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베스트로 올라온 글 중에 이승연에 대한 토론이란 글이
희한한 아이콘으로 되어있어 시사토크방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첫 번째 글 등록 날짜가 2월 17일인데 오늘 하루만에 글이 100개 이상 올라있어 깜짝 놀랐다.
처음 생겨서 그런지 어수선했지만 뭐 어때? 곧 나아지겠지.
좀 어수선하면 어때? 운영을 잘 하면 되지.
오유를 통해 사회 이슈에 대한 많은 글들이 올라오던 것이
제자리를 찾게된 것같아서 운영자에게 또 한 번 고마웠다.
다시 베스트로 와 이승연에 대해 토론해 보기 위해 클릭을 했다.
그런데 아~~ 이렇게 너절한 분위기라니...
종종 악플의 재물이 되던 회원의 글이었기에 토론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시대의 그 대단한 악티스트 문군이
'왜 외국 앨범을 듣고 따라다녀야 돼요? 우리가 앞서가면 안되나요?'
라고 말했을 때의 햏자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글이 올라오자마자 리플이 악플로 시작된 것도 안타깝고
그에 대한 글쓴이의 반응도 어처구니 없었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찾아보게 된 글쓴이의 이승연에 대한 이전 글에
더 마음이 상했다.
나도 악플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올랐다.
토론 한 번 잘 해보고 싶었던 마음을 망쳐버린 그 녀석에게 매우 화가 났다.
그런데 악플 전선에 동참하지 않으려 한다.
그 동안 몇몇 연예인, 정치인들, 때로는 국가들이
오유나 디씨 등을 통해 방법당하는 것을 봐왔고
나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그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동참해 왔다.
그리고 지금도 언제나 그러한 이슈에 뜻있는 이들과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한편으론 엄청난 대중의 야유와 욕설에 파묻히게 되는 개인도 있다.
(이러한 방법 대상 중 개인에 대한 방법만 한정지어 본다.)
대중 정서의 큰 흐름은 정당하였고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방법 대상인 이들에게 잘못된 생각과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충분히 주게도 하지만
그 물살의 거칠음은 한 인간이 견뎌내기에 너무 큰 무게가 아닌가 싶다.
방법된 이들은 다시 재기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차라리 조용히 몇 년 징역을 살거나 큰 벌금을 내는 정도는 가볍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분명 여기엔 선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면 오해이고 유언비어임을 대중앞에서 설득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했을 때
그들은 용서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동안의 방법 대상들은 자신이 무고함을 대중들에게 설득시키지도
제대로 사과하지도 못하여 그 사과마저도 방법 대상이 되어왔다.
대중을 설득하거나 자신의 죄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었다기보다
그 방식을 잘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다.
방법하는 이들도 경우에 따라선 그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들이 용서받은 예는 없었다.
방법하는 이들도 용서할 방식을 모르는 것이다.
벌써 하이텔과 천리안으로 시작된 우리 PC통신의 역사도 10년이 넘었다.
예전 atdt를 치며 PC통신할 때 우리 채팅과 토론방은
꽤나 겸손하고 소박했던 것같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란 매체가 큰 힘을 휘두르던 때가 아니었다.
한편으론 순식간에 통신체들이 생겨나고
번개와 정모가 활성화 되는 등 빠르게 새로운 문화를 생산했고
여러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왔고 젊은 나도 거기에 빠르게 적응해왔다.
물론 그 변화의 양과 속도가 요즘같이 빠르진 않았을꺼다.
그렇게 우리 온라인 문화는 1992년 정도부터 생겨나
2004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의 인터넷 강국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가슴 뭉클해 지기도 한다.
지금은 인터넷 여론이 우리 국가 전체의 여론을 상당히 지배하고 있다.
실재 경제력을 가진 이들은 경제적 현상을 조장한다.
심지어 요번에 휴대폰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등장하려던 승연씨 누드상품은
시장에 발붙일 수 없게 되었다.
휴대폰 이용자들이 통신사를 바꾸겠다고며 통신사를 확실히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이 인터넷 여론이다.
정말 막강하다.
이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우리 인터넷 여론 문화가
이제는 "정화"의 모습도 갖췄으면 한다.
어려운 이웃들을 알게되고 그들을 돕고
세상의 아름다고 안타까운 일들에 같이 감동하고 마음이나마 돕고자하는
모습은 언제나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따뜻한 세상이냐~.) 여기엔 선이 필요없다.
하지만 잘못한 이에 대해서 가해지는 철퇴.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선이 필요하다.
대중에게 ★이라는 정도의 분노를 불러일을킨 인물이라면
◎이라는 납득할 만한 과정을 통과하면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식의
성숙된 문화도 온라인 문화 10년이 넘은 이제는 있을 법 하지 않은가.
악플만 하고, 매도 당하고, 사과할 줄 모르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용서할 줄 모르고, 결국 한 인간은 망쳐지고,
그가 일으켰던 대중들의 분노와 상처는 그가 망쳐지는 모습을 통해 치유받는 것.
이젠 싫다.
다행히도 이승연씨는 강제 위안부 할머니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사진과 영상물을 폐기하라는 할머니들의 요구에 대해
어떤 언론은 답하지 않았다고 하고
어떤 언론은 "사진을 들고 할머니들께 다시 와서 사죄하겠습니다..." 라고 했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다음 과정이 나에겐 무척 궁금하다.
그녀는 분노에 찬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행동을 하게 될까?
우리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경계는 어디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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