년인데 니를 모를까봐? 느그애미 무시하나?'

    다소 과격한 발언이 있긴했지만.. 엄마도 약간 화를 참는게 보였기때문에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어요.

    '하.. oo아, 엄마는 아니 내는 있잖아, 니가 누굴 좋아하고 누구랑 배붙이고 살지 말지는 니 자유라고 생각한다.
    근데 내가 쪼오끔 기분이 나쁜게 뭔지아나. 니 평소에 아새끼가 전화도 잘 안하고 집도 안오던 새끼가 뭐? 다짜고짜 어디로 나오라카는데,
    내 여기 오면서 무슨 생각했는지 아나? 니 뭐 큰 병걸맀나, 야가 왜그러지.. 어디 사채라도 써가 빚잡혀가 있나 생각했다.
    연락도 잘 안하던 아새끼가 목소리에 히매가리없이 엄마 찾는데 딱 그생각밖에 안들드라. 니는 그게 나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생각을 하게했는지,
    또 니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하게했는지 알기나 아나?'

    엄마의 걱정은 내 성적 방향이 어딘지가 아니라.. 그냥 내가 전화했을때 목소리가 이상했고.. 연락도 잘 안하다가 하니까
    걱정이 돼서였대요.

    그 말 듣고 진짜 주제할수도 없이 눈물이 막 쏟아져 나왔어요.
    엄마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었어요.

    '지랄, 쳐 울기는? 산파 드라마찍나? 야 다큰 남자새끼가 애미앞에서 쳐 짜기나하고, 향만 피우면 내 장례식이네 완전. 어이없네'

    엄마의 계속되는 드립에 똥구멍에 털날뻔 했어요
    쳐 울고있는데 시니컬하게 어이없음을 일침 놓으니까 왠지모르게 웃기더라구요.

    '그래가.. 지금 만나는 아는 누고? 위에 사는아가?'

    '아니.. 없다..'

    '뭐?'

    '아니.. 그냥 지금은 없는데.. 엄마한텐 말해야 할거같아서..'

    갑자기 엄마 표정이 냉랭하게 바뀌더니

    '와..나.. 지나가는 개도 눈맞아가 지 짝만들고 다니는데.. 비참한 인생이시네 정말 ㅋㅋㅋ'

    '아!! 엄마!!!'

    그렇게 엄마랑 카페 나와서 그날 저녁에 외식을 나갔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는 아들이 다 커서 애비 밥사준다고 좋아하기만 하셨죠..
    아빠 미안해..

    그 와중에 엄마가 말하길

    'oo아, 근데 니 그거있잖아. 느그누나가 진자가 눈치깠드라'

    '?????'

    '아니 저번에 그러더라고, 어디 흠있는것도 아닌데 평생 여자친구 하나 없는거 이상하다고, 
    니보고 남자좋아하는거 아니냐고 그라든데? 그래가 나도 그런건가 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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