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건인데 유머는 아니지만... 올립니다.
한 젊은 의사의 죽음, 미스테리의 진실은?
2005-01-09 15:39 | VIEW : 23,387
http://www.cyworld.nate.com/pkc0924 : 고인 홈피입니다. 사진 있습니다.
작년 12월 7일 저녁 9시경 전남 여수시의 한 식당에서 동료의사들과의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가 사망한 故 박광천씨(34, 선이고운 의원)의 사망배경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동료의사들은 계단에서 넘어져 뇌사상태에 빠진뒤 숨졌다고 말하고 있으나 유족들과 네티즌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유족측의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디카신문고에 올라왔고 많은 네티즌들이 엄정수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진상규명을 위해 시민단체가 나섬에 따라 한층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고인의 부인에 따르면 사건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고인은 서울 모 의료원에서 외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지난 11월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처음 개원을 했다고 한다. 개원후 병원 창문에 '선이고은 의원 진료과목 성형외과'라는 간판을 붙였는데 여수 보건소 직원이 찾아와 간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강압적인 호통을 쳤다. 여수시 의사협회에서 민원이 들어왔다며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서 전문의 행세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 고인은 홍보문제로 괴로워했다고 한다.
얼마후 고인이 잘 아는 의사 한명이 찾아 와 '여수 원로 의사들에게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리를 마련했으니 참석하라'고 했다. 약속 자리에서 고교 동창생을 비롯한 비슷한 연배의 젊은 의사들은 '오늘 나오지 않았더라면 치명적인 실수가 됐을 것'이라며 '너 혼자 사는 게 아니니 신경쓰라'는 충고를 했다.
그후 12월 7일 예전의 그 의사가 '지난 번 잘 얻어 먹었으니 이번에는 원로 선배들이 식사를 한번 하자고 한다'며 피하고 싶은 자리임에도 일방적으로 날짜를 통보해왔다. 그는 직접 와서 고인을 데려갔다. 그 시각이 저녁 7시 무렵.
같은날 저녁 9시 20분경 고인의 부인은 남편과 술자리에 같이 있던 남편의 동창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남편이 많이 취해 있으니 데리고 가라는 것. 부인 대신 고인의 부친이 9시 40분경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부친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고인은 양말만 신은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바닥에 앉아 있었으며 뒤에서 다른 의사가 껴안은 채 부축하고 있었다. 상태를 살피니 고인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연유를 묻자 부축하고 있던 의사는 '술에 취해 계단에서 넘어졌다'는 대답을 했다.
병원에서 CT촬영 결과 고 박광천씨의 두개골 정면 부위가 십자 형태로 깨졌고 자정쯤 수술에 들어갔으나 뇌가 부어 제대로 수술을 할 수 없었으며 결국 지난 20일 박광천씨는 사망했다. 이상은 고인의 부인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사건 현장>
그러나 유족들은 이 사건이 단순 실족사라는 사건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동료의사들의 주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뒤로 넘어졌는데 어떻게 두개골 정면 부위가 심하게 깨졌나 △같이 있던 고교 동창생 의사는 넘어지는 고인을 붙잡으려고 했을 뿐인데 왜 팔골절을 입었으며 이는 왜 부러졌는가 △계단에는 흙이 없는데 고인의 외투에 흙이 묻어 있다는 점등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밖에 △술취해서 넘어진 고인의 몸 구석구석에 멍이 들어 있고 외투는 피투성이인 점 △왼손잡이인 고인의 왼손에 이빨자국이 있었던 점 △시력이 나쁜 고인의 안경이 외투 주머니 속에 손상되지 않고 발견된 점 △신발을 신고있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결코 실족사일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족측은 고인은 평소에 술이 잘 취하지 않는데 경찰이 제시한 사고당일 혈액 채취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가 0.279로 높게 나왔다면서, 이는 소주 3~4병을 쉬지 않고 1시간 동안 계속 마실 때 나오는 수치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망자의 상처를 정밀조사를 했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혈중 알코올 농도에 집착하는 것은 실족사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디시인사이드 디카신문고의 '옴부즈맨'도 고인이 회식자리에 도착한지 약 1시간 후에 사고를 당했는데 그 시간동안 '마주앙'이라는 와인을 얼마나 마셔야 0.279라는 수치가 나올 수 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계단에서 뒤로 넘어졌다는 고인이 입은 외상>
사건의 전말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같은 자리에 있던 이들이 모두 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다쳐 코와 입에서 피가 흐르고 의식불명이 된 사람을 응급조치를 위해 들쳐 업고 병원으로 뛰기는 커녕 그저 술취했으니 데려 가라고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해두고 계속 회식을 했다는 점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유족측은 경찰 수사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사고 다음날인 8일 곧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수일만에 유족측의 항의를 받고서야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등 늑장수사를 벌이는 바람에 초동수사에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의혹에 여수시 의사회측은 “무엇 때문에 진실을 속여가며 자리에 있던 의사 12명이 입을 맞춰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당시 회식자리는 만취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데 동의하지만 '누구와 심하게 다퉜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분위기가 절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당 경찰은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더 이상 언급은 힙들다"고 말했다.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한 시민단체의 공문>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디시인사이드 디카신문고에 올라온 이 사건 게시물에 현재 수백개의 리플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시민옴부즈맨공동체'라는 한 시민단체가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 노력중이다. 1월 8일 현재 여수의사회의 공식홈페이지는 문을 닫고 있다.
도깨비 뉴스 디시특파원 = 옥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