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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3827
    작성자 : 하하
    추천 : 62
    조회수 : 3719
    IP : 61.74.***.141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0/17 22:27:28
    원글작성시간 : 2003/10/17 18:58:1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827 모바일
    [펌]무라카미 하루키가 3류작가?
    때는 대략 1달전,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학교가 그 근처에 있던 (필자는-_- 고등학생이옵니다) 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생활을 통틀어서 가장 자주 애용하는곳이 교보문고였고 
    그날도 뭔가 읽을거리를 찾으러 교보로 행하고있었습니다 

    광화문교보에 가본분들은 아시겠지만, 
    광화문교보에는 책들이 분류별로 집합해있다지요 
    그래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소설란으로 발걸음을 향하며, 
    새로나온 "해변의 카프카" 라는 책을 찾기시작했습니다. 

    소설코너의 어느 구역에 다다랐을때. 
    저는 파란바탕에 사람둘이 부대끼고 있는 표지의 책을 목격했습니다. 

    -_- 

    재수 옴붙었다 
    그것은 
    귀씨의 글씨들이었습니다 
    그것들을 서점에서 본것은 처음이었고 
    당시 귀씨의 안티사이트에 가입하여 왕성한=_= 활동을 벌이는 저로서는 
    참..... 난감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그게 왜 소설란에 들어갔는지 의아해하며 
    싸그리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내가 교보문고 직원이 아니기때문에-_- 
    안티사이트에서의 따뜻한 일화들을 생각하며 
    그런 마음을 접어야했습니다 

    계속 찾던 해변의 카프카는 보이질않고 
    서서히 지쳐갈 무렵... 
    아까 그 구역에서 해변의 카프카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원래 사람의 눈이란 그 사물만 보는것이아니라 
    주변의 사물도 모조리 볼수있는 능력-_-을 소유했고 
    더군다나 여성의 눈같은 경우에는, 
    남성들보다 약 30도 가까이 더 주위를 볼수있는 능력-_-;이 있삽니다. 

    -_- 

    암튼간에, 
    저는 해변의 카프카만 보고싶었지만 
    그 주위의 책들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_- 

    그럴수밖에 없던 이유는.. 
    해변의 카프카는 멀찌감찌 밀려나있고, 
    대신에 귀씨의 글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해지는것을 느끼며 
    내 손에서 석유와 불의 냄새를 맡았지만 

    참자-_- 그래 참자-_- 

    슬그머니 다가가서 딱 붙어있는 해변의 카프카와 귀씨글들을 
    백만센티미터 벌려놓고-_- 
    다시 슬그머니 해변의 카프카를 집어서 읽기시작했습니다 
    간간히 밀려오는 기운을 참아내며.. 

    14페이지를 읽을무렵, 
    한 아저씨께서 찾아왔습니다 (구역에-_-) 
    언뜻 보기에 40대 후반이었던 그 아저씨는 
    내 옆에 서서 그 구역의 책들을 음미하는듯이 짧은 신음-_-소리를 내며 
    정밀검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더니 
    약간은 장난맞고-_- 상기된 얼굴로 귀씨의 글을 집어드는것이었습니다... 

    저는 다시한번 우리나라 문화현실에 울분을 토해야했습니다-_- 
    대략 황당하더이다. 
    그 상기된 얼굴, 잊을수가 없더이다. 
    그 아저씨의 행동을 곰곰히 뜯어보며 저는 궁시렁거렸습니다. 

    나: 젠장-_- 뭐야 저거 왜 저런책을 저 아저씨가 궁시렁귕시렁중얼중얼... 
    한잠을 궁시렁거려서인지 아저씨가 귀씨의 책을 읽는 도중에 쳐다보았지만, 
    쳐다볼때마다 궁시렁거림을 멈출뿐, 궁시렁거림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미 해변의 카프카는 머리에 안들어오고 있었습니다-_- 

    다시한번 나를 쳐다보았을때에 나는 또다시 움찔했지만, 
    그때 아저씨가 던진 구원의 한마디 

    아저씨: "학생은 이런책 안보지? 혹시해서 와봤는데 역시 쓰레기로구만" 

    -ㅁ-;; 

    나:"네......에......(나이스..ㅠㅁㅠ) 

    그리고는 아저씨-_- 
    그 책을 저멀리 휘익 집어던지는 것이었습니다.. 
    교보문고 직원과 주위사람들 경악을 금치못하고-_- 
    한순간 분위기 조용해졌지만 전 속으로 아저씨 원츄_-_/를 외치었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그 아저씨는 그 책을 비판하며 열변을 토하기시작했습니다. 
    저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궁시럼거림을 거두었습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렇게 한참 아저씨가 열변을 토할무렵, 
    어디선가 꺄꺄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이 구역으로 어떤 한무리의 여자아이들이 다가오는것이었습니다. 
    언뜻봐서 중학생이던 그 여학우들. 
    뭐 나와는 상관없으니 즐-_-/ 하고 다시 책을 보기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우들. 
    내가 있는 구역에 와서 귀씨의 글들을 보더니 
    갑자기 괴성(그야말로 괴성이었습니다)을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여학우1:"꺄아~~~~귀0니 언니 책이다!!!!!!!!!!!!!!" 
    여학우2:"어머어머어머 이거 아직 안읽어본건데~귀0니언니짱~~~~" 
    여학우3:"야야야 돈얼마야? 빨리사자사자!!!!" 
    여학우4:"지은성 죽었지..ㅠ_ㅠ 아 너무슬퍼어..ㅠㅠ" 

    -_-...+ 

    상관이 없는 학우들이 아니었구나-_- 
    시팍..-_- 광빠들이다 
    뭔가 한마디를 해주고싶었지만 참고 돌아서는 그순간, 
    옆의 아저씨가 그 학우들을 보고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아저씨:"얘들아 그런거 보면 정신적으로도 안좋고 공부에도 안좋아" 
    여학우1:"뭐래-_-아저씨가 뭔데 참견이예요!" 
    여학우3:"아 짱나짱나 귀0니언니글을 읽어보면 그런말 안나올껄요?" 
    여학우2:"남이사 즐-_-)/" 

    여학우3까지 말할때는 속으로 쉬팍-_-하고 넘겼지만, 
    여학우 2의 발언을 듣고는 드디어 터져버렸습니다. 

    나:"너희들은 예절도 없니?" 
    라고 시작한 나의 발언은 
    항상 안티귀0니싸이트에서 광빠들을 대하듯이 
    그들에게 책을 펴주고-_- 
    차근차근 설명하는 버릇을 불러일으켰습니다...-_-;;; 

    한참을 듣던 여학우들. 
    한참을 궁시렁거리다가 두 여학우가 드디어 반박을 시작했습니다. 

    여학우1:"(내가 들고있는 책을보며)그건 얼마나 작품성이 뛰어난데요?" 
    여학우3:"아 뭐예요 그 책도 별거 아닌것같구만" 

    별거아닌것같구만...이라-_- 
    울컥 했지만, 참고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려는 순간, 
    아까 그 여학우2가 염장을 매우 지르는 말을 꺼내놓았습니다.. 



    여학우2: "(책 작가를 보더니)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_- 


    저멀리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삼류작가... 
    너무나 아득해서 눈이 부실지경이었습니다. 
    해변의 카프카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의 저자입니다-_-; 


    삼류작가... 

    머릿속에는 계속 들려오는, 맴도는 그 문장한줄.. 


    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삼류작가 아니야?" 


    순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등을 돌려서 그 학우를 쳐다보았습니다. 
    이유를 몰랐던 저는 어리둥절했지만. 
    곧 알게되었습니다-_- 
    그 구역 옆에는 하루키 문학전집 구역이 있었고, 
    제가 있는 구역을 빙 둘러서 모두가 하루키 문학을 읽고있던것이었습니다. 
    일제히 도는 그들의 살기어린 눈빛-_- 


    아저씨:"요즘 애들이 참 구분이 잘되네..하나는 정상, 하나는 비정상.. 
    오늘도 서점에서 비정상적인 아이들을 보고 가는구먼..하하" 
    나: "(방실) 하루키에 대해서 공부하고 와서 그런말하렴-_-? 

    더 뭔가..말하고 싶었으나 애들이니까 그만했습니다만, 
    재밌는것은 아저씨와 저를 제외한 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뭐, 무슨 저런 애들이 있어?" 
    "너희 엄마 어디계시니?" 
    "아 또 귀여니광팬이야? 저런건 불에 싸질러(헉-_-)버려야하는데" 
    "어디서 감히 하루키를...요새 애들은 말세야 " 
    "(귀여니책들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하며) 
    이런 쓰레기들은 아동코믹코너에 가야하는데.." 
    "아 젠장 직원 불러-_-!" 

    그중 가장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보이는 한 남정네께서는.. 

    "쉬팍-_- 방금 그말한 인간들 어딨어 썩을 누구야!!" 

    -_- 


    모두가 암묵적인 동조와 살기어린 눈빛을 하며 그 학우들을 쳐다보았고 
    그들은 겁에 질려서 슬그머니 책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때, 
    지나가던 사람중에 그 여학우들이랑 비슷하게 생긴 나이의 한 아이가 
    구석에서 뒤적거리더니 어떤 책을 가져옵니다.. 
    그 책을 여학우들 중 한명에게 넘기며 말했습니다.. 

    "귀0니 책 보니까 이런 소리듣지. 너희들같은 애 있으면 우리학교 왕따야.." 

    ....그녀가 내민 책은 장 자끄 상뻬의 꼬마 니콜라였습니다... 


    -_- 

    나같으면 자살한다...-_-;; 
    그 여학우들은 얼굴이 푸르딩딩해져서 
    모든 사람들의 살기를 한몸에 감싸안으며 
    옆 코너에 달려가서 소년 추천소설집-_-을 읽고있었습니다. 
    그것도 꼿꼿하게 앉아서. 어색한 포즈로.. 


    그들이 간 뒤에 등을 돌리며 야유를 퍼붓던 초인-_-들은 
    갑자기 등을 다시 돌리고 책에 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_- 대한민국 단결의 힘을 엿보았습니다.. 
    우리 나라가 굳건히 서 있을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서 알았습니다. 
    갑자기 한국의 국민이 자랑스러워 졌습니다..-_- 

    개인적으로 그 학우들에게 써주고싶은 필살기가 남아있었고, 
    원츄를 백만개쯤 해주고 싶었지만,(원츄 백만개면 즉사입니다-_-) 
    그만한게 어디랴 허허 웃으며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_-; 



    무라카미 하루키가 3류작가라니...... 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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