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은 백봉오골계입니다.
심심해서 부화단계부터 시작해보자... 하고 자작부화기 만들고 한 게 화근이 되어 겨울 3개월동안 방안에서 닭시중 들었네요.
네마리라서 매일 먹을걸 갖다바쳐도 그닥 정을 주진 않았지만 ㅠㅠ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첫 입질이! 십자형의 균열
너무 오래 못나오길래 살살 까주다가 피가 찍 나와서... 호호바오일을 묻힌 휴지조각으로 꾹꾹 눌러둔 상태입니다 ;;
안에서 열받고 있었을듯.......
털은 하얗지만 역시 오골계. 온몸이 새까만 게 가죽옷 입은거 같았어요.
알껍질 차고 나오자마자 버둥버둥버둥버둥버둥 쉬다가 또 버둥버둥버둥
엎어진 후에는 온 사방을 파고다닙니다. 이때 물그릇에 빠져죽는 불상사가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습도조절을 위해 물컵을 두었는데 벽쪽에 접힌 수건을 타고 올라가서 다이빙을 하려는 걸 구해낸 일도...
이쯤되면 자살본능)
부화기 안에서 한바탕 난리친 후에 소강상태... 곧 육추기로 옮겼습니다.
찜질방은 붉은 조명이 제맛.
이때부터 대 응뎅이 시대가 시작됩니다. 살짝 눌린듯한 응뎅이 넘 귀여워... 하아
응뎅이 어필2
이놈들은 자기 응뎅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우체국박스중 제일 큰 박스 두개를 이어붙여서 만든 육추실입니다. 미관 따위는 쌈싸머금;
여기서 4마리가 무려 3개월을 지내게 됩니다. 육추할 시기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내 방도 평균 17도로 딱히 따뜻하진 않았다는게 함정
(구석의 보온실은 병아리에게 필요한 온도로 가온되고 있었습니다! 혹시 17도에서 키울수 있다고 오해하는분 계실까봐 ;)
초반엔 저러고 잘때마다 죽은게 아닌가 정말 노심초사했죠;
털이 자라며 점점 쑥쑥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서 쥐어뜯기고 온 것 같지만 실은 자라고 있는것
이때즈음이 제일 못났다고 해요
쑥쑥해 쑥쑥해
그리고 이땐 왠지 다 암컷일 것만 같았지
조금씩 예뻐집니다. 성별이 무엇일까로 한참 불안하던 시절
바닥에 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짧은 횃대 위에 빼곡하게 낑겨 앉아 있음;
맛있는 것 좀 없냐?
흠 벌레 줄 때가 됐는데...
(이때쯤부터 매일 밀웜을 급여합니다. 좀더 닭의 사랑을 받아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지만 현실은 벌레랑 같이 삼킬 기세로
내 손가락까지 물어뜯음)
...그리고 볏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너 수컷이냐? 수컷이냐고! 남탕은 안돼!!!
절규를 해보아도 볏이 생기고 털이 자라면서 인상은 점점 나빠져만 가고...
박스 한구석에 낑겨서 비좁다는 것을 온몸으로 불만 토로
봄이되어 겨우 밖에 닭장을 지어 내보낼 수 있게 됩니다 후(사진은 홍일점 ㅠㅠ)
암1수3의 역하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은 울며 수컷 두마리를 귀... 분양 보내게 됩니다. 키울거라고 했으니 설마
먹진 않았을거라고 믿어... ㅠㅠㅠㅠ
하지만 굉장히 맛있다고 합니다.(단호)(본인은 아직 먹어보진 못함)(집에 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군침을 흘림)
그리고 5개월째로 꽤 이른 시기에 초란을 보여준 꼬맹이!
에고... 닭장 그늘져서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한장 더.;
이제 8개월차에 접어들어... 꼬맹이(암)와 털보(수)는 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털보가 알낳을때 꼬맹이를 지켜주고 알자리를 봐 주는 등 상당히 사려깊은 모습을 보여줘요. 병아리도 잘 돌볼 것 같은데...
꼬맹이는 아직은 알품을 생각이 없어 보이니 가을쯤에 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백봉오골계는 포란 육추를 잘 하는 종이라 이제 구경만 하면 돼요. 육아 해방, 잇힝!
이까지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