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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59234
    작성자 : 꼴레트
    추천 : 13
    조회수 : 859
    IP : 108.162.***.196
    댓글 : 114개
    등록시간 : 2015/02/19 01:28:38
    http://todayhumor.com/?gomin_1359234 모바일
    [빡침주의] 참 인상 깊은 명절이 될것 같습니다.......

    펌글입니다.
    다행히도 저는 저보다 어린 사촌이 없어서 비슷한 일이 없지만, 
    원글님께서 얼마나 당황하셨을까 ? 상상이 가네요. 



    안녕하세요. 다들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시는지요?

    올해는 예년보다 차가 덜 막힌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그래도 고향이 멀어서 장거리 운전하시는 분들은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네요

    이렇게 명절 오래 보지 못한 친지들을 만나서 즐겁고 화목한 시간은 보내야 하는 게 맞는데 

    저희 집안의 올해 명절에 '화목'이란 단어는 물 건너 간 것 같습니다.

    가끔 PGR글을 보면서 이맘때쯤 가족이 모일 때 
    나이 어린 친척 동생이나 조카들에게 아끼시는 물건(?)을 스틸 당하거나 테러 당해 
    맘고생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게도 오늘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요즘 푹 빠져있는 플스4와 32인치 모니터에 해당되는군요)

    결과는 플스로 시작해서 어르신들 병원행까지 아주 스캐일이 큰(?) 명절이 되었습니다.

    제 큰아버지 댁에 늦둥이 사촌 남동생 녀석이 있습니다. 
    올해로 중3으로 올라가고요 

    애가 늦둥이라서 그런지 위에 두 형님 누나보다 아무래도 더 귀여움받고 자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주 버릇없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1년에 몇 번 보는 것도 아닌데 그냥 그러려니 하자' 라고 넘겨 왔었습니다만

    오늘 제 맨탈을 아주 안드로메다로 승천시켜 주더군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작년까지 큰아버지 댁에서  제사를 지내다가 그동안 고생하신 큰어머니를 위해서 올해부터 저희 집에서 제사를 지내 기로 했습니다

    큰아버지 식구가 도착하고 서로서로 반갑게 인사 나누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이 녀석은 어른들에게 인사도 안 하고 제방으로 달려들어 가서 이것저것 살피다가 모니터 앞에 놓인 '플스4'를 보고 그대로 전원을 누르더니
    꼼짝도 안 하고 3시간가량 게임을 하더군요

    간간이 큰어머니께 '물 가져다줘' '귤 가져다줘' 라고 성질 부리는 게 (큰어머니께서 환갑이 다되셨습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고 제 동생 녀석은 '버릇을 고쳐줘야 된다고' 
    말하면서 달려가는 걸 제가 '1년에 한번 본다 얼굴 붉히는 일 만들지 말자' 라고 말렸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친척끼리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데 

    이 녀석이 방에서 나오더니 큰어머니께 달려가 뭐라고 큰 소리로 말하더군요 
    잠시 후에 큰어머니께서 곤란한 얼굴로 제게 오시더니

    'oo아 미안한대 니가 가지고 있는 ... 그 게임기 우리 xx 주면 안 되겠니?' 
    라고 곤란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당황해서
    '네? 게임기를요?' 
    'xx이가 꼭 가지고 싶어하고 정말 미안한데 니가 직장인이고 형이니깐 xx이한태 양보 좀 해줬으면 해'

    그 말씀을 듣고 정말 너무 곤란하더군요
    어른 들깨서는 아무 말씀을 안 하시고 사촌 동생 녀석은 '플스내놔!!' 라는 눈빛으로 쏘아보고 있고
    큰어머니 깨서는 본인도 제게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셔서 미안해하시면서 몸 둘 바를 모르시는 것 같고

    일단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사촌 동생 녀석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타일렀죠

    '형이 가지고 있는 게임기가 고가의 물건이라서 형이 선뜻 주기가 힘들어 그리고 형이 생각했을 때 xx이는 지금 게임을 하기보다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에 매진해야 될 시기인 것 같아'

    라는 내용으로 타일렀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자기 뜻 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화가 나는지
    '형 게임기 아까워? 형 직장인이잖아. 직장인이 게임기 하나에 벌벌 떨어? 중소기업 가면 다 그렇게 돼?'

    큰아버지께서 소리 지르면서 '너 이 자식 형한태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라고 말했지만 

    이 녀석은 자기가 원하는 게 맘대로 안되자 할 말 안 할 말을 막 쏟아내더군요

    '아빠 조용히 해봐 아니 나이가 서른이 넘었으면서 겜기 가지고 노는 것도 쪽팔리는데 회사도 중소기업이야 속은 좁아터져서 
    겜기하나도 동생한테 양보 못 해 사림이 쥐뿔도 없으면 착하기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형 같은 인간을 보면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니깐'

    여기까지 듣고 제 이성이 날아갔습니다
    근데 저보다 제 동생 주먹이 먼저 날아가더군요 

    큰어머니깨선 울면서 제 동생을 말리고 큰아버지랑 할머니는 더 두들겨 패버리라고 소리 지르시고 아버지는 동생 말리시고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혈압이 높으시고 큰아버지는 허리가 안좋으십니다
    두분다 흥분하시면서 소리까지 지르시니 갑자기 몸이 안좋아져서 지금은 응급실에 계십니다.

    사촌 동생은 제 동생한테 신나게 얻어맞고 울면서 집으로 갔습니다
    가면서 성질난다고 제 플스를 32인치 모니터에 던지고 갔더군요 (아 ............)

    일단 제 선에서 해결이 안될 문제라 사촌 형님과 누나에게 전화를했습니다.
    사촌 누나는 시댁에 갔다가 오늘 새벽에 들어오시기로 했고 

    사촌 형님은 이를 갈면서 퇴근하자마자 오신다고 하더군요

    참 인상 깊은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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