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말해야 할까요...
우리집, 그렇게 잘사는편은 아니지만 수도권에 집 있고 아버지는 공무원, 어머니는 회사 다니세요. 두분다 결혼 일찍 하셔서 정년도 10년가량 남았고요. 이제 딸 하나 있는거 대학까지 다 보내고 취업 해서 독립 했으니까 두분 인생을 만끽하고 지내시죠.
어릴적부터 그다지 경제적으로 문제 겪어본 적도 없어요. 외동딸이라 온집안의 사랑이란 사랑은 다 받고 컸고요.
적당히 평안하고 순탄한 삶을 살았고, 전에 사귀던 "그 사람"말에 따르면, 고생 한번 안하고 살았어요. 그 사람은요, 말도 못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랐대요.
어릴적 이야기 들어보면 저로서는 상상이 안가는 수준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그 "결핍"에 끌렸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라온 환경이 극명하게 다르다보니 "돈"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달랐어요.
마트에 가서 장을 봐도 그 사람은 언제나 세일 항목만 사요. 제가 제 돈으로 장 보는건데도 제가 버는 수준에 비해 과도한 소비를 하고 있다며 타박하기 일쑤였어요.
한달에 한번 정도 젤네일 겸 기분전환 하러 네일샵 가는것도 이해 못했죠.
제가 속옷과 수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옷들을 (블라우스, 셔츠, 코트, 패딩, 맨투맨 등등) 무조건 세탁소 보내는것도 이해 못했어요.
우리집에선 당연한 일인데, 그 사람한텐 아니었던 거예요. 패딩을 물세탁 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네요. 나중에 결혼하면 제 옷은 세탁소 보내고 본인 옷은 집에서 빨라고 하더라구요.
가장 참을수 없던건, 저를 집안에서 과잉보호 하고 "고생 모르고 자라서 세상물정 모르는 인간"으로 취급 하는거였어요.
저 아직 이십대 초중반이예요.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 시작하고 독립한지 이제 겨우 반년 될까말까인데.....
어릴적에 고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치스럽고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로 폄하 당하는게 너무 모욕적인거예요.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인데..... 정말로 상처가 컸어요.
집안 환경은 어떻게 선택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 사람이 불행하게 자란게 그 사람 탓이 아니듯이 제가 고생 안하고 큰게 제 탓은 아니란 말입니다.
아직 저는 어리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순수하게 정말 사람 하나만 보고는 못할거 같아요.
이른바 속물이 된거 같아서 씁쓸하긴 한데 더이상 제가 선택 할 수 없는 사항으로 상처받고 싶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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