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월호의 비유(Intro)
광화문에서 세월호 관련 시위를 하는 유가족들에게 '어그로' 좀 그만 끌고 국정 운영에 방해 좀 하지 말라며 비아냥 섞인 말을 뱉는 이들의 논리가 커뮤니티 내에서 부당 차단 및 소수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에게 '어그로' 좀 그만 끌고 커뮤니티 운영에 방해 좀 하지 말라며 비아냥 섞인 말을 뱉는 이들의 논리와 같습니다.
이를 뒷받침 하는 논지를 아래에서 피력하기 전에 당부드릴 말씀은 우리나라의 흔한 '진보, 좌파'적 성향을 가진 이들은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내 편이 아닌 이들과 내 편인 이들 사이에 이중잣대를 적용하면서(예컨대 이준석의 낙선과 관련된 SNS의 글에는 그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 현상) 정의와 공정성을 외치는 모순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오유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냉정하게 분석한 이 글 만큼은 오유의 '진보, 좌파'적 성향을 가진 분들께서 부디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않고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 공리주의적인 커뮤니티 운영과 사회행동의 부재.
위의 세월호의 비유가 의도하는 바는 커뮤니티 내에 사회행동이 부재함을 의미합니다. 추천과 비공감, 뒷북, 신고 등 모든 시스템이 다수결의 공리주의적인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억압받는 소수의 의견을 커뮤니티 내에 다른 의견들과 동등하게 받아들여 커뮤니티 내부에 시스템적인 혁신을 불러오는 사회행동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소수의 시위적인 행동을 사회의 중요한 목소리로 반영한다는 사회행동의 부재를, 그리고 그 지점에서 세월호의 목소리를 억압하려던 국정 운영에서의 사회 행동의 부재와 일맥상통하는 지점입니다.
사회행동의 부재를 오로지 공리주의적인 커뮤니티 운영으로 대체하는 상황의 근본적인 시스템적인 문제는 다수의 추천과 비공감, 그리고 신고수 누적에 의한 차단의 시스템은 매우 합리적인 것 처럼 보이나 실은 소수를 억압하고 다수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밖에는 작동할 수 없는 단점이 커뮤니티 내에 보편적 정서와 괴리된 이들의 의견에 의해 커뮤니티의 근본적인 취약지점 자체가 혁신되는 과정을 막아버리는 효과로 인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피상적인 임시 방편의 반복과 회귀로만 커뮤니티가 운영되게 됩니다. 예컨대 요즘 논의가 도고 있는 시게 클린 유저의 부활만 해도, 클린 유저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았던 대안들이 실패하자 다시 클린 유저라는 이전의 방법을 보완 및 강화하는 논리를 가지고 회귀하는 방법 밖에는 선택하지 못하게 되는, 이미 '시행했던 것'이 '보편적인 친숙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것을 보완하려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것은 공리주의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이는 문제의 발생에 진자처럼 진동하는 식의 대처일 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닙니다.
무도 게시판만 봐도 광희 vs 무도 게시판의 구도는 오유의 시스템 내에서 해결이 불가능 합니다. 해당 시스템은 근본적인 해결에 초점을 둔 시스템이 아니라 차단을 통한 제거에 초점을 둔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반대 받는 게시물은 차단하고 추천 받는 게시물은 보존한다. 그것은 보편적 정서를 근거로 하기에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보편적인 정서를 커뮤니티 내부에서 다른 인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운영자님이 바라는대로 커뮤니티 내에서 '행복감'을 느낀 채로 "'한명의 어린 소녀'를 지하 감옥에 가두고 '행복해' 하는 다수"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스템의 부조리한 특성을 어떤 문제의식도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해당 캡쳐에서 '최초의두려움'님이 지하 감옥에 갇힌 한 명의 어린 소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최초의두려움'님의 말할 권리를 위해 싸워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내부의 적을 겨냥하는 분노감정과 결합되면 전체주의가 되지요. 오유 내부에서 더민주 당원 가입 물결과 N프로젝트를 보고 '나치'를 떠올린 건 섣부른 염려였을까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 틀렸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죠. 그것이 조직화되면 곧 나치가 됩니다.
3. 커뮤니티 내부에 차단 당한 자들을 위한 '시위의 공간'과 '어그로'와 '소수자 의견'을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의 스크린샷을 보면 다수의 유저들이 '최초의두려움' 님께 '나 기분 나빠 그러니까 너 어그로야' 식의 신고에 의해 최초의두려움님께서 차단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소위 '범죄자'라는 그룹에도 인권이 있습니다만 심지어 오유에는 차단 당하기 이전에 조차 무죄 추정의 원칙도 어떤 인권도 적용되지 않을 뿐더러 차단 몰이 당하는 사람들이 다른 이용자들과 불공평 내지 불평등을 겪는 걸 방지할 어떤 시스템적인 보호책이 없는 것 같군요. 차단 당한 사람들에 의한 커뮤니티 내에 사회행동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의 역할을 하는 공간조차 없구요. 차단 이후 이의 신청을 보낸 지 14일이 지난 지금까지 답변이 오지 않아 제대로 된 건의와 답변을 듣기 위해서는 탈퇴 후 재가입을 해야 될 정도로 말이죠. 한 마디로 운영게에서나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규정짓는 건의들에나 답변을 하고 커뮤니티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 뒷구멍 건의는 무시해버리는 '답정너' 스타일의 운영이죠.
이런 식의 운영으로 방문자 수만 늘리려는 건 전체주의가 사람을 끌어들이려는 데에만 주안점을 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사회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차단 당한 이들과 차단 당하지 않은 이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추천과 비공감이 존재하지 않는 게시판을 요청합니다. 또한 단순 누적 신고만으로 차단이 되지 않도록 '어그로'와 '소수의 의견'을 구분하는 구분선을 명확히 그어주시고 그와의 정합성을 기준으로 차단여부를 결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