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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354281
    작성자 : 피직이
    추천 : 5
    조회수 : 1085
    IP : 69.158.***.10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4/09 03:45:43
    http://todayhumor.com/?humordata_1354281 모바일
    감동적인 좀비

    맨 아래 영상이 있는데 그 전에 그냥 재미삼아 소설 한 번 써 봤습니다.

    좀비가 된 부모가 아이를 살리는 내용인데

    은근히 짠해서...ㅜ.ㅜ

    그럼 재미있게 봐 주세요~~

    ============================================================

     

    도시에 분노바이러스가 퍼졌다.

    흔히 좀비라 불리우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좀비들...

     

    나와 내 아내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아직 바이러스로부터 안전지대라고 알려진

    한적한 시골 동네로 탈출하기로 했다.

     

    집 문 밖에는 수백의 좀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차를 타기까지 적어도 10미터는 뛰어야 한다.

    나는 아이를 업고 아내의 눈을 본다.

     

    서로 말 없이 눈을 바라보다가 심호흡을 한다.

     

    하나

     

    문을 열고 차까지 정신없이 달렸다

    간신히 차를 타고 문을 잠근 뒤에

    아이를 뒷 좌석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아내의 팔에 어느새 상처가 생겼다.

    나의 사랑...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렇지만 난 사랑하는 아내를 버릴 수 없었다.

    아내는 아이를 위해서 자신이 이성을 잃게 될 상황을 대비해

    안전벨트로 자신의 몸을 최대한 결박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흐른다.

     

    한참을 운전하면서 아내를 볼 때마다

    그녀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뒷좌석의 아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머리에 커다란 충격을 입고 정신을 잃었다.

    아내가 드디어 이성을 잃고 나를 공격 한 것이다.

     

    정신이 들자마자 머릿속에는 온통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차에서 아이를 구하고 나니 여기 저기 아픔이 느껴진다.

    나도....

    상처를 입었다.

     

    아마 머지않아 나도 이성을 잃게 될 것이다.

     

    내 아기...

    착한 우리 아기...

     

    어떻게든 나는 우리 아기를 살리고 싶었다.

     

    그래!! 나 스스로에게 알고리즘을 짜야겠다!

    지도를 펼치고 안전지대까지 최대한 단순한 경로를 찾았다.

    중간에 험난한 지형이 있었지만 그 곳을 지나기 까지는

    내가 이성을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에 썪은 시체의 장기를 봉지에 담았다.

    이것이 내가 이성을 잃었을 때 내가 나의 아이를 공격하지 않도록 만들고

    내가 나아갈 길의 방향을 알려주는 미끼가 될 것이다.

     

    이정도 알고리즘은 너무 단순하다.

    좀비가 단순한 것이 정말 다행이다.

     

    이제 나는...

    한없이 걷게 될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부디 내 아이가 무사하기를 바란다.

     

    부디 나의 마지막 알고리즘이

    아무런 오류없이 작동하기를 바라며

    나는 서서히 나를 잃어간다.







    피직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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