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기 전
아픈 나에게 날아온 장문의 메세지.
예감은 했지만 읽지 않아도 알아 볼 수 있는 메세지.
'우리 안 맞는것 같아. 헤어져. 서로 좋은 모습으로 남자....'
얼굴도 안보고 문자로 이별을 통보 받는건 또 황당하고 어이없고 화가났었지
'난 분명 잘못한 것도 없고 만날때마다 매번 잘해주려고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도대체 왜???'
지난 시간을 되돌려서 원인을 분석하고 행동하나하나 말하나하나 잘못한 점은 없는지 곱씹어봤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련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틀린문제의 정답을 찾고 오답을 분석하는 게 연애가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바보가 없었네.
진정하고 문자를
다시 보고 또 보고
울컥하면서 보고
화내면서 보고
근데, 화가나고 눈물이 나면서도, 돌릴수 없다는게 사람의 마음이란 건 너무도 잘 알았기에
예의없는 이별통보에도 꾹참고 하루만에 다시 장문의... 영혼없는... 홧김에 답장을 했어.
문자를 다 보내고 마음을 최대한 정리해보니, 머리가 복잡해지더라
소개를 주선해준 형한테는 뭐라고 해야 할지
내 연애를 응원해준 이들의 얼굴을 보고 애써 괜찮다는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그간 남겨진 연애의 흔적들은 어떻게 지워야 할지
잊는데 몇개월 걸리더라.
아니다 ㅎㅎ 지금도 가끔 생각나서 글로 그때의 기억을 써보는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나만 너무 좋아했었던 것 같아
말주변 없는 남녀가 만나다 보니까, 내가 말을 일부러 더 했었어.
너무 많이 해서 너의 얘기를 잘 못들어 줬던거 같아
대화도 너무 재미없었지?
스킨십도 너무 서툴렀고
너무 늦은 밤에 만나자고 해서 미안해
단 둘이 재미난 곳 많이 못 다녀서 아쉬웠고
집이 멀어서 데이트도 자주 못해서 미안했어
빼빼로 데이때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색다른 선물을 줬는데 실망시켜서 미안해
습관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던거 같아
음....
남들처럼 꽁냥꽁냥하게 지내고 싶어서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감정이란게 그런 노력으로만 되는게 아닌거 같네
예전에 오유도 가끔 본다고 했었지?
막 재미난 글보고 같이 웃었던 기억도 나는데...
나,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해주는 여자 만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