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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13902
    작성자 : 봄날,그짧은
    추천 : 4
    조회수 : 620
    IP : 114.204.***.9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2/12/07 00:34:53
    http://todayhumor.com/?soju_13902 모바일
    누구여도 좋으니 나를 열렬히 좋아해주면 좋겠다.

    당신은 나를 한 번도 '열렬히' 좋아해주지 않았다.

    표현이 서툴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그릇이 넘칠만큼의 감정이 차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감정에 손해보는 걸 꺼리는 것 뿐이라고 나는 생각해. 표현하지 않는 감정이 다 무슨 소용이니.

     


    나는 당신과 손을 잡을 때, 입을 맞출 때, 가슴팍에 머리를 올려놓을 때, 냄새를 맡을 때.....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항상 했었다.

    너를, 당신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쿵쾅거렸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던 그 날부터, 연애가 끝나던 그 날까지, 아니 사실은 오늘까지도 쿵쾅쿵쾅. 

     

    나는 길가에 핀 장미꽃을 따면서 당신의 생각을 했었다. 세상엔 당신에게 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전자제품에 붙어 있는 삼성 마크를 볼 때면 당신 생각을 했다. 어딜 가든 머릿속 한 구석에는 당신이 있었어.

    정말로 좋아하는 건 그런 거라고 생각해 난.

    우리 이렇게 헤어지고 한참을 생각해봐도 당신에게 주지 못했던 게 없는 것 같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냐고 묻는 마음을 당신은 모른다.

    다정하게, 열렬하게, 나를 바라봐주었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당신 손을 잡고 걸었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라고 생각할 때 까지 내가 어땠는지 당신은 모른다.

    술에 취해서 전화를 했던 밤에도 나는 당신과 다시 사귀고 싶었던 게 아니야.

    뭐, 완전히 아니라고 부정하기는 힘들지만.... 사실 나는 그 순간까지도 당신이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 뭐야.

    더 이상 나를 보아도 설레지 않는다고 했던 당신이, 이젠 그저 내가 편한 옆 사람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말했던 그 당신이,

    그래도 아직도 나를 좋아했으면 하는 그런 생각.

     

     


    그래서 나는 지금 당신이 힘들었으면 좋겠다.

    손톱을 깎으면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잠이 오지 않는 밤에도,

    커튼을 걷으면서도, 냉장고 문을 열때도, 나 때문에 힘들어서 몸부림쳐봤으면 좋겠다.

     

    나와 같이 갔던 곳을 견디지 못해서 일부러 피해 다녔으면 좋겠다.

    오지않는 답장에 잠 못 이루는 밤을 차곡차곡 쌓아봤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혹시나하는 기대를 했다가 접었다가, 그 다음날에도 했다가 접었다가를 반복하고

    또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반복해서, 마음이 꼬깃꼬깃 구겨져 봤으면 좋겠다.

     

    힘들어 죽을 것 같다가 시간이 흘러서 괜찮아졌다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시 감정의 바닥까지 추락하는 그 기복을 좀 느꼈으면 좋겠다.

     

    나만큼 힘들었으면 좋겠다. 나보다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새로이 사랑하는 이와, 나를 열렬히 사랑하는 이를 보며 괴로워서 주먹을 쥐어 뜯었으면 좋겠다.

    당신을 좋아했던 만큼 그 똑같은 무게로 지금은 당신이 미워.

    당신이 다시는 그 누구도 좋아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당신을 좋아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정말 순도 백퍼센트 진심으로.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180도 바뀐 당신이 되어버릴까봐 너무 무서워.

    나한테는 해 주지 않았던 것들도 다 해주는, 간도 쓸개도 다 빼 줄 만큼 사랑하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자존심도 다 버리고 그녀를 위해 애쓰는 당신을 보게 될까봐 너무 무서워.

     

    나에게는 주지 않았던 열렬한 사랑을 다른 이에게 쏟게 되는 당신을 보게 되면.......으악.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래.

     

     

     

    아, 나는 언제쯤 이 심약한 감정따위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온통 슬픔의 이빨에 물어뜯긴 것과 같다.

    나는 너무나 연약한 짐승이라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

    더 너덜너덜해 지기 전에 얼른 자러 가야겠다.

     

    안녕.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아.

     

     

    봄날,그짧은의 꼬릿말입니다
    ..........너무 잔인한가? 그럼 수정. 다른 여자 만나서 행복하게 연애 하길 바란다. 대신, 나만큼 표현 많이 하는 사람은 절대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딱 당신 정도로만 표현하고, 당신과 똑같이 생각 없이 말을 내뱉고, 미안하단 말을 하는 순간조차 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존심 상해 하는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어. 그래서, 연애하는 그 순간순간조차 불안에 떨고, 나에 대한 이 사람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으면 좋겠다. 점점 짧아지는 답장, 성의 없어지는 대답, 귀찮다는듯한 표정을 보며 매일 밤을 울며 지새웠으면 좋겠어...... 미안, 이것조차 잔인하다 해도 할 말이 없어. 그래도 다른 여자 만나게 해 줬잖아. 이 정도면 훌륭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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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07 00:38:19  211.2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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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2/12/07 00:54:43  175.2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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