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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후안무치에 분노하신다면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아직도 바닷속에서 소중한 이들을 찾아내지 못해 가족들의 눈물로 적셔지고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 진도체육관. 자식을 잃은 애통의 울음소리로 애잔한 안산 고대병원. 절친한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가득한 안산 단원고등학교. 실종자 가족과 유족, 자원봉사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정부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방문에서 '생색내기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때마침 6·4 전국동시지방선거도 맞물려 있고, 안가자니 뭔가 켕기고 가자니 욕먹는 상황에서 정치인들도 꽤나 머리 좀 아팠겠죠. 이번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보여준 정치인들의 천태만상. 정말 단어 그대로 '천태만상'입니다.
1. 시인형.
가슴 아픈 사건이다. 고로 나는 시를 쓴다
-밤, 밤, 밤...삿갓문수 김문수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이번 사고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경기도 안산에 있는 단원고등학교입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를 챙기기 위해 진도에 방문했는데요. 갑작스레 도지사의 트위터에는 당황스러운 '시'가 올라옵니다.
<밤>
어린 자식 / 바다에 /뱃속에 / 갇혀 있는데
부모님들 / 울부짖는 밤
괴로운 밤 / 불신의 밤
비까지 내려
속수무책 밤 / 긴긴 밤 / 괴로운 밤
언론에서는 김문수 도지사가 시 5편을 작성했다며 '신속총력구조', '현장행', '캄캄바다', '가족', '진도의 눈물' 등을 언급했는데요. 이를 모두 시라고 단정짓는다면, 김 도지사가 4월 14일 '서울정밀'이라는 제목으로 "시화공단 GM 자동차부품업체 서울정밀을 찾았습니다 / 제주업은 젊은이들이 기피하여 늘 인력부족이 가장 큰 애로입니다 / 한류의 원조 제조업에 / 방송·예술의 옷을 입혀야 될텐데요'도 시가 되겠죠. 사실 제가 봤을 때는 이것들이 다 시라고 하는 것은 억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 <밤>에 대해선 뭐라 할 말이 없죠.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도지사는 "진도 현장에서 느낀 심정을 짧게 표현한 것"이라며 "진심과 달리 오해를 초래하게 돼 무척 안타깝다"고 해명합니다.
김문수 도지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논란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는데요. <뉴스타파>의 보도 영상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등장합니다.
실종자 가족: 경기도지사님께서 지금 하시는 말씀을 현장에 전달하거나 책임질 수 있는 발언을 하시는 겁니까?
김문수 경기도지사: 저는 경기도지사지만 경기도 안에서는 좀 영향력이 있는데 여기는 지금 경기도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단 해수부 장관이 여기에 와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진도는 경기도가 아닌 탓에 자신은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네티즌 표현에 의하면 '듣보잡 선언') 고백을 한 것인데요. 게다가 경기도지사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인가에 대한 논란까지 불러일으켰죠. 비록 자신이 일으킨 재해는 아니었지만, 김문수 도지사의 시를 보는 순간, 불에 타는 로마를 바라보며 시를 읊었다는 네로 황제가 떠오르더군요. 지역 주민들이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 와중에 감상에 빠져 시나 읊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은 아닐텐데요. 진도에선 영향력이 없어서 무료해서 그랬던 것일까요?
-친구에게 질 수 없다, 이재오 의원 (새누리당)
한편,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민중당 동지 이재오 의원(새누리당)도 이에 질세라 자신의 트위터에 글귀를 남겨두었군요. 우애 깊어 보입니다.
아 어쩌랴 / 꽃도 피기전에 / 저바다에 / 하늘도 / 땅도 / 할말을 잃었다
그들은 아직 꿈 많은 고등학생 / 우리들의 사랑스런 아들 딸 살아있어라 / 살아있어다오 / 제발 살아만다오
우리는 당신들을 잃을수가 없다...
2. 선거운동형
지금은 6·4 지방선거, 선거운동의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임시학부모대책위 대표가 '학부모'가 아닌 도의원 예비후보라니... 송정근 前 경기도의원 예비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사고가 터진 이후 학부모들을 대표하여 언론과 인터뷰를 해온 송정근 세월호 임시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사회를 보는 등 학부모 대표로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해왔죠. 그랬던 그가 안산 단원고 실종자 학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척도 아니구요. 학부모가 아닌 사람이 학부모대책위 대표를 하고 있었다는 황당무계한 사실.
추가로 밝혀진 것은 놀랍게도 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경기도의원(안산시 제4선거구) 예비후보였다는 사실. 한 실종자 가족은 송정근 씨가 누군가와의 통화 도중 "내 정치생명 끝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라고 말하는 걸 듣게 됐고 언론이 이를 알린 것입니다.
-'마라톤 뛰는 국회의원', 제 이름 석 자 기억해주세요. 임내현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20일 오전 광주 상무시민공원에서 전남일보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진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터라 대회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인사말을 생략하는 등 매우 조심스럽게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갑자기 임내현 의원이 입고 있던 점퍼를 벗고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 등 마라톤 복장을 입은 상태로 열심히 달리는 모습을 보여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서 어이를 뺏어갔다고 합니다. 앞서 임 의원은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애타는 심정으로 승객들의 귀환을 기도한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마라톤 행사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임내현 의원의 행동. 과연 올바른 것일까요? 임내현 의원도 이번 논란 덕분에 과거 여기자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붕어빵이 타는 것과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늦게 빼서"라고 한 과거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았습니다. 제발 그 입들 좀.
*관련 링크*
민주당 임내현 의원에게 임신이란? 늦게 빼면 하는 것!
-'세월호 사고 깊은 애도' 문구 뒤 홍보 작렬, 선거는 계속된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그 외에도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할 것 없이 여야가 모두 6·4지방선거 관련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선 가운데, 앞 뒤 분간 못하고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상황 파악 못하고 있는 분들 상당히 많았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이 으레 받게 되는 후보들의 문자메세지. 아무리 상황이 이래도 선거운동은 해야겠다고 판단했을까요? 평소 보내던 문자 앞에 '진도 앞 여객선 침몰 참 안타깝다' 등의 형식적인 문구만 붙여서 끊임없이 선거운동을 하여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네요. 아마 이런 문자 보낸 후보들이 제일 먼저 떨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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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공형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진도 세월호 참사에 색깔론을 입혀보자
-"유가족 중 전문 선동꾼 섞여 있다"며 되려 자신이 '선동'한 권은희 의원 (새누리당)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동영상을 올리며 "유가족들에게 명찰을 나눠주려고 하자 이를 막으며 선동하는 여자가 있다. 그런데 이 여자가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 때도 있었다"며 현지에 혼란과 불신, 대립을 일으키는 전문 선동꾼이 섞여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자료는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한기호 의원 (새누리당)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한국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한다"며 대뜸 비난 어린 조언(?)을 했습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남한의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참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긴 한데요. 또 여기에 놀아나는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씁니다. 역시 장군님은 달라도 다르네요. 얼마 전부터 자꾸만 '뜬금포'를 날려대시네요. 조선중앙통신의 비난을 두고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고 자평한 한 의원은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직 장군님다운 전략 예측까지 해주십니다.
"국가 안보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자나깨나 투철한 안보정신을 강조한 우리 한기호 장군 의원님. 참담한 시국이라도 이런 사람 한 분 정도는 계셔야 우리나라 안보가 튼튼하겠죠? 덕분에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교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불법성을 우회적으로 인정(?)하신 과거 발언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관련 링크*
4. 신바람형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진도는 진도고, 나는 논다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 술자리는 갔지만 일체 음주는 하지 않았다, 유한식 세종시장 (새누리당)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세종시장 예비후보이기도 한 유한식 현 세종시 시장과 홍순승 세종시 교육감 예비후보. 두 사람은 18일 저녁 새누리당 세종시당 청년당원들의 술자리 모임에 참석합니다. 이 자리에서 홍순승 교육감 예비후보는 "유한식 시장님 당선을 측면에서 돕고 제가 세종시를 한국의 워싱턴DC로 만드는 교육보좌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죠. 이 자리는 폭탄주가 도는 등 화끈한 술자리였습니다.
논란이 되자 유한식 세종시장은 "술자리에서 일체의 음주 및 선거관련 발언이 없었다"고 해명하는 한편 새누리당 세종시당에서 "최근 발생한 유한식 후보가 부적절한 시기에 술자리에 참석한 것에 대해 세종시민 여러분과 유가족에게 깊은 사죄한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유한식 시장에 대해 가볍게 '경고' 처분으로 상황을 마무리지었구요. 하지만 세종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홍순승 후보가 새누리당 모임에 참석하고 건배사를 한 행동들에 대해선 여전히 선거법 위반 혐의가 짙습니다.
-응원용 방망이로 모자라서 헹가래까지, 축제 분위기였던 후보 경선 연설회 (새누리당)
실종자 가족들이 마음 졸이고 있던 16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운정행복센터에서는 새누리당 파주시장 후보 경선 연설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는 너무나도 화기애애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수백여명의 당원들이 모여 응원용 방망이를 치며 후보 이름을 연호했고, 후보자들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심지어는 헹가래를 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새누리당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예정된 행사여서 취소할 수가 없었다"며 "오전에 아이들이 모두 구조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떄문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해명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경기도당에서는 "각 지역 정당사무소에서 진행을 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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