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선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 얘기를 하자면
1) 올해 26살의 대학생으로써
이번 MT는 대학교
"회계학회" 의 MT 였습니다.
회계학회는 회계사, 세무사 공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인 MT로써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많았고
동기중에도 꽤 있었습니다.
제 나이는 신입동기 10명중 3번째를 차지했지요. (저를 제외한 9명중 2명이 저보다 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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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고등학교때 심한 왕따를 당했습니다.
3년동안 친구는 있었지만,
당하실 분들은 아실겁니다.
3년동안 받은 괴롭힘은 이후 재수를 하는동안에도 심적고통으로 이어져 또다른 왕따생활을 낳고
아예 혼자서 지내는 것이 편해집니다.
왕따의 정도는 그 무엇이든 심적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의 경우엔 MT를 가서도 어떻게든
"왕따는 되지 말아야지." "나를 좋게 봐줬으면 좋겠어." "잘나보이고 싶어."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
라는 것을 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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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T 에 갔을때 저는 제 이미지를 좋게 보이고자 어떻게든 긍정적이고, 외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고기도 손수 굽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늘 상 '라 발음으로 말하면 더 밝아보여' 라는 생각도 하면서
웃으면서 얘기하려 했지요.
없는 얘기도 있는 듯이 얘기하고, 어떻게든 사람들을 웃겨보려고 (웃기면 저를 좋게 봐줄까 해서, 관계도 좋아질거라 생각햇죠) 했습니다.
처음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점차 얘깃거리가 없으면 여러가지를 얘기하게 되었고
도중에 한 24살 동생이
"아 형만 아니었으면 진짜."
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주변에서는 그걸 듣고 웃는데, 저는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이후 MT에서는 그 아이를 마주할 때마다 은연히 시선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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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녁 10시가 지나면서 본격적인 술게임에 접어들었을 때도 저는
"어떻게든 과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자." "그냥 사람들과 좋기 지냈으면."
이라고 생각했고- 가끔 아시겠지만 술 분위기가 잠시 다운되면 서로 어색한 사이니 아무말도 잘 안하잖습니까.-
남들이 얘기하면 맞장구 쳐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저녁 10시가 넘어가면서 제 한계가 드러났는지
제가 얘기를 해도 남들이 제대로 받아주지 않았고
누군가 얘기를 하면 제 흉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 왕따 경험상 누군가 저를 흘긋 보는듯 하며 얘기하는 시늉을 하면 "아 저 병신 XX, 왜 저렇게 XX 임?" - 물론, 제 흉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이 드니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게 되고, 그 얘기를 했던 시늉을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에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뭔가 얘기를 하려다 말아버리는 등
점차 소심해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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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런 와중에 제가 잠들면 남들의 흉이 더해질까봐
새벽 4시가 되어 잠도 자지 않고, 잠에 들지 못하는 3명과 함께 -그들은 즐기는듯 보였습니다-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술자리의 얘기에서 한 사람 -24살 기존 학회회원- 의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다들 웃으면서 맞장구 쳐주지만 저로써는 주로 듣는편이었습니다. (더이상 함부로 얘기했다간 이미지가 깎이고 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술이 들어가면서 또 분위기를 이어주고 (여기서라도 내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마구잡이로 맞장구 쳐주었지만 제 얘기는 '형이니까 웃어준다' 는 부위기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른 외형적인 동생이 말할때마다 모두가 웃는 분위기였습니다. (제 얘기는 조금 과장되었다고 말한 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오전 8시가 되어 MT가 끝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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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T가 끝났지만
저는 여전히 남들이 제 이미지를 나쁘게 본 것은 아닐까
남들이 내 흉을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기분이 안좋았고,
벌써 친해진 사람들중 몇몇은 서로 '밥 한번 먹자' 라고 했지만
저에겐 아무도 '밥 한번 먹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신입기수들의 장인, 기장을 뽑는 과정에서도 10명중 3명에게 표가 전부 쏟아지고 (그 사람들 중 한명에게 저도 표를 던졌습니다)
저에겐 한 표도 안왔지요.
또한 3명이서 열차를 타러가는데, 신입회원 2명(여성)이 앞서가며 얘기를 하는데
저는 뒤로 떨어져 얘기를 나누지 못했고, "날 무시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 나에게 얘기를 안걸어주니-
그러다가 "이러면 안돼" 라고 생각하고 재빨리 그녀들에게 얘기를 걸었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이어진것 같았습니다.
결국 제 주관적인 평가로는 흐야부야 끝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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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 이야기에서 궁금한 것과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6살이나 되는 형에게 술자리에서 "아 형만 아니었으면" 라고 하는 것은 저를 얕잡아 보는건가요? -다른 사람들은 신경 안씀-
2. 술자리 도중, 혹은 이후에도 누군가 저에게 말을 걸어와주지 않는다면 그건 제가 얕잡아보인건가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그런 경우가 있으며,
그럴때 어떤 반응을 하나요?
3. 제 이야기를 전부 읽으시고 제가 병X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4. 유머스럽게 얘기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을 경우, 동생들과 억지로 식사라도 하며 어떻게 얘기하는지 관찰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인가요?
5. 위 얘기대로라면 지금 모두가 절 욕할까요? 제 이미지는 병X 으로 잡혔을까요?
6. 남들과 어울리는게 아직도 자신이 없는 저는 .. 앞으로 학회에 가서 그 사람들과 어떻게 얘기하고, 진짜 어떻게 해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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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이 많이 달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심지어 1개만 달려도 좋아요. 다만 진지한 답변을 저는 원합니다. 정말 그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 누군가 말하면 '나 얕잡아 보이고 있어' 라고 생각하게 되고, 의기소침 해지는 저는 현재 글을 작성하면서 미치겠습니다.
※ 욕해도 좋습니다. 저는 그런것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테니 그저 조언만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