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커플룩으로 맞춰입지 않아도 비슷한 색깔의 티셔츠에 물빠진 청바지. 닳아서 헤진 운동화나 모래색깔 샌들로, 입는 것도 신는 것도 어느덧 닮아가는 그들.
봄에는 분홍색 꽃, 여름에는 하얀 꽃. 가을에는 안개꽃, 겨울에는 보라색 빛을 띈 예쁜 꽃. 한송이..두송이 선물한 뒤에 그녀 손에 들려있는 빛깔 고운 꽃들을 사진으로 찍는 그 사람.
똑같이 한쪽이 구겨진 모자를 쓰고 똑같은 웃음을 띄고 있는 예쁜 두 사람.
딱히 재미있는 얘길 한 건 아닌데 한마디 한마디에 숨넘어갈듯 까르르 웃기 바쁜, 예쁜 웃음을 띈 여자 아이. 볼이 빨개진 줄도 모르고 상기된 얼굴로 열심히 떠들고 있는 남자 아이.
추울때 깍지 낀 손은 주머니에 넣고 룰루랄라 더울때도 어김없이 깍지 낀 두 손은 룰루랄라
손바닥 두 개 만한 반찬통에 과일 몇개 담아서 먹고 먹여주며 따사로운 햇빛 받는 두 사람.
가장 예쁘고 아름다울 나이에 남기는 수십, 수백장의 사진들.. 너무 예쁘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예쁘다가도 문득 부러워진다. 고된 연애만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결혼때문에 부담스러워 상대방이 만남을 꺼려하는 나이가 되었다. 딱히 결혼을 하고싶은건 아닌데.. 예쁜 연애나 한 번 해보고 늙어 죽고싶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도 서로 보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멈추지 않는 커플들을 보면 너무 예쁘고 부럽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 나의 젊음을 추억할때 예쁜 사진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는게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눈물이 또르르.
나도 아직 예쁜데, 이 나이에 소박한 연애가 꿈입니다..라고 말하면 철들어라..라고 면박준다. 하하 너무 귀엽고 예쁘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말랑말랑해지는 기분- 대리만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