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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61831
    작성자 : 익명Y2Nqc
    추천 : 0
    조회수 : 375
    IP : Y2Nqc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2/21 16:39:34
    http://todayhumor.com/?gomin_1361831 모바일
    저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너무 답답하고 누구한테 말하고 싶어서 매일 눈팅만 하다 결국 가입까지 한 새내기 회원이에요

    저는 이혼가정에서 자랐는데요
    어릴적부터 아빠가 도박같은 일회성 유흥에만 정신이 팔리셔서 꾸준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셨고 어쩔 수 없이 엄마 혼자 일해서 이 날 이때까지 절 키우셨어요

    요즘 세상에 이혼가정이 뭐 흠이랄건 아니지만
    저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너무 안좋아서
    친가에 반감이 굉장히 커요
    아빠가 엄마한테 도박할 돈 내놓으라고 목에 칼 대는 모습 보고 맨발로 뛰쳐나가서 큰아버지 집에 달려갔던게 제가 다섯살때고요 
    보증 잘못 서서 빚더미 앉았던거 개인회생이나 이것저것 엄마가 다 정리하고 집까지 팔고 그러느라 당연히 넉넉치 못하게 자랐구요
    고3때 내일이 전기세 내는 날인데 급식비 내는 날인데 이런 걱정 하면서 수능 공부했구요
    그냥 아빠한테 받은 사랑이랄게 없다고 보면 되요
    제가 외동딸이라 어릴때 이쁨은 많이 받았는데 솔직히 그런 기억도 자라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너무 많이 겪어서 이제 고맙지도 않네요
    손찌검 안했던거랑 일찌감치 연락 끊겨서 얼굴 안보고 살 수 있게 해준 거 그건 고마워요

    저 스무살때 한번 연락이 왔는데(제 핸드폰번호가 첫 번호 그대로라 기억했나봐요)
    좀도둑질이니 뭐니 해서 교도소에서 나온 직후더군요 저랑 엄마는 제 학교 때문에 서울 학교 근처로 이사 온 후였는데 경찰쪽에서 그래도 가족이라고 주소나 이것저것 알려줬었나봐요
    찾아오고싶다는거 말리고.. 영상통화 하고 싶다길래 하려다가
    아빠 이제 이도 다 빠졌다는 말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서 도저히 얼굴 볼 자신이 없어서
    .. 만나는 건 나중에 만나자고 얘기했는데 거절의 뜻으로 알아들었는지 그 이후로 연락 안오더라구요 

    그 날 마지막으로 통화하면서
    밥 잘 먹으라고 난 잘 지낸다고 또 전화하라는 제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던 목소리가 너무 힘이 없어서
    그게 아직도 안잊혀져요
    너무 밉고 제 십대를 망친 엄마 인생을 망친 인간인데 제가 딸로서 못할 짓을 한 것 같아서 맘대로 미워하지도 못하네요

    아무튼 그 이후로 연락 쭉 끊겼구요
    친가랑도 왕래가 끊긴지 오래에요
    어릴땐 제가 막내 손녀라 자주 놀러가고 방학때도 엄마가 일하시니까 저를 시골에 맡기시고 해서 잘 갔는데
    크면 클수록 그냥 그 집안 사람이 싫어지더라고요
    어른들한테 이렇다할 이쁨 받은 적 없구요
    엄마가 참다못해 이혼하겠다고 서류문제로
    큰아버지한테 도움 청하셨을때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거라고 저한테 전화하셔서
    무ㅓ라고 하셨던거 이후로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졌어요
    제 뿌리고 뭐고 ... 저랑 엄마 힘들게 사는 거 알면서 끝까지 그래도 남편인데 아빠인데 운운하는 거 진짜 듣기 싫어서. 대학교 합격한 이후로 친가 사람들하곤 아예 연락도 안했어요

    그런데 어제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온 모양이에요
    저는 아르바이트 하다 그 소식을 들었는데
    엄마가 저보고 너라도 가려면 가라고 하시는데
    도저히 갈 맘이 안 생기더라구요
    돌아가신거 슬퍼요 할머니 안계셨으면 저라는 존재도 없었을거라는거 물론 알아요
    근데 그 자리 가서 일가 친척들이 절 바라볼 눈빛이며 그런것들 생각하니까 진짜 구역질이 올라오더라구요
    가서 가만히 있을 것도 아니고 이 사람 저사람이랑 인사도 해야 할테고 막둥이네 딸이냐 아빠는 뭐하냐 엄마는 뭐하냐 얘기 다 해야할텐데
    저는 아빠 일 입에 올리기만 해도 눈물부터 나는 애라서요. 슬퍼서 아니고 그냥 너무 분해서요
    책임지지 못할거면 낳지 말지 엄마도 놔주지 왜 자기 멋대로 결혼하고 나를 낳고...
    아무튼 도저히 갈 자신이 없더라구요

    제가 안가겠다고 가기 싫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한참 있다 그럼 본인만 다녀오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 듣는 순간 진짜 너무 짜증이 나는거에요
    제발 안갔으면 좋겠는데.. 거기 가서 뭐한다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알바 하는 내내 힘들었어요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는데 티가 났는지 다들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그냥 감기가 심하다고 그래서 눈물이 난다고 둘러댔네요

    저는 엄마가 뼈빠지게 고생하시는거 보면서 자라온 탓에 누구한테 힘든 소리를 잘 못해요 우는 것도 늘 혼자 숨어서 우는 편이고 같이 의논할 형제자매도 없구요 그냥 혼자였네요
    엄마가 저를 위해 희생하시는 모습 보면서 악착같이 공부해서 그냥 그렇게 컸어요 ㅋㅋ..
    전기가 끊겨서 깜깜한 방에서 책 읽었던게 생각나네요 그런 저 뒤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나 자고 있던 아빠란 인간.....
    아빠만 아니엇으면 저도 할머니 장례식장 맘편히 갈 수 있었을텐데요
    자기 엄마가 돌아가신 건 알까? 친가쪽에서도 연락이 끊겨서 지금 식장에도 없다고 하네요
    제 아빠가 저런 인간 쓰레기였다는 것만 생각하면 정말 제 피를 다 뽑아버리고 싶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사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친구들이 저 사는 거 보면 철인이냐고 놀라고 그래요 좀 쉬엄쉬엄 방학땐 여행도 가고 그러라고
    친구들이 그런 말 할땐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늘 참느라 애만 먹고 그래요. ...
    그래도 공부 머리는 있는지 어떻게 국가시험에 합격해서 앞으로 먹고 살 걱정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죠.. 아빠 닮고 싶지 않아서 늘 이렇게 몰아붙이면서 살아요 스스로를

    너무 길게 썼네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ㅋㅋㅋㅋ.. 읽어주실분이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그래도 주절주절 늘어놓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요.. 얼른 더 튼튼해지고 강해지고 싶어요 진짜 이젠 더이상 제 삶을 제 기분을 아빠때문에 망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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