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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3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119 로 신고가 들어온다.
이미 도시가스가 설치되어 더이상 필요가 없던 아파트 지하의 LPG 가스탱크를 해체하던
가스공사 직원이 잔여가스에 질식되어 쓰러졌다는 신고였다.
긴급 신고를 받고 10 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의 이름은 박재석.
그는 현장에 도착한 뒤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눈앞이 보이지않는
좁고 긴, 깜깜한 가스탱크안으로 기어들어갔다.
빛하나 없고 가스로 가득찬 가스탱크 안에서 쓰러진 가스공사 직원을 발견한 박재석 소방관
가스공사 직원은 이미 질식하여 생명이 위독해 보였고 그를 업고 아무리 빨리 기어나간다고 해도
외부로 도착하기전에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잠시의 망설임.
그는 조용히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벗어 가스공사 직원에게 씌워준다.
그리고 가스공사 직원을 업고 유독가스 속에서 필사적으로 탱크밖을 향해 기어나갔다.
맨홀근처까지 겨우 다다른 박재석 소방관은 마지막 힘을짜내 가스공사 직원을 맨홀뚜껑 위로 밀어올리고
자신은 가스에 질식된채 그대로 쓰러지고만다.
동료소방관들에 의해 황급히 구조된 박재석 소방관은 용인 기흥의 영동병원으로 긴급후송되었으나
안타깝께도 20 분 뒤 숨을 거둔다.
순직 당시 나이는 35 세. 소방관으로 근무한지 4년 3개월이 되던 때였다.
부인(33)과 딸(2), 그리고 3천만원짜리 전세집을 남겼다.
당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던 박재석 소방관의 월급은 생명수당 2만원을 포함하여 86만원이었다.
당시 소방관들에게 지급된 산소호흡기의 시간은 30분. 그나마 구형장비였다. 이 사건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로 1시간 짜리 신형호흡기로 전면 교체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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