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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38298
    작성자 : Wind.
    추천 : 34
    조회수 : 2579
    IP : 211.215.***.126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7/24 10:40:40
    원글작성시간 : 2006/07/24 01:44:2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8298 모바일
    한 바람둥이 남자.



    저는 봄까지만 해도 애인이 셋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셋 다 좋아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셋이 있었습니다.

    저와 동갑인 여자, 한살 많은 여자, 두살 많은 여자.
    이렇게 셋을 동시에 사귀고 있었죠.

    순서는 두살 많은 여자, 동갑인 여자, 한살 많은 여자. 입니다.


    타고난 바람끼였을까요, 좀 더 어릴 적까지만 해도 여자는 귀찮아 사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주변에 많은 여자가 맴돌고 있었으며 종종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물론 깊은 관계까지는 가지 않았지요. 깊은 관계라 하여도 육체적인 관계 없는 절대적인 신뢰까지를 얻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어느 여름 날, 첫번째 애인이 제게 고백을 해 왔습니다.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 것은 그녀를 알게 된 어떠한 그룹에서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나도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을 했죠. 그리고 우리는 사귀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저는 지방에 사는 친구의 집에 놀러 갔습니다. 가끔 놀러가는 편인데 그 친구 덕에 어떤 사람을 하나 더 알게 됐고 그 와중에 그 사람의 애인과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과 전화를 통해 자주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녀와 자연스레 친해졌고, 첫번째 만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많은 대화가 오간 뒤, 두번째 만난 날, 그녀의 집에 몰래 들어가 자게 되었고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했고 자연스럽게 잠자리까지 갖게 됐습니다. 나는 사실 여태껏 별로 한 것은 없지만 외모와 분위기, 그리고 주변의 여성들 때문에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를 사랑해줬고 나 또한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그 날 밤, 어느 정도는 아찔하더라구요. 양다리라는 것이 참 별 것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바람은 바람으로 끝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진정 다 사랑한다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녀와는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요. 지방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두달동안 처음 사귄 애인과의 만남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그 때로부터 이년 전부터 알던 한살 많은 그녀와 자주 만나게 됐습니다. 그녀와는 함께 했던 활동도 있고 나름대로 많은 추억을 갖고 있었죠. 그리고 다시 자주 만나게 되고, 서로 맞는 것도 많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이끄는 감정을 숨길 수 없게 되어 마침내 세명이나 제 애인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들과 나의 주변 인물 중 교차되는 인물들도 있었지만 나의 운 탓인지 그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아마 아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입을 다물었지요. 

    그렇게 그녀들과의 만남을 갖던 도중 어찌어찌하여 사소한 다툼과 말 실수로 인해 (진심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저와 동갑인 연인과 저는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녀는 내가 귀찮아한다 생각한 모양이고 전화번호를 바꾸고 편지 한 통을 보내왔습니다. 가슴이 쓰라리더군요. 멍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아니,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아무 말도 전할 수 없는 것인지. 꼭 행복하라고 하더군요. 지금도 생각을 하니 슬픕니다.

    제가 작년인가, 우연히 TV에서 바람둥이의 종말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영화도 세 명의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나오는데 그 남자는 셋 모두 잃고 공항에서 다른 곳을 향해 떠납니다. 그러던 와중 모든 사정을 아는 친구를 만나고 그와 이야기 합니다.

    "나는 세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었어"
    "그래서 남은 건 뭐지?"
    "모두 잃고 말았어."

    저도 이런 종말을 얻고 마는걸까요.
    지금은 저의 그녀가 둘입니다.
    저보다 한살 많은 여자에게 더욱 끌리고 있는 마음을 이제 감출 수 없지만 여태까지 들어온 정과, 아직 내게 남아있는 감정 때문에 처음 사귄 애인과 헤어지자고는 말 하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행동과 말에 또 다른 여인을 찾고자 하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전히 연락하는 여자도 많고, 그녀에게는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제 마음을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긴 사랑 하는데 그 우열이 있다는 것도 우습고, 많은 사람을 사랑 할 수 있는가 싶은 생각도 들고..
    마치 딜레마같군요.


    어떻게 하면,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녀에게 집중 할 수 있을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 생긴 애정결핍과 성욕, 그리고 목표성을 잃은 한 인간의 결정체일까요.
    매일매일이 슬픈 밤입니다.




    나는, 썩 잘생긴 편도 아니고 돈이 많거나 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나의 그런 면만을 보고 사귀는 여자라면 내가 이리 사랑하고 집착할 수 없을런지도 모릅니다.



    이 허무한 밤을 또 어찌 달랠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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