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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61475
    작성자 : 익명aWdub
    추천 : 10
    조회수 : 1060
    IP : aWdub (변조아이피)
    댓글 : 106개
    등록시간 : 2015/02/21 06:23:40
    http://todayhumor.com/?gomin_1361475 모바일
    왜 약한사람을 보면 화가 나나요?
     약한 사람을 보면 화가납니다.  
    나에게 용서를 구하며 빌고있는 사람을 보면 평생 불행해졌으면 좋겠고,  그래서 용서해주기 싫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제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가정폭력이 심해서 제가 13세때 집나가셨다가 25세때 다시 들어오셨는데, 
    그 이후로 평생 저에게 용서를 비시며 항상 저랑 친해지려고 노력하십니다. 
    저는 어머니가 한발짝 다가올 때마다 상처주고 욕하며 다시는 말걸지 말라고 밀어냅니다.  
    저는 어머니 얼굴만봐도 화나고 기분이 너무 나쁩니다. 
    저는 그녀가 평생 불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용서해주면 어머니는 이제 행복해지겠죠? 
    도망갔다오니 자식들은 다 커있고, 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제가 용서까지 해주면 이제 단물빨아먹을 일만 남았으니까 인생이 참 편하겠죠?
    나는 당신들이 날 낳아버려서 이렇게 평생이 불행한데??? 


    당신이 집나가 있는동안 아버지한테 맨날 쳐맞으며 말도안되는걸로 욕들어먹고 학원도 한번 다녀본적 없고, 차비도 없어서 학교다니기도 힘들고, 옷사입는것도 미용실도 제대로 한번 가본적 없고, 그와중에 혼자 악착같이 공부하며 살았는데 대체 뭘 도와줬다고 이제와서 부모행세 하려 하나요??? 
    염치가 없는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그게 사람이 할짓인가요?? 
    모든걸 저 혼자 다 이룩했는데요. 
    당신이 뭘 잘했다고 지금 저에게 요구합니까? 


     하지만 저는 어머니가 잘못한게 없다는걸 압니다. 
    그녀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 성급했고 순수했습니다. 
    왜냐면 그녀는 고아였고, 여자 홀로 힘겨운 서울살이를 하며 살았으니까요.


    나쁜것은 아버지입니다. 
    그는 항상 우릴 때리고 욕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집나간건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 집에 같이 있었더라면 정말 살해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모든것을 알고있는데도 용서해주기 싫습니다. 
    어머니는 집나가서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홀몸으로 반지하방에서 겨우겨우 연명하며 살았습니다. 
    집나가서도 우리 세 남매가 생각나서 맛있는것도 죄책감에 못먹고 따뜻한옷도 죄책감에 못사입었다고 합니다. 
    압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너무 화가납니다. 
    저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들. 걱정해주는 한마디 한마디들.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 짜증나고 정말 찢어죽이고 싶습니다. 
    차라리 나를 증오해주면 좋을텐데. 너때문에 내인생이 망했다고, 너만 안태어났으면 좋았을거라고 말해준다면 좋을텐데!! 
    그래야 내가 아무 죄책감없이 증오할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런말들을 안해줍니다. 
    너무 미안하고 어머니 자신이 죄인이라며 맨날 새벽기도를 나갑니다. 
    그게 벌써 15년 째입니다. 
    집나간뒤로 쭉 그렇게 살았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저는 대체 왜 이렇게 화가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그녀가 죄책감에 시달리며 저주받으며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불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를 감옥에서 풀어줄수 있는 열쇠를 제가 갖고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 평생 풀어주고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대체 왜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슬픔이 동반됩니까? 
    왜 제가 슬퍼야 합니까? 
    그녀는 무식하고 무능하고 약합니다. 
    약한사람은 도와주어야 하는데 왜 짖밟으려하고 저주하고있나요? 
    어머니는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는 제 뒷모습을 바라보며 15년동안 빌고 또 빌었는데 저는 그녀가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왜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왜 얼굴만봐도 화가나고, 말 한마디한마디가 싫을까요. 어머니는 이렇게 착한데. 
    저는 나쁘고 어머니는 착합니다. 
    왜 약한사람에게 화가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제가 심성이 나쁜사람이라서 그런것일까요? 
    제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봐도 될까요? 
    그녀를 향해 제가 아주 어렸을때 그랬던것 처럼 해맑게 웃어도 될까요?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험한 세상을 손잡고 함께 살아가도 될까요? 
    그녀를 용서하면 후회가 없을까요? 
    그녀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줘도 될까요? 
    증오를 멈추면 더더욱 상처받지 않을까요? 
    어떻게 용서하고 다시 친해졌는데 또 어느날 갑자기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면 어떡하나요? 
    차라리 평생 증오하면서 인연을 끊고 잊어버리는게 더 좋을까요? 
    왜 얼굴만봐도 혐오스럽고 화가나고 기분이 너무너무 나쁜걸까요?  
    이런 제가 잘못된걸까요? 하긴 살면서 제가 착하고 좋은 아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어요. 저는 동물을 좋아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정의롭게 살고싶어 하지만 사실 엄청나게 비열하고 거짓말도 많이하고 잔인합니다. 안그러려고 계속 억제를 해서 그렇지 저는 좋고 착한 아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가 약한사람인데도 이 사람에게 화를 내고 있는걸까요.
    어머니가 뭔가 나를향해 말을 하면 냉소적 시선으로 보게 되고, 말을 계속 듣고 있으면 가슴속에서 화가 무럭무럭 솟아납니다.


    왜 이런걸까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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