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고 버스를 탔는데 뒷자리에 대학생처럼 보이는 남자 둘이 앉아있었다.
잘 듣지는 못했으나 여자 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내가 단지 들은 단어는 " 걔가 아다가 아니라서.. !@#$%#$^$%&...."
아다.. 아마 경험 여자를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댓말은 후다. [맞나?]
난 결혼한지 1년이 조금 넘음 새댁 아닌 새댁이다.
난 소싯적 참 질이 안좋은 사람이었다.
기본 베이스로 어른에게 대드는 그런 짓은 하지 않았지만.
내 몸의 소중함을 그리 깨우치지 못한 바보 병신이였다.
고등학교2학년때 내가 미치도록 짝사랑 했던 대학생 오빠.
정말 하늘의 별을 따다 줄것 같은 그 오빠에게 처음 몸을 맡겼었다.
관계를 딱 5번 하고 잊혀져 버리는 그냥 "그때 그 여고생"이 되버렸다.
고3.
나와 사귀던 아이에게 몸을 내줬다. 그냥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지만.
그애가 원하면 스스럼 없이 내 몸을 내줬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개월 사귄 아이와 동거를 했다.
동거를 하기 전까지는 몸을 파는 여자를 더럽다 칭하면서.
정작 내가 더러운 여자인줄은 몰랐었다.
3개월의 동거를 끝내고 내 일상으로 돌아왔을때 그제야 나도 사랑을 운운할뿐.
창녀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것을 알았다.
사랑을 지칭하며 남자 품에 놀아나고 있는 창녀라는것.
정신을 차리고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고 틈틈히 취미 생활을 하며
그나마 좀 괜찮았던 회사를 입사해 열심히 일을했다.
그리고 21살의 여름.
친구들과 술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어떠한 남자에게 대쉬를 받았다.
이제 깨끗해지리라 다짐했던 나는 단칼에 거절했고.
그일을 계기로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던 그 남자.
그 남자의 집은 수원.
우리집은 부천
매주 토요일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다발의 꽃을 들고 서 있던 그 남자.
다시 몸을 내 주기 싫어 남자를 거부 했던 나.
끈질기게 밀고 당기고를 했고 결국 눈이 펑펑 오던 그날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연애기간 거짓말 한번 안하고 그는 관계에 대해 단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사귄지 1년이 다되서 첫 키스를 했다.
23년을 살면서 여자 손을 처음 잡는 다는 그 남자.
23년을 살면서 처음 키스를 한다는 그 남자.
처음으로 팔짱을 껴보고 뽀뽀를 해보고 얼굴을 어루만져본다는 그 남자.
시간이 갈수록 그 남자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내 지난 날이 그렇게 죽고 싶도록 싫었던 적이 없었던거 같다.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절대 다른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았을것을...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동거 따위 절대 하지 않았을것을...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그 남자에게 부끄러울짓을 하지 않았을것을...
매일 매일을 후회했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일뿐.. 되돌릴순 없었다.
우리가 만난지 꼭 1년이 되던 그날. 그 남자는 나에게 청혼을 해왔다.
행복하고 기뻤지만 선뜻 대답할수 없는 ...
머뭇 거리던 나는 거절했다.
"우리 아직 너무 어려요. 우리 만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어요..." 라고 하며...
몇일을 매달리던 그 남자...
청혼을 하고 나서 서먹했던 우리는 어색하게 다시 마주 앉았고
커피숍의 노래도 들리지 않았고 애꿋게 테이블만 쳐다보다 말했다.
그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말했다.
" 저요. 되게 날라리 였어요. 이 남자 저 남자랑 막 잠도 자고 관계도 맺어 봤어요.
그것도 고등학교때요. 이해가 되세요?
공부는 안하고 헛짓거리 했었다고요..
오빠 열심히 대입 준비하면서 공부 할때 전 이 남자 저 남자랑 관계를 맺고 있었다구요.
아!
저 고등학교 졸업하고 동거도 했었어요. 3개월 씩이나..
혼인신고만 안했었지 저 완전 이혼녀에요.
그거 알아요?
저 같은 여자를 중고품이라고 한다는거?
사실 만나면서 말해야지 했는데.. 자꾸 숨기게 되데요?
지금 왜 말하냐고요?
그래요. 제가 속였다 쳐요.
첫날밤에 내가 뭐라 그럴껀데... 관계 맺어보면 안다는데.. 내가 뭐라 그럴껀데...
그래. 그것도 속였다 쳐요. 처녀막 재생수술이라고 의학 많이 발달했더만...
수술 했다 칩시다. 평생을 오빠 속이면서 살아야 되요...
저요. 그래도 마지막 양심은 있어요.
중고면서 페인트칠 다시 해서 신상품이라고 속일순 없잖아요..."
정신없이 말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더 길게 말했던 것 같다.
1시간 정도를 혼자 떠들었으니까...
터져나오는 눈물을 막지 못했고 내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 이었다.
혼자 펑펑 울면서... 꺽꺽 대면서 버럭 버럭 화 내가며 말했다.
아무말 없이 날 바라보는 그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화 내서 미안해요. 저.. 아마 자격지심인거 같아요.
좋은 여자 만나세요.. 미안해서 몸이 깨끗하지 못해서.. 그 동안 고마웠어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난 뒤도 돌아보지않고 뛰어서 집에 왔다.
그 후로 밤이고 낮이고 울리는 핸드폰 때문에 밧데리 조차 빼놓았고.
회사도 그 날로 그만둬 버렸다.
집밖에는 나가지도 않았다.
마치 그를 마주치면 나를 더러운년이라고 손가락질 할것만 같아서...
그 동안 속았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볼것 같아서...
2주 정도가 지났다.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는데 우체통에 꼽혀 있던 그 편지..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대충 내용이...
"예전에 어떤 교수가 강의를 하다가 돈을 치켜들며 학생들한테 물었어요.
이 돈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들어 달라고 했데요.
그러자 그 교수가 그 돈을 짓 밟았데요.
그리고 그 돈을 다시 치켜들고 물었데요.
발자국이 있는 이 돈을 갖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다시 들었데요.
이번엔 그 돈에 낙서를 했데요.
그리고 다시 학생들한테 물었고.
여전히 학생들은 손을 들며 갖겠다고 했고.
그제야 교수가 그랬데요.
더럽혀지고 구겨져도 이건 돈이라고.
그 값어치가 없어지는건 아니라고....
결혼하자고 했지 순결하냐고 묻지 않았어요.
과거에 몸을 팔았던 웃음을 팔았던 개의치 않아요.
내 이상형이 순결한 여자라고 한적 없어요.
중고품이라고 했죠?
그 제품이 얼마나 쓰였는지는 상관 없어요.
그게 처음부터 세탁기였으면 중고라 해도 그건 세탁기에요.
그게 처음부터 냉장고였으면 중고라 해도 그건 냉장고에요.
과거가 어쨌든 간에 처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여자는
지금 어쨌든 간에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여자에요.
내가 순결한 여자 원했으면 연애기간때 물어봤을꺼에요.
경험이 있냐고... 남자 사겨본적 있냐고...
자책하지 말아요. 그냥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전 그래요.
그러한 추억이 없었으면 지금 인생일 바꼈을지도 몰라요.
인생이 바뀌고 운명이 바꼈겠죠.
하지만 그러한 추억이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는 없는거라 생각해요."
이 글보다 훨씬 긴 글이지만 대충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였다.
어쨌든 나는 지금 그 남자와 같이 살을 부비고 살고 있다.
단한번도 과거를 들춰보지 않았고 항상 나를 위해 헌신하며 살고 있다.
여전히 나는 내 신랑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난 복이 많은 여자인것 같다.
요새 많은 남자들이 경험이 없는 여자들을 많이 선호 한다고 했다.
특히 결혼할 적엔....
하지만 왜 그들은 모를까...
여자 혼자는 절대 관계를 맺을수 없다는것...
철없는 남자가 있음에 철 없는 여자가 있다는것.
사랑이라는 사탕으로 유혹하며 여자를 중고품으로 만드는 것이 남자라는것을...
사랑한다면 지켜라..
그 여자의 상처를. 그 여자의 허물을 덮어줄수 있는것도 남자라는것을...
한때의 철 없는 행동으로 여자도 씻을수 없는 후회를 간직하고 산다는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