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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3535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2438
    IP : 210.99.***.1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03/29 10:12:47
    http://todayhumor.com/?panic_13535 모바일
    [펌][단편,브금]見


    사각 사각사각

    거실엔 뉴스소리와 사과깎는 소리외엔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았다.

    사각..

    언제부터 어긋난거지?

    사각

    우린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왜 결혼했을까?

    사각

    그 답은 뻔했다.
    돈.

    오직 나는 돈을 위해 결혼을 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하자면
    팔렸다고 볼수 있는.. 아니 이렇게 생각하면 내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날 왠지 물건취급 하는것 같아 너무나 싫다.

    사각사각

    우리집은 어릴땐 그나마 잘나갔었다.
    단지 아빠가 친구만 잘만났어도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거다.

    아빠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어떤 일때문에 빚까지 지게됐었다.
    그덕분에 우리가족은 정말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내앉은 상태가 되었고
    엄마는 눈앞에 빚부터 해결하기 위해 사채까지 손을 데버렸다.

    그때 눈앞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아빠의 옛친구.
    친구하난 끝내주게 잘 사겼다고 비꼬는 엄마를 뒤로한채 아빠는 결국

    친구의 아들에게 날 시집보내버렸다.

    하루아침에 아저씨가 아닌 시아버지가 되어버렸을때
    그때 기분만 생각하면 지금도 열이..

    "앗."

    확실히 그날 기억은 너무나 싫었다.
    강제결혼이라니. 아니 날 팔아버린거였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젊다면 젊을수도 있을도 있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와 그옆에 나란히 앉아있는 우리 아빠와 아빠친구분.

    "인사하렴. 앞으로 네 남편될 사람이다."
    "허허. 많이 놀랐니? .. 그래도 이녀석 착한놈이야. 좀 부탁한다."

    ...
    손가락에서 검붉은피가 떨어진다.

    아픔과 동시에 짜증이 몰려와 인상이 구겨졌다.

    귀에선 여전히 알아듣지도 못할 언론에 대한 내용을 떠들고 있었고
    그 옆에선 남편이라는 놈이 신문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심장이 안좋아서 얼마 못살지도 모른대. 어릴때 한번 봤었잖아. 기억 안나니?"

    엄마가 몰래 다가와 나에게 귀뜸을 해주었다.

    "없어. 저남자 뭐야? 내 남편이라니? 누구맘대로?!"
    "쉬잇!! 목소리 낮춰!! ... 저 아저씨가 우리 빚을 해결해준대. ... 난 처음엔 거절했는데.."

    앞이 까마득했다.
    돈때문에 딸을 판거야?

    "어릴때 보고 너한테 반했단다. 그후로 꽤 자주 놀러왔었잖아. 기억 안나니?"
    "그딴 기억 없어!! 나이처먹고 딸같은애랑 결혼하고 싶대? 아 당장 꺼지라고 해!!"

    퍽퍽

    아파서 눈물이 나오는것이 아니였다.
    너무나 분했다. 분하고 원통하고 너무나 억울했다.

    "조금만 참고 몇년만 같이 살아줘. 불쌍하잖니.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짜증나!! 다 짜증나!!!!"

    손가락에 맺힌 피를 대충 옷에 슥슥 문질렀다.
    그러자 극심한 통증에 나도모르게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욱.."

    남편이라는 놈이 그소리에 반응해 나를 쳐다보았다.

    "..칼에 손 밴거야?"
    "...."

    대꾸조차 하기 싫었다.

    엄마말에 따르면 심장이 약해 얼마 못산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들린 말에는 올해 여름 무슨수술인지는 몰라도 수술 날짜까지 잡혀있다고 했다.

    거기다 지금 약까지 먹고있는 상태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태.
    물론 이런 생각을 한다는건 천벌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유를 박탈한 이 남편이라는 놈이
    난 너무나 싫다.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싫다. 쳐다볼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를만큼.

    보고있던 신문을 말없이 접고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일어나려는 찰나 붙잡았다.

    "왜?"

    적지않게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며 물었다.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께요."
    "아냐. 앉아있어. 반창고 갔다줄께. 참. 나 물한잔만 가져다 줄래?"

    대꾸한번 해줬다고 그게 좋아서 바보같이 웃는 남편이라는 놈.
    너무나 바보같이 착해서 그게 너무 싫다.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내 몸을 원하지도 않았고 더러운짓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만 바라보고 있고 날위해 사는사람처럼 내 기분에 맞추며 뭐든지 강아지처럼 순종한다.

    그게 너무나 짜증난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싫고 짜증난다.
    죽일만큼 밉다.

    냉장고로 가서 물을 꺼낸다.
    그리고 컵에 물을 따른다.

    점점 물이 가득 채워질때마다 난 이 컵에 청산가리를 붓고싶은 마음이 간절히 든다.

    차라리 집을 나가서 괜찮다면 난 벌써 나갔다.

    몇번이고 가출신고를 내서 기어코 날 찾아냈고 그때마다 화한번 내지않고 눈물만 흘리며
    날 집으로 끌고들어왔다.

    그럴때마다 그는 이런말을 지껄이곤 했다.

    "나 죽으면 내 전재산 네 명의로 돌려줄께. 그러니까 제발 나가지말아줘."

    ... 병신같은새끼.
    도대체 이 악마같이 변한 내가 어디가 좋다고?

    착해빠진놈..

    나쁜놈..

    "쿨럭쿨럭.. 켁.. 커헉..컥컥.. 켈룩..허억..힉..히아악..켈룩..켈룩"

    갑자기 기침소리가 들린다.
    저녁먹고서 약먹일 시간을 깜빡 해버린것이다.

    서둘러 물컵을 들고 탁자위에 놓인 약 몇알을 줍기시작했다.
    그래도 남편이라는 뭔가가 있긴 있나보다.

    퍽.

    발등이 싸하다.

    뒤이어 따끔한 느낌이 난다.

    부지런히 손을 놀리던걸 멈추고 탁자위를 쳐다보았다.
    과도가 없다.

    옆을 쳐다보니 엎드려 헐떡이고 있는 그가 보인다.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바들바들 떨며 날 올려다 보았다.
    발등위에 상처는 점점더 따가워 지고 있었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마루에 꽂히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과도가 보였다.

    "..그 착한척이 다 거짓이었구나."

    과도를 손에 들었다.

    왜 발밑을 맞춘건지 이해가된다.

    내 다리에 상처를 내서 도망못가게 한후 엉금엉금 탁자위로 기어와 약을 주워먹고
    날 죽이던 살리던 요리해먹을 작정이었을것이다.

    그는 심장을 부여잡고 있었다.
    커다랗게 벌린입이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히억.. 허어억.. 히엑..힉..히이익.."

    마지막 발버둥처럼 들리는 숨소리.

    "옛정을 생각해서.. 빨리 보내줄께."

    그는 한마디 비명도 없이 조용히 쓰러졌다.

    처음으로 사람을 찔러서 그런지 아니면 칼을 써서그런지
    내 손가락에도 작은 상처가 나버렸다.

    아직까지 안죽고 움찔거리는 그를보고 지독한 생명력이라고 내뱉었다.

    있는힘을다해 칼을 밀어넣으니 고개를 뒤로 젖히며 숨소리를 내지않았다.

    곧 발쪽에 뜨거운 피의 느낌이 닿았다.
    몸이 이상하게도 피곤했다.

    심장은 상상이상으로 미친듯이 뛰고 있었고 뇌에선 아직도 그 감각을 잊지않고 있었다.

    뭐랄까..
    마치..

    두꺼운 돼지고기의 한가운데를 찌른느낌..

    갑자기 문득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왔다.

    눈앞에 죽어있는 시체한구.

    아 너무 성급했다.
    너무 증오가 커버렸다.

    그냥 내버려두면 죽었을텐데..

    어떻게 처리해야하지..?
    소설에 나오는것처럼 벽에 바르고 묻을까?

    아니.. 너무 힘들다.

    그리고 시멘트가루등 어디서 쉽게 구한단 말인가.

    어떻게하지?
    ....

    주위를 살펴보니 정원이 딸린 집이었단걸 알수 있었다.
    생각이 그곳에 미치자 주저없이 밖으로 나가 삽을 찾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무생각없이 땅을 팠다.

    얼마나 팠을까..
    이정도면 괜찮겠지..

    아직 경직이 안된 시체를 끌고 깊게 판 구덩이에 던져버렸다.

    밤이라 그런지 약간은 쌀쌀했다.

    작은 바람이 불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다시 삽을 집어들고 작업한지 몇시간이 지났을까..
    거의 감쪽같다.

    ... 미안한마음이 잠시 들었다.
    날 그나마 조금이라도 사랑해줬던 사람이었는데.

    그런 생각도 잠시 갑자기 나는 피비린내에 골이 깨질지경이었다.
    대충 발로밟아 마무리를 한뒤 삽을 제자리에 가져다 두고 피를 닦아내었다.

    닦아내면서 갑자기 이런생각이 들었다.
    실종신고를 내면 경찰이 분명 집안을 수색할것이고..

    혹시 살인사건일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루미놀 액을 뿌리면 어떡하지?

    풉..
    바보같으니.. 그럴일은 없을것이다.

    있다 해도 그전에 살았던 사람들 핏자욱이었나보죠. 라고 하면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키우던 개의 피라고 둘러대면 되겠지.

    깨끗이 피를 닦아내고 나니 긴장이 풀어진다.
    정원을 힐끗보니 왠지 다시또 미안한마음이 생긴다.

    그 마음과 함께 두려움도 생겨났다.

    앞으로의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

    오늘도 아내는 말이없다.
    역시 아직도 내가 싫은걸까.

    아내의 비유를 맞추기위해 언제나 아내말에 순종하고 어느것하나 거스르지 않았다.

    오늘저녁만 해도 그렇다.
    소금투성이인 김치찌개를 퍼먹는대도 난 아무런 투정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언제나 불만투성이인 얼굴로 날 대한다.

    하긴..
    어린나이에 이런 아저씨뻘 되는 나에게 시집을 왔으니..

    마음속으로 날 원망하고 있는건 당연할듯하다.
    그래도 뭐 어쩔수없지 않은가. 어쩔땐 나도 이혼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집나갔을때에도 난 화한번 안낸 착한 남편이었다.
    언제나 어르고 달랬었다.

    "나 죽으면 내 전재산 네 명의로 돌려줄께. 그러니까 제발 나가지말아줘."

    이말도 수십수천번은 더 지껄였다.

    그런데도 아내를 포기할수는 없었다.
    왜일까.

    고운정보단 미운정이 더 크게 박힌것 같다.

    소금찌개를 먹어서인지 입안이 짜다.
    아내도 소금찌개인지 알았는지 과일을 가지고 온다.

    사과깎는솜씨가 어쩐지 어설프다.

    거실엔 사과깎는소리와 뉴스소리밖에 안난다.
    덕분에 신문을 읽기엔 안성맞춤이지만 언제나 쓸쓸하다.

    갑자기 아내가 신음소리를 냈다.

    "욱.."

    "..칼에 손 밴거야?"
    "...."

    아무말도 없이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고개를 팩 돌려버린다.

    그럼그렇지. 어쩐지 불안하다 했더니만 결국 손을 밴듯하다.

    한숨이 절로나온다.
    나도 미쳤지. 이렇게 어린애랑 살아서 뭘한다고..

    왠지.. 미운정과 함께 부러움때문에 데리고 있는듯 하다.

    나에게 없는 젊음과 건강이 왠지 부러웠다.

    할머니는 언제나 나에게 이런말씀을 하셨다.

    "좋겠구나.. 좋겠어.. 그 젊음이 참 부럽구나.."

    그럼 난 매일 엄마에게 쫓아가 울고불고 매달렸다.

    "엄마. 할머니가 또 만져."

    젊은애를 옆에두면 같이 젊어진다는 말도안되는 미신때문인지
    할머니는 언제나 날 옆에 두시고 내 팔이며 다리를 주물럭대셨다.

    그때문인가 난 너무나 빨리 늙어버린듯 하다.

    그래서인걸까 아니면 나도모르게 할머니말에 세뇌되어버린걸까.
    아내의 젊음을 나도 나눠갖고싶었다.

    하아.. 이상한 생각은 그만두자. 일단 지금은 아내가 다친상태니까.

    "왜?"

    일어나 약을 찾으려는 날 아내가 붙잡았다.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께요."

    왠일일까. 성격을 고치기로 노력한건가?

    "아냐. 앉아있어. 반창고 갔다줄께. 참. 나 물한잔만 가져다 줄래?"

    놀라움반기대반으로 물을 가져달라고 했다.
    역시 아까 짠맛으로 인해 목이 타들어간다.

    대일밴드와 연고를 찾고서 뒤를 돌아본 순간 난 봐선 안될것과 눈이 마주쳤다.

    소파밑에 누군가와 눈이 마주쳐버린것이다.

    ...이년이 날 놔두고 바람을 핀건가?

    아니 그런 판단을 내리기엔 소파안이 너무나 어둡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건 귀신이 아니라는것.

    이런.. 너무 놀랜 나머지 기침이 나온다.

    "쿨럭쿨럭.. 켁.. 커헉..컥컥.. 켈룩..허억..힉..히아악..켈룩..켈룩"

    이 심장병을 빨리 고치던가 해야지..
    참.. 약.. 약을 안먹었군. 제길.

    점점더 숨쉬는게 어려워진다. 일단 소파밑 저 눈동자 두알을 찔러야한다.
    그리고 그후에 아내에게 물어보자. 어떤놈이냐고.

    엉금엉금 기어가 과도를 붙잡고 소파밑에 정확히 던졌다.

    아..
    이런 기가막힌 타이밍이 또 어딨을까..

    칼은 아내의 발등을 스치고 지나가버렸다.
    아내는 탁자를 더듬는 손을 멈추고 날 쳐다보았다.

    그럴수록 더더욱 숨쉬는게 힘들어져왔다.

    "히억.. 허어억.. 히엑..힉..히이익.."

    뒤이어 아내는 칼을 집어들고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나 말고 저 밑을 봐.

    제발 저 밑을 보라구.

    저 밑에 새하얀 눈동자 두알이 날 보고 있단말이야!!


    -

    오늘은 왠지 예감이 좋다.
    왜냐면 며칠전부터 점찍어놓은 집에 사람이 없는걸 발견한것이다.

    익숙한솜씨로 문을 따고 들어갔다.

    잠시 문을 열어놓고 주위를 살피니 설마하니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이다. 아직까지 내가 들어온줄 모르고 있고 또 정원에서 화초에 물을 주고 있었다.

    긴 시간이 흐르는듯 정말 조심스럽게 바람소리마저도 내 행동에 귀를 귀울일만큼
    조용하게 문을 닫고서 재빠르게 소파밑으로 숨어버렸다.

    며칠간 이집을 조사한결과 여자는 둔해빠진 젊은여자였고 남자는 심장이 안좋은 평범하면서도 돈많은 남자였다.

    이집가구만 팔아도 벌써 수십만원은 번 셈이다.
    왠지 절로 웃음이 난다.

    비죽비죽 세어나오는 웃음을 참기위해 입을 틀어막고 가만히 있었다.
    숨소리하나 세어나가는것도 용납할수 없다.

    이윽고 여자는 내가 밑에 있는 소파까지 와서 벌렁 앉아버린다.
    먼지가 코안으로 잔뜩 들어와 불쾌감을 주었다.

    이짓도 몇시간후면 끝이다. 훗.

    잠시 졸고 일어나니 벌써 저녁8시이다.
    이시간이면 남자가 벌써 돌아와 밥을 먹고 티비를 시청할 시간이다.

    역시 내 예상대로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신문넘기는소리와 과일깎는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웃음이 또 터져나올듯하다.
    이 짜릿한 스릴넘치는 기분을 누가알까.

    그리고 9시 30분이 되면 남자는 화장실로 가서 씻고 여자는 2층으로 올라간다.
    남자가 화장실로 나와 2층으로 올라갈때 난 남자의 뒤를 덥치고 여자역시 금방 제압하면 된다.

    그리고..
    ... 그리고 뒤엔..

    죽일까 살릴까?

    뭐. 그건 그때 정하자.

    정말 이 기분 너무나 짜릿하다.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웃음을 멈추기 위해 억지로 허벅지를 꼬집는다.
    갑자기 신음소리가 들린다.

    뭐야. 이것들 소파위에서 이상한짓 하려고 하는거 아냐?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멈출수가 없다.

    내 예상과는 달리 남자와 여자의 대화소리가 잠시 들리고 이윽고 남자가 일어나 약통으로 걸어갔다.

    뒤를 돌아보는 그순간
    그남자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옘병할 집구석이 너무 넒어서 약간의 시선을 내리깔면 바로 내가 보인다는걸 이 멍청한 나는
    인식하지 못해버린것이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위기일발의 순간이다.

    자칫하다간 다시 난 감옥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때
    남자는 아무말도 못하고 숨만 헐떡거리고 있다.

    미친듯이 웃음이 나오려한다.

    남자는 가슴을 부여잡고 탁자로 기어와 칼을 나에게 던졌다.
    하지만 왠걸.

    그 칼은 여자의 발등위에 맞아 내 눈앞에 떨어졌다.

    나이스타이밍.

    하지만 꽤 위험했다.
    칼끝이 조금만더 길었다면 내 한쪽눈을 찔렀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뒤이어 칼을 집었다.
    그때 그순간 잠시 미친듯이 심장이 뛰었으나 여자는 오직 칼끝만 노려보고 있었다.

    뒤이어 잔인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여자는 너무나 둔한나머지 방바닥을 닦으면서도 소파밑은 절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참자. 참자.
    너무 무서운 나머지 오줌이 마렵기 시작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틈만 보이면 난 끝이다.

    여자는 곧 지친 발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역시 소리를 죽이며 소파밑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출처 : 웃긴대학 공포게시판 '비도루'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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