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진영 대표 논객인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이 자신의 홈페이지(http://
www.chogabje.com)를 통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극찬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조씨는 탄핵안 통과 직후인 12일 오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칼럼에서 “오늘 대한민국과 헌법, 그리고 국회 및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누구보다도 김정일(金正日)이 이번 국회의 결단에 의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탄핵정국을 색깔론적 시각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사안이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므로 (헌재에서) 국회의 의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낙관했다.
조씨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미국 닉슨 대통령 사례를 거론하며 "(노 대통령이)조속한 시일내에 나라와 자신을 위해서 사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노 대통령을 겨냥해 하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조씨는 지난 11일에도 '왜 노무현은 사임하는 게 옳은가'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의 선동정치에 짓눌려 있던 한국 사회의 주류층이 탄핵안이 통과될 희망이 보이자 일제히 봉기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지난 56년이 만들어낸 제도, 가치관, 중산층이 궐기해 국회를 향해 영향력을 투사한다면 탄핵안은 통과될 것”이라고 여론을 부추긴 바 있다.
또한 조씨는 탄핵안 가결을 예측이나 한 듯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 결정을 뒤집는다는 것은 법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어긋난다”고 일찌감치 헌법재판소를 겨냥하기도 했다.
또다른 글에서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김종필 총재는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탄핵에 유보적인 자민련을 공격하기도 했다. 자민련은 12일 탄핵안 상정 직전 당론을 '탄핵 찬성'으로 변경했다.
조씨의 주장대로 야당의 당론이 결정되는 등 탄핵정국이 심화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 수뇌부-조갑제 간 '물밑 교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음은 12일 조씨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칼럼 전문.
한국민주주의의 승리
오늘 대한민국과 헌법, 그리고 국회 및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국민의 代議기구인 국회가 권력남용을 자행한 대통령에 대해서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은 民意의 최종수호자안 국회가 헌법의 힘을 빌어 헌법과 체제를 지킨 것이다.
그동안 盧武鉉 대통령과 친북어용방송의 엄호하에서 한국의 좌파 선동 세력은 일제히 들고 일어나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인터넷이나 거리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빙자한 민주주의 파괴행패를 자행해왔다. 오늘 국회는 대의정치의 원칙이 무엇이며, 정치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한국은, 정치의 원점을 찾은 것이다.
물론 憲裁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지만 이 사안이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므로 국회의 의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盧武鉉 대통령이 그동안 자행한 불법사례들을 모으면 헌재의 파면 결정을 끌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닉슨의 예에서 보듯이 조속한 시일내에 나라와 자신을 위해서 사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의 직무가 정지되면 그는 급속히 정치적 식물상태에 빠질 것이고 그가 선동정치로 동원할 수 있는 힘은 헌법에 근거한 공권력에 의해 진압될 것이다. 특히 친북어용 방송이 거대한 민심의 규탄에 직면할 것이다.
누구보다도 金正日이 이번 국회의 결단에 의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그는 남한의 친북세력이 盧武鉉 좌파정권안에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좌파적인 盧武鉉 대통령을 이용하면 6.15 선언을 실천한다는 명분하에서 한국을 연방제 적화통일방안이라는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었다. 이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다음에 들어설 정권은 어떤 경우에도 盧武鉉보다 왼쪽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영국의 경우, 국회가 왕을 쫓아낸 크롬웰 혁명이 영국 민주주의 발전의 한 분수령이 되었듯이 무력도 시위도 아닌 국회의원들의 표로써 법을 위반한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 키 성숙했다. 나는 여러번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정권에 굴종하며, 북한동포들의 고통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보이고, 대한민국 수호세력을 적대시한 盧武鉉을, 대한민국이란 거목이 그동안 비바람 맞고 눈보라 견디면서 키워온 자유의 힘으로써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표현해왔다. 그런 날은 의외로 빨리 온 것이다.
盧武鉉 대통령의 선택지는 명확하다. 무엇보다도 그 자신을 뽑아준 민주당이 그를 내모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 그의 인간적, 정치적, 도덕적 실패를 요약한다.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사람은 그를 민주당 후보로 뽑은 것이지 민주당을 파괴하라고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었다. 盧대통령이 버티다가 憲裁의 선고로 파면당하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많은 수사 출두 요구서일 것이다. 파면 전에 사임하면 그에 대한 여론은 호전될 것이고 반성하면 再起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에 대한 수사도 그 强度가 무디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소탈하다는 그의 인간성이 보존될 것이다. 사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중산층, 전문가, 관료, 기업인, 국회의원 등 정통주류세력이 다시 나라의 중심에 서서 책임과 의무, 그리고 자기 혁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기회주의적 보수라고 비난받았던 최병렬의 한나라당이 행동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하나의 암시이다. 대한민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