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일 전 어머니께서 이 고양이를 데려오셨습니다.
- 분양을 보내게 된 사연 :
어머니께서 이 아이를 만난 건 평소에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곳이었습니다.
못 보던 아이가 빼짝 말라서 배고파 울고 있는데 밥 줄게~ 이리와, 부르니까 졸졸 따라오더니 덥썩 안겼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니 몸에 상처가 있어서 집에 데려와서 살짝 씻기고 치료해주게 되었습니다.
뒤에서 봤을 때 오른 쪽 뒷다리 허벅지 부분에 아기 손톱만큼 뻥 뚫여있는 상처였는데 꾸준히 소독해주니, 많이 아물었습니다.
사진은 상처 치료하고 이틀째 된 날 찍은 겁니다. 약을 바른 뒤라 상처가 잘 안 보이는데, 작게 검은 구멍이 난 게 상처이고 아문 게 보입니다.
귀에 검은 귀지가 있었는데 귀 청결제로 싹 씻어주었습니다.
데려왔을 때 발톱이 잘려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누구가 키우다가 버렸거나 가출한 아이 같습니다.
상처는 어디 찍혀서 난 거 같아요. 그 부분의 털이 조금 없습니다.
저희는 이미 고양이 한마리를 키우고 있고, 아버지의 알레르기때문에 두마리 이상은 키울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평소에 꾸준히 집 주위 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있고, 밥 주던 길고양이가 다치면 가끔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주고 방생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도 치료만 해주고 방생할 생각이었지만, 비위생적인 환경에 상처가 제대로 치료될 것인지 걱정되어서 좀 더 데리고 있었고
방생하더라도 수컷인지라, 길고양이는 수컷이 적은 만큼 번식을 막기 위해 방생 전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던 중 시청에서 TNR 신청을 받고 있었고 신청을 했습니다. 한두 달 뒤에 중성화 수술을 받기로 했고요.
예방접종은 내일 맞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방생하기 전에 이 아이의 집사가 되어주실 분이 있다면
배고프고 상처입은 바깥 세상보다 그 분과 함께 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키울 수 없다면 아예 외면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아프던 말던 모른 척 하는 게 차라리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매번 모른 척할 수가 없네요. 제 딜레마는 딜레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난하신다면 덧붙여서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더 좋을지 충고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고양이 소개 :
추정이지만 태어난 지 5개월 된 거 같아요. 수컷입니다. 흔히 길에서 볼 수 있는 흰바탕에 노란 줄무늬 고양이입니다.
먼저 전혀 사납지 않습니다. 사람을 무척 잘 따르고 상처에 약을 바를 때도 얌전하고 목욕할 때도 얌전합니다.
그렇지만 장난기가 없는 건 아닙니다. 무지 활발합니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잠들어버려서 귀여워요.
조용하지만 씩씩해서 지금 제가 타자를 치고 있는데 발로 툭툭 치면서 장난을 치네요.
손가락 깨물면서 장난치기를 좋아합니다.
세게 물지는 않고요........아니 세게 뭅니다. 하지만 다그치면 그만둡니다. 집 근처에서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있나 수소문했는데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혼자서도 잘 놉니다. 고양이 장난감을 던져주면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혼자 오분 십분 잘 놀아요.
굳이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아무거나 잘 가지고 놉니다.
그렇지만 저희 집 고양이 마루를 졸졸 쫓아다니며 장난을 치는 거 보면 혼자 노는 거 보단 같이 노는 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마루는 태어난 지 5년 된 성묘인데도 겁도 없이 달려듭니다.
많이 굶주렸던 거 같습니다. 밥을 미친 듯이 빨리 먹다가 몇 번 토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토하는 일은 없습니다.
배소변도 잘 가립니다. 고양이가 배소변을 잘 가리는 건 워낙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첫날에는 무려 화장실 하수구를 찾아 볼일을 보더라고요. 모래 화장실이 있는데도 말이죠. 변기 배변훈련을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똑똑한 아이예요.
상자를 좋아합니다. 진짜로요. 완전 좋아합니다. 집에 처음 왔을 때 낯설어 했지만 저희 집 고양이 마루의 상자를 차지하고서는(마루를 내쫓고)
미친듯이 갸르릉 거리면서 좋아서 발버둥을 치더라고요. 상자에서 발버둥치느냐고 상처에 바른 빨간약이 온몸에 다 묻었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 호기심이 많습니다. 제가 감자튀김을 먹고 있는데 오더니 케첩을 핥아 먹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쫓아냈습니다.
그외에도 아빠가 옥수수를 먹고 있는데 오더니 옥수수를 덥썩 물어서 혼났습니다. 다먹고 남은 요구르트 병도 한번 할짝하네요. 마음에 드나봅니다.
안는 걸 싫어합니다. 안으면 발버둥치거나 손가락을 뭅니다.
고양이와 장난치는 걸 좋아합니다. 저희 집 고양이 마루를 졸졸 쫓아다니고요.
마루가 하악질 하며 화를 내도 쫓아다니더니 삼일만에 이제 서로 장난도 칩니다. 그만큼 친화력이 좋습니다.
사실 서로 장난을 친다기보다는 마루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현관문 밖으로 튀어 나가려고 합니다.
전 주인한테서도 가출한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어요. 만약 분양받으실 생각이라면 문단속을 철저히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밤에 우다다 거립니다. 자고 있는 사람을 깨뭅니다.
잠들기 전에 충분히 놀아주셔서 지치게 해야합니다.
사람을 잘 따릅니다. 집에 온 지 이틀만에 이렇게 엄마 다리를 붙잡고 잠을 잘 정도예요.
그리고 창밖 구경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집사가 분주하게 움직이면 와서 구경하거나 방해를 합니다.
청소하는 중이었는데 저렇게 앉아서 나오질 않네요. 아예 자버리고, 기껏 정리해놓으면 거기 주저앉습니다.
근데 그 모습이 미운게 아니라 귀엽습니다.
좋은 주인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중성화 수술 전에 분양을 원하시면 당장이라도 가능하지만,
중성화 수술 후에 분양을 원하신다면 한두 달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분양 방법 :
저는 청주에 삽니다.
되도록이면 청주에 사시는 분이 좋겠지만,
그 외에 지역에 사시는 분이라면 직접 청주로 오셔야 할 거 같습니다.
제가 면허는 있는데 장롱면허라...
만약 대전이나 천안같이 청주 근처에 사신다면,
제가 버스 타고 터미널까지 데려다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책임비로 3만원을 받습니다.
대신 그에 상응하는 모래와 간식을 드립니다.
- 분양을 생각하시는 분께.
책임감을 갖고 평생 함께 살아주실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동반자를 맞이한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카톡 아이디는 ihisid입니다. 분양하실 분은 카톡으로 연락주세요.
길고 긴 분양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재 분양글입니다. 문제가 생길시 삭제하겠습니다.
이글은 현재 오유, 야옹이 갤러리, 다음 카페에 올라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